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 인 썸머! 운명의 파라다이스 · 챕터 2
소녀 아일라

첨벙첨벙-
분명 이쯤에서 놀았던 것 맞지?
스마일
…확신할 수 없음.
그 뒤, 우리는 해변 통제가 해제되기를 기다렸다가 루나가 떨어뜨렸을 지갑을 몇 시간 동안 찾아 헤맸다.
루나
히잉… 아무리 찾아도 안 보여!
스마일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 금속 합금으로 제작된 동전은 밀도가 높아 물에 뜨지 않음.
루나
그, 그럼 아예 못 찾는다는 거야?!
흐앵…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구-!
스마일의 말에 루나가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루나
…어쩔 수 없지.
점을 쳐서 찾아보겠어!
스마일
권장되지 않음. 비과학적인 방법인데다, 시행자가 루나일 때는 정확성이 떨어짐.
루나
무, 무슨 소리야! 내 예언은 언제나 100% 정확해!
다만… 예언자가 자신을 대상으로 점을 치는 건, 이 바닥에서는 금기 같은 거라…
…가끔은 점을 안 치고 미래를 봤다면서 둘러대는 일이 좀 있었을 뿐이야.
스마일
…그래도 자기 객관화는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 잘 됐음.
루나
으으… 하지만! 지금은 비상사태야!
이렇게 찾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채 고생하는 것보단 훨씬 낫다구!
그러니까 달님, 제발…! 제가 지갑을 되찾는 미래를 보여주세요…!
간절한 표정을 한 루나가 손을 모은 채 눈을 질끈 감는다.
루나
…응. 보이고 있어. 잃어버린 지갑을 찾을 미래.
…응응. 그래서 그 이후에는…
헛…!
갑자기 눈을 크게 뜬 루나가 고개를 몇 번 흔들더니 다시 눈을 감는다.
루나
아니 아니, 방금은 잘못 본 미래일 거야. 다시…
…으응, 여기까진 맞는 것 같고…
응…
…
아니야! 다시!
…으응…
…………
다시이이-!!!
응……
…………………………………………
…서, 설마…
방금과는 다르게 천천히 눈을 뜬 루나가 아무 말없이 인자한 미소를 짓는다.
루나
…저기, 미래가 안 보인다는 건 보통, 비유적인 표현으로 많이 쓰지 않아?
실제로 이렇게 지갑을 찾는 미래가 안 보이는 경우는 대게 정말 그런 일은 없다~ 라는 뜻이거든.
…응. 오랜만에 실제로 그 상황을 마주하려니까 당황스럽달까. 그런 느낌. 응.
…루나…
루나
어떡하지 단장?
…
망했다아아―!!
못 찾는구나―!!!!

루나
…아무래도 우리의 운명은, 지갑을 되찾는 걸 허락하지 않는 모양이야.
그래서 어쩔 수 없지만… 포기해야 할 것 같아!
포기 빨라!
루나
하지만~ 바보도 아니고, 가능성없는 일에 기대를 걸 이유는 없다구!
스마일
정정. 가능성은 0으로 수렴하고 있을 뿐, 완전히 0은 아님.
루나
아니 아니, 그런 미래는 없으니까 완전한 0이야.
다르게 생각해보면~ 애초부터 우린 지갑을 잃어버릴 운명이었던 거라고도 할 수 있지!
그런 운명이 어딨어…
루나
으응-? 정말이야! 운명의 힘을 우습게 보지 말라구, 단장.
세상은 이렇게 사사로운 것 하나하나 전부 정해진 운명의 힘에 이끌려 돌아가고 있는 거니까.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이 정해진 운명에 따라 흘러가기만 할 뿐이라고 생각한다면…
무언가를 기대하거나, 발버둥 치거나, 진심으로 살아가려는 마음 같은 건 전부 의미 없게 느껴지지 않을까.
루나
아하하, 애초에 의미 없는 것들이었다면, 그것들이 의미 없다는 걸 깨달아도 딱히 잃을 건 없잖아?
…하지만…
루나
됐어 됐어! 이런 걸 생각할 시간에 다른 즐거움을 찾는 게 더 이득이라구~
자, 그럼 뭘 하면서 남은 휴가를 즐겨볼까? 응? 응?
새 수영복은 못 사게 됐지만~ 그래도 바다에서 물놀이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하니까!
스마일
…아쉽지만, 루나의 바람은 실현 불가능.
루나
뭐어?! 어째서!
스마일
현재 우리가 플로라에 도착한 직후부터 후불로 채무 이행을 약속한 금액이 어마어마함.
지갑이 없으면 이 금액을 전부 지불할 수 없어.
설마 벌써 잊어버린 거임?
루나
앗, 맞다! 우리한텐 해결해야 할 후불 요금이 있었지 참?
너무 신나게 써대는 바람에 완전히 까먹고 있었는데…!
으으으…
…아아아…
…
…아! 단장, 혹시 돈 좀 있어?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돈은 왜…?
루나
응, 이걸 해결하려면 저번처럼 카지노에서 왕창 벌어오는 수밖에 없을 거 같거든.
그러니까 어떻게 이번만 좀 땡겨줘-!
제대로 일해서 갚을 생각을 해!!

