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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인 썸머! 운명의 파라다이스 · 챕터 6

보물을 찾아 출항하라!

해적 A

크윽!

나:

저쪽이야!

다들 뛰어!!

공격을 받은 해적단원 한 명이 비틀거리며 쓰러지자, 우리는 전력을 다해 그 틈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아일라

아, 지도…!

루나

아일라!

아일라가 뺏긴 지도를 되찾으려 해적단원에게 달려들자, 루나가 그 뒤를 따랐다.

해적 B

저쪽이 뚫렸잖아! 저기를 막으라고, 다들!

해적 A

크으윽… 절대 못 뺏긴다…!

쓰러져 있던 해적단원이 지도를 갖고 버티려고 하고, 맞은편에서는 떼를 지은 해적단이 우르르 몰려오는 것이 느리게 보인다.

나:

루나, 아일라!

루나

다, 단장! 어디 가!

나는 더 고민하지 않고 몸을 틀어 아일라에게로 달려가서…

휙-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해적단의 손에서 지도를 빼앗아 아일라에게 건넸다.

아일라

다, 단장님…!

나:

이제 가자!

아일라

네, 네…! 감사해요, 단장님…!

해적 A

크으윽… 이리 내놔!!

쓰러져 있던 해적단원이 악에 받친 얼굴로, 지도를 들고 있던 아일라에게 달려들었다.

뒤늦게 내가 아일라의 앞을 가로막았지만, 해적단원의 손끝에 지도가 걸리고 말았고…

찌이익-

아일라

지, 지도가…!

결국 지도는 반으로 찢어지고 말았다.

해적 A

절대 못 준다-!

내게 밀쳐져 바닥에 나뒹구는 해적단원이 씩씩대며 손안에 쥔 반쪽짜리 지도를 구겨 쥐며 외쳤다.

해적 B

잡아-!!

스마일

어마어마한 수의 해적단원들… 우리가 전부 상대하기엔 무리…!

루나

단장, 아일라! 이젠 진짜 가야 해!

해적단이 코끝까지 따라잡은 상황이었기에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또 다시 많은 수의 해적을 상대해야 했다.

서로 뒤엉켜 싸우기 시작하면 혼란 속에서 아일라까지 챙기기는 어려울 터였다.

게다가 만에 하나 놈들이 동굴 입구를 점거하기라도 한다면, 우리는 그대로 동굴 안에 갇힌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었다.

나:

크윽…

가자, 아일라!

결국 잠깐 고민하던 나는 분한 얼굴로 아일라의 손을 잡고 루나와 스마일을 따라 동굴 밖을 향해 달렸다.

우리는 뒤쫓아오는 해적단을 따돌리며 간신히 배 위로 올라탔다.

나:

크윽…!

해적 B

놓치지 마라!!

나:

여긴 내가 막을게!

닻줄을 당겨!

내 지시에 루나와 스마일, 아일라가 힘껏 닻줄을 잡아당겼고—

잠시 후, 바닷속에 잠겨 있던 무거운 닻이 모습을 드러내며 배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 역시 배 위로 기어오르려던 해적단원들을 정리하고 뒤로 물러섰을 때쯤, 배는 이미 육지에서 어느 정도 멀어진 뒤였다.

해적 B

이, 이 자식들이…!

뒤편에서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해적단원이 이를 악문 채 분노를 터트렸다.

해적 B

뭐하는 거야! 수영이라도 해서 지도를 가져오란 말이다!

해적 C

하, 하지만 저쪽은 해류가 거세서…

해적 B

헛소리 집어치워! 고작 해류 좀 거세다고 징징거리는 놈이 무슨 해적이란 거-

…!

그렇군. 저쪽으로 가면…

…좋아. 쫓는 건 포기한다! 대신 그걸 가져와!

해적단은 이미 육지에서 떨어진 배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다가 포기했는지 하나 둘 모습을 감추었다.

나:

일단은… 무사히 따돌리는 덴 성공한 것 같아.

점점 육지가 멀어지자 긴장이 풀린 스마일과 루나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주저 앉았다.

루나

휴우~ 정말 큰일날 뻔했네… 이러다가 잡히는 거 아닌가 걱정했다구!

스마일

걱정했다는 거치고는 가장 앞장서서 도망간 사람이 루나임.

역시 도망칠 땐 누구보다 발이 빠름…

아일라

…

모두가 안심한 와중에도 아일라는 반절 정도 찢어진 지도를 내려다보며 걱정되는 표정을 펴지 못하고 있었다.

나:

아일라, 괜찮아?

