잿빛 잔화의 메타바시스 · 챕터 13
막간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가 평화로운 캔들 스퀘어의 고요를 깨뜨렸다.
루나
으에에에… 단자앙! 구해줘어-!
이건 또 무슨 상황인데…
스마일
무, 무거워…
아세라
조금만 힘내 스마일! 거의 다 왔으니까.
읏…차!
커다란 그물에 갇힌 루나가 발버둥 치고, 그 그물을 스마일과 아세라가 질질 끌고 있었다.
아세라
후우! 이렇게까지 했으니 당분간 허튼짓 못 하겠지.
스마일
갓-챠 스마일 포획 그물의 성능, 확실함.
실사용 후기, 별점 오점.
골치 아프다.
도대체 이번엔 어쩌다가 저 꼴이 되어있는지, 궁금하면서도 듣고 싶지 않다.
듣는 순간 머리가 아파질 거 같아.
루나
흐아앙~! 단장! 나 좀 여기서 꺼내 줘!
아세라
절대 안 돼 단장!
루나는 잘못을 반성할 때까지 그 안에서 손 들고 서 있어야 해!
무슨 잘못이길래…
스마일
단장의 협력에 감사한다며 허블이 루나의 빚이 탕감해 줌.
그 소식을 들은 루나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다며 남은 공금을 들고 카지노로 돌격.
아세라
그마저도 다 탕진하고 카지노 구석에 숨어있던 걸 우리가 적발해서 이렇게 끌고 온 거야.
루나
게, 겜블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마인드 컨트롤이라고!
빚이 없어졌다면, 더 이상 꿀릴 게 없는 나의 실력은 최강으로 복귀!
단숨에 몇 배로 불릴 자신이 있-!
…었는데 말이지…!
…손 들고 있어.
루나
…넵.
아세라
그런데… 어쩌지?
이제 진짜 얼마 뒤면 공허 평가전인데…
스마일
남은 돈으로 서부까지 갈 수 있을지가 관건.
아세라
…이렇게 된 이상, 정말로 루나를 탄광에 잠시 팔아넘기는 것밖에는-
루나
흐이이익! 봐주세요! 잘못했어요! 탄광만큼은 용서해 줘!
리사
여러분! 금전적인 문제라면 걱정 마세요!
제가 아주 좋은 소식을 들고 왔으니까요!
아세라
으응? 정말? 리사가 돈 걱정 안 해도 된다는 말을 할 줄은 몰랐는데.
리사
…그게 무슨 의미죠? 아세라.
스마일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사료됨.
리사의 경제관념은…
리사
그, 그거랑은 관계없잖아요!
좋은 소식이라는 게 뭔데?
리사
후후… 무려 그 유명한 파렌의 모렐 상회가 보이저 구원단을 후원하기로 결정했거든요!
드디어…! 마침내…!
스폰서도 생겼으니 저희 보이저 구원단도 어엿한 중견 구원단으로 도약할 기회인 거예요!
아세라
모렐 상회…? 그런 곳에서 갑자기 왜 우리를 후원한대?
크리스텔
그것은, 그대들의 단장이 우리에게 아주 큰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라네.
에데
이 정도 소규모 구원단을 후원하는 것 정도야, 딱히 큰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에데, 크리스텔!
크리스텔
우-후후후! 단장이여, 그 동안 몸조리는 아주 잘했나 보군.
건강해 보여 기쁘네.
그런데…
…으음. 이제야 파렌에서 하렘을 만들어 보라는 말에 왜 그리 곤란해했는지 알겠군.
이미 벌써 양옆에 뭇 여인들을 끼고 있지 않나!
호탕하군! 으레 걸출한 사나이의 곁에는 여인들이 모이는 법이지!
누가 들으면 오해할 소리 좀 멈춰줘…!
루나
…으응? 파렌?
스마일
하렘? 여자들?
아세라
…단장, 그게 무슨 소리야…?
뭘 생각하고 계시든 전부 오해입니다.
크리스텔
우-후후후! 떠나기 전 마지막 선물을 기쁘게 받아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군.
이제 떠나는 거야?
크리스텔
특별할 것도 없네. 본래 NOA에는 잠시 동안 머물 생각이었으니까.
볼일도 끝났고, 이제 다시 해야 할 일을 하러 떠나야지.
흔히들 오해하지만…
상회를 운영한다는 건 단순히 숫자 놀음만 해서 되는 일이 아니거든.
에데
…대부분의 실무는 내가 처리하지만.
혹시, 따로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있으면 연락해.
물론 거꾸로 네가 필요해지면… 연락할 테니까.
그땐, 듣는 시늉 정도는 해주겠지?
…흥. 도와주겠다느니 잘난 듯이 말은 번지르르하게 해놓고 도망치지 말라고.
물론이야.
크리스텔
그리고…
단장이여. 당분간은 주위를 유심히 살펴보는 게 좋을 거야.
어?
크리스텔
이건 아직 추측에 불과하지만…
최근의 조사에서 모르세르가 NOA에 숨어있을 수도 있다는 정보가 있었거든.
주변에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지, 잘 살피게.
내 예감이 틀리지 않는다면, 분명 놈은 그대와 언젠가…
아니 머지않아 충돌할 수밖에 없거든.
알았어.
크리스텔
아, 만일의 사태에는 우리 상회의 NOA 지부에 들르게.
모렐 상회의 NOA지부는 일반적인 지부가 아니라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위장이거든.
위험한 일이 생긴다면 망설임 없이 알려줘. 분명 도움이 될 거야.

???
흐응~
요즘은 뭔가…
재미없네.
나쁘지는 않는데… 조금 더…
자극적이고 두근거리는 이야기는 만들어내지 못하는 걸까?
쓸모없는 아이들이네… 정말.
요즘은 영~ 인재가 없단 말이야.
꽤 재미있는 녀석을 발견했다 싶다가도…
살짝 건들면 픽 죽어버리기나 하고.
그나마 재미있게 해주던 장난감들은 금방 망가져 버리거나 잃어버리거나 해버린다니까?
조금 더 발버둥 쳐줘야 재미있는 건데!
하아… 옛날 장난감들은 근성이라는 게 있었는데 말이야.
아직까지 나를 쫓아다닐 정도로. 후후훗!
기자
사장님.
???
으응? 뭔가요?
기자
면담 약속이 있으시다고 들었습니다.
???
아아? 맞다 맞다! 그랬었지.
우후후후! 5분쯤 이따가 들여보내 주세요.
선물을 하나 준비해야 해서.
기자
알겠습니다.
???
흥~♪ 흐응~♪
깜빡 잊어버릴 뻔했네. 재미있는 계획, 하나 남아 있었잖아?
자아… 그 만년필을 어디에 뒀더라?
으음~♪ 이거라면 정말 재미있는 무대가 만들어지겠지?
후아아… 기대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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