루나
으으… 이것도 아니고, 이것도…
휙- 휙-
결국 어떻게든 마구 써댄 후불 요금들을 갚아나가기 위해, 우리는 캔들 스퀘어 플로라 지부에 들러서 할만한 의뢰가 없는지 찾아보고 있었다.
스마일
수영복 빨래 전담 인원 급구.
어려운 일 아닙니다. 편하게 놀면서 할 수 있는 부업 찾으시는 분들께 강추 드리는 소일거리…
탈락. 우리가 갚아야 할 돈을 생각하면 이 정도 금액으로는 한참이나 역부족.
루나
으음… 그럼 이건? 리조트 직원 급구
이 정도 금액이면 꽤 괜찮지 않아?
스마일
탈락. 최소 1달 동안 일할 직원을 찾는 일.
그럼 이건?
나는 구석에 걸려 있던 포스터 한 장을 가리켰다.
해적왕의 보물을 함께 찾아주세요!
크게 적힌 글씨를 본 스마일이 까치발을 들고 걸려 있던 포스터를 가져가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스마일
…우연히 입수하게 된 보물 지도를 함께 보고 보물을 찾아달라는 의뢰.
그 외에는 자세한 내용도, 기간도 써 있지 않음.
루나
보물찾기?!
스마일
의뢰 게시판 가장 구석에서 오랫동안 붙어있던 걸로 추정.
내용 불분명, 신뢰도 불분명. 의뢰를 가장한 미끼 광고일 확률이 있음.
…다른 걸 찾아보자.

그렇게 등록되어 있는 모든 의뢰를 찾아봤지만…
결국 괜찮은 의뢰는 못 찾았네…
스마일
이대로라면 무급으로 노동력을 제공해서 빚을 변제하는 방법밖에는 없음.
그렇게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어마어마하게 청구될 금액을 어떻게 갚아 나가야 할지 고민에 빠져있을 때였다.
???
도와주세요…!
한눈에 보기에도 연약해 보이는 소녀가, 험상궂은 사람들에게 쫓기고 있었다.
해적 A
거기 서라!
휘익-!
쫓아오던 해적단원 한 명이 소녀를 향해 들고 있던 칼을 휘두르자, 아슬아슬하게 소녀를 비껴나간다.
소녀
사, 살려주세요!
루나
으악!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큰일날 뻔했어…!
스마일
…단장.
응, 도와주자!
일촉즉발의 상황, 우리는 다급하게 도망치는 소녀의 뒤로 따라오는 자들을 막아섰다.
루나
아저씨들, 위험하게 뭐 하는 거야?!
지금 저 아가씨, 완전 겁먹은 거 안 보여?!
스마일
여러 명이 흉기를 들고 달려드는 건 일방적인 위협 행위.
들고 있는 흉기를 넣고 물러나기를 요청.
해적 A
뭐라는 거야, 이 자식들은? 안 비켜?!
해적 B
이봐, 너무 열내지 마.
저 풋내기들이 같잖은 정의감에 나대다가 질질 짜고 싶은가 본데…
길게 말할 것 없이 본때를 보여주자고.
해적 A
플로라 해적단의 무서움을 온몸으로 잘 기억해 둬라!

해적 A
크윽…! 이 자식들, 생각보다 강하잖아!
해적 B
이, 일단 후퇴하자고. 이 정도 인원으로는 안 되겠어!
소녀를 쫓던 해적단이 빠르게 꽁무니를 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적단에게 쫓기고 있던 소녀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가실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사시나무처럼 떨리는 손을 보고, 일단은 안정을 시켜야겠다는 생각으로 소녀에게 다가섰다.
괜찮아?
소녀
다, 다가오지 마세요…!
루나
으응-? 기껏 도와줬는데, 은인을 대하는 태도가 영 아니잖아!
잘 봐, 아가씨. 우리가 저 험상궂은 해적들처럼 나쁜 사람으로 보여?
스마일
루나만 떼 놓고 봤을 땐, 경계를 풀지 못하는 것도 이해가 감.
루나
그, 그거 무슨 의미야, 스마일-!
놀래켜서 미안해.
우린 나쁜 사람이 아니야.
소녀
…
여전히 소녀는 눈을 부릅 뜬 채 경계의 기색을 풀지 않았다.
스마일
단장의 말이 맞음. 우리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
소녀
단장…?
루나
후후, 혹시 보이저 구원단이라고 들어봤나 몰라~?
소녀
네…? 그렇다면 여러분이…!
루나
후후, 이제야 알아보는구나? 이 몸이 바로 달의 지팡이를 물려받은 라비스타 최고의 예언자, 보이저 구원단의 루나라구!
보이저 구원단에 대해 알아?
소녀
네에. 그게…
…보이저 구원단은 별의 구원자가 이끌었던 구원단의 이름을 이어받았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그 구원단을 이끄는 분은, 알리시아님이 직접 임명한… 유서 깊은 여정을 책임지는 여정 단장님이라는 것도요…
루나
아하하… 그냥 던져본 건데. 생각보다 우리, 꽤 유명했구나…?
스마일
아세라가 들었으면 기뻐했을지도.
소녀
네, 집에 갇혀 할 수 있는 거라곤 온갖 자료를 읽는 것뿐이었으니까요…
게다가 플로라를 세운 해적왕에 대한 조사를 하다보면, 암흑시대의 이야기는 뗄 수 없으니까요.
…하아. 어쨌든 지도를 노리는 분들이 아니시라니, 정말 다행이에…
풀썩-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소녀가 어지러운지 비틀거리더니,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루나
이, 이봐! 정신 차려!
정신을 잃고 쓰러진 와중에도, 소녀는 절대 잃어버리지 않겠다는 듯 오래된 양피지 한 장을 꼭 쥐고 있었다.