아일라

아, 단장님… 네, 괜찮지만…

죄송해요, 이 지도 하나 때문에… 모두가 위험해졌는데도…

…그런데도 이거 하나 제대로 지키질 못했어요…

아일라가 눈썹을 늘어트리며 지도의 찢어진 부분을 만지작거린다.

루나

…

자자, 됐어! 좋게 좋게 생각하자구!

주저앉아 있던 루나가 자리에서 일어나 기운찬 목소리를 냈다.

루나

물론~ 지금 상황이 무조건 좋다는 건 아니야.

지도 절반도 뺏긴 데다가, 무덤섬으로 가려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모르고 말이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 무사하잖아?

그걸로 됐다고 생각해.

스마일

…루나.

루나

일단 모두가 무사해야, 그 다음 무덤섬으로 가는 길을 찾든, 해적왕의 보물을 찾든 할 수 있는 거 아니겠어?

지도에도 그렇게 적혀 있었잖아. 끝이 정해진 항로라고 해도, 포기하지 말고 새로운 길을 찾으라고!

스마일

인용이 미묘하게 다름. 끝이 정해진 항로일지라도, 그럼에도 나아가기를 택한 자만이 열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루나

…아-무튼!

스토리 일러스트

루나

이렇게 우울하게 쳐져 있는 것보단, 기왕 하는 거 즐겨보자는 거지!

무엇보다, 이건 해적왕의 보물을 찾는, 모험이잖아.

자고로 모험은 신나야 하는 법이라구!

스마일

우, 오오…!

루나

자, 그럼 보물이 묻혀 있다는 무덤섬을 향해서! 좌현으로 배를 꺾어라!

스마일

…확실함?

루나

…으음.

물론 감이 온다면 우현으로 꺾어도 괜찮다!

아일라

감이라는 거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자신감… 확실히 루나 님은 대단하세요…!

나:

전혀 대단하지 않아!

루나

아하하! 하지만 바다는 전부 이어져 있다고 했거든~

그러니까~ 어떻게든 헤매다 보면 무덤섬까지도 도착할 수 있다는 거지!

스마일

대책 없음…!

평소와 다르지 않은, 대책이라곤 전혀 없는 루나의 철부지 같은 모습이었지만, 그 덕분에 침체되어 있던 분위기가 한 뼘 밝게 상기되는 것 같았다.

아일라

아하하…! 루나 님도 참… 무모하세요…!

지도 절반을 뺏긴 뒤 줄곧 우울해 있던 아일라의 얼굴에도 밝은 빛이 들었다.

루나

무덤섬에 가면 저주를 풀어줄 해적왕의 보물만 찾으면 돼! 그럼 만사해결이니까!

아일라

…네! 저, 더 열심히 할 테니까요…!

…아무래도, 루나의 저런 면이 아일라에게는 꽤 큰 힘이 되는 것 같았으니 다행이었지만.

그렇게 한결 여유를 되찾은 우리는 배의 갑판 위에서 육지가 점점 멀어지는 것을 보고 있었다.

나:

…응? 그런데…

점처럼 작게 보이는 해적단이 여전히 자리에 남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인상을 찌푸리며 집중해 보자, 하나 둘 사라졌던 해적단이 커다란 대포를 들고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스마일

응. 꽤 커다란 컬버린 포로 추정됨.

130~150mm의 구경으로 보아 탄은 8kg대로 추정. 약 4m의 포신 길이를 보아…

…제대로 한 방 맞으면, 이 배로는 못 견딜 가능성이 큼.

나:

…

루나

하, 하지만 저렇게 먼데? 제대로 맞출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스마일

전체적인 정보를 조합했을 때, 지금 우리 선박은 아슬아슬하게 사정권에 들어와 있는 걸로 보임.

아일라

방금 점화했어요…!

나:

…돛!

펼쳐야해!

갑판 위에 널브러진 돛줄이 눈에 들어왔다.

나:

다들, 잡아당겨!!

내 신호에 모두가 밧줄에 붙어 줄다리기를 하듯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나:

하나, 둘!

모두

으쌰-!

해적 B

쏴라-!!

퍼엉-!!

육중한 포성이 바다 위를 뒤흔들자, 동그란 포탄 하나가 배의 측면으로 날아들며…

콰앙―!!

충격음과 함께 배 전체가 크게 흔들리자, 갑판 여기저기로 부서진 목재 파편이 튀어 올랐다.

루나

으아악-! 마, 맞았어! 정통으로 맞았어!

스마일

읏… 이 정도 흔들림이라면 수선 아래에 제대로 명중한 것으로 보임…

아일라

그, 그래도 저기…! 멀리 섬이 보여요…!

아일라가 가리킨 곳을 보자, 멀리 떨어진 수평선 뒤로 걸린 작은 섬 하나가 보였다.

어떻게든 젖 먹던 힘까지 짜내서 돛줄을 잡아당겨봤지만, 옆에 포탄이 뚫고 간 자리에 물줄기가 크게 들어오고 있었다.

루나

틀렸어. 이대로라면…

스마일

부정. 포기하기엔 일러, 루나.

우리에겐 아직 방법이 있음.

나:

무슨 수가 있어, 스마일?

스마일

원리는 간단함. 수중용으로 개조한 해피엔드-써머의 작용 반작용을 이용해서 추진력을 얻는 방법.

참고로 범선의 선체에 마공학 엔진을 부착한 형태를 모티브로 잡았어.

나:

…?

스마일

문답무용, 백문이 불여일견…!

일단, 해피엔드-써머에서 얻는 추진력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물 빼기용 냐옹봇 1호와 2호의 행동 개시를 명령.

스마일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대체 언제부터 와 있었던 건지 모를 냐옹봇 두 마리가 바구니를 들고 분주하게 움직이며 선박 안으로 차오른 물을 퍼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마일은 제 몸집만 한 해피엔드-써머를 들어 올린 채, 거세게 흔들리는 선박의 난간 위로 거침없이 올라섰다.

나:

위험해, 스마일!

스마일

노 프라블럼.

엄지를 척 치켜든 스마일이 그대로 해피엔드-써머의 총구를 바닷속으로 겨눴다.

그리고는…

퍼엉-!

펑! 퍼어엉-!!

루나

우왓!!

스마일이 해피엔드-써머를 연달아 발사할 때마다, 거대한 반동이 선박 전체를 뒤흔들었다.

바닷속을 향해 폭발적으로 분출된 충격이 그대로 추진력으로 이어지며, 선박은 마치 강제로 밀려나듯 빠른 속도로 바다 위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스마일

현위치에서 무덤섬으로 추정되는 곳까지의 거리는 약 10km 내외.

계산 결과, 이 상태라면 15분 정도 후에 목적지에 도달 가능.

물론 배의 침몰 속도는 시간에 비례하긴 하지만…

난간에 서서 연신 해피엔드-써머를 발사하는 스마일이 선박 위에서 바쁘게 뛰어다니며 물을 빼내는 물 빼기용 냐옹봇들을 힐끗거린다.

나:

루나, 아일라!

그렇다면 우리도 가세해서 어떻게든 배가 침몰하는 시간을 지연시켜야 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우리는 갑판과 선실을 뒤져 물을 퍼다 나를 바구니를 찾아와서 냐옹봇들의 옆에서 물을 퍼내기 시작했다.

스마일

다 함께 물을 퍼내준다면 걱정 없음.

해피엔드-써머. 최대 출력 가동…!

스마일의 말이 끝나자마자 선체가 부릉- 하는 엔진소리를 내며 앞으로 크게 쏠렸다.

최대 출력을 가동한다는 그 말대로, 섬은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나:

조금만 더 가면…!

콰앙!

스마일

어라.

멀게만 느껴졌던 섬이 꽤 가까워졌다고 느낀 순간 들린, 불길한 파괴음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나:

…무슨 일이야, 스마일…?

스마일

…에러 발생. 예상치 못한 강한 해류 구간에 진입 중…

루나

뭐어-?! 그, 그게 무슨 말이야?

스마일

이어질 충격에 대비.

루나 & 아일라

…

나:

…

스마일의 말에 정신없이 물을 퍼올리던 우리는 굳은 채로 스마일을 보고 있었다.

콰아앙—!

루나

우왓!

그리고 곧이어 강한 해류에 휘말린 배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촤아악-!!

갑판 위로 손쓸 틈도 없이 바닷물이 빠르게 들이닥치며, 거센 물살 때문에 제대로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 지경이었다.

콰지직!

물길에 여기저기 부서진 선체의 나무 파편들 또한 밀려드는 물살에 휩쓸려 갑판 위를 이리저리 떠다녔고…

철썩―!

와그작!!

루나

으와아아악-!!

커다란 파도에 반파된 것에 가까웠던 배가 전복되며 우리 모두는…

나:

꼬로로록…!

…그렇게, 물속으로 가라앉게 되었다.

스토리 및 일러스트 © Studio B-Side. 비공식 열람용 아카이브입니다 — 문의나 요청은 사이트 소개 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