스마일
깜빡.
단장, 루나.
루나
어라, 정신이 좀 든 것 같은데?
소녀
…여긴…
잠깐 정신을 잃었어.
괜찮은 거야?
소녀
콜록… 네… 괜찮아요. 잠깐 긴장이 풀려서 그랬나봐요.
콜록 콜록…
연신 기침하던 소녀는, 허리춤의 주머니를 뒤져 약봉지 하나를 꺼냈다.
약봉지 속의 알약을 손바닥에 털어놓은 소녀가 익숙하다는 듯 그 약을 물 한 모금 없이 삼키자, 빠르게 기침이 멎었다.
소녀
휴우… 이제 좀 나아졌어요. 죄송합니다.
저주가 점점 강해지면서… 가끔 이렇게 정신을 잃을 때가 있어요.
저주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소녀
…그게…
…
먼저 제 소개를 드려야겠네요. 늦었지만, 정식으로 인사드릴게요.
제 이름은 아일라. 플로렌 가문의 장녀입니다.
아일라
저희 가문은 이 해변 도시, 플로라가 만들어질 때 같이 시작된 가문이예요.
저희 가문의 시조가 플로라 시티를 세운 해적왕이라 불린 전설적인 해적의 충성스러운 부하였다고 하거든요.
루나
굉장하네, 가문의 시조가 해적이었던거야?
아일라
네. 그런 저희 가문에는 대대로 내려오는 해적왕의 보물 지도라는 유물이 있어요.
아일라가 지금까지 손에 쥐고 있던 오래된 지도를 보여주었다.
스마일
해적왕의 보물 지도라면, 아까 의뢰 게시판에서 봤던…
루나
스마일, 네가 분명 의뢰를 가장한 미끼 광고일거라고-
스마일
쿠욱!
루나
아, 아파! 찌르지 마!
아일라
…여러분도 보셨군요.
…그 의뢰, 아일라 네가 붙인 거야?
아일라
…네. 맞아요.
이 보물 지도는 해적왕이 자신의 충성스러운 부하였던 저희 가문의 시조에게 맡긴 유물이라고 해요.
얼마나 오래전부터 보관되어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오래된 옛날 이야기이긴 하지만 말이죠.
소중히 보관해 오던 그 존재가 어느덧 잊힐 만큼요.

어린 아일라
우와아… 우리 집에 이런 곳이 있었네!
아, 혹시 여기 해적왕 님이 쓰던 물건들이 남아 있을지도!
…어릴 적, 저는 해적왕을 동경해서 저택을 뒤지며 그와 관련된 흔적들을 찾아내는 데 빠져 있었어요.
어린 아일라
응? 이건 무슨 상자지…?
어두운 창고 가장 구석, 가장 오래된 상자 안에 고풍스러운 모양의 봉인함이 들어있었어요.
여러가지 잠금 장치나 마법 등으로 봉인되었던 흔적이 있었지만…
너무 오래 돼서인지 잠금 장치는 안이 삭아서 바스라져 있었고, 마법의 봉인은 글씨가 지워져 있었어요.
겁 없고 호기심만 많은 아이는 결국 그 상자를 열고 말았죠.
그 안에 들어있던 이 지도를 발견하고, 신난 마음에 지도를 봉해 놓았던 해적왕의 인장이 새겨진 봉랍까지 제거한 순간…
어린 아일라
…힉!
열리는 지도 속에서 터지는 큰 빛이, 제 몸을 감싸기 시작하면서…
어린 아일라
엄마, 아빠…! 살려주세요…
…저에게, 해적왕의 저주가 시작되었답니다.

아일라
처음 며칠 동안은 눈도 못 뜰 정도로 몸이 아팠어요.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유망한 의사들을 불러봐도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말만 할 뿐이었죠.
저는 부모님께 보물 지도를 열었던 걸 말씀드렸고, 그때부터 부모님은 가문의 시조가 남겻던 이 유물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 그 유물을 보관해 온 가문에서도 잊혀진 전설이 되고 말았으니까요.
물어 물어서 찾아낸 한 해적에게서, 보물지도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대요.
해적왕은 자신이 얻은 모든 보물을 플로라 어딘가에 묻고, 그 위치를 지도로 남겼다.
그리고 누군가가 이것을 찾는 것을 막기 위해, 지도의 봉인은 푸는 자가 점점 생명을 잃게 되는 저주를 내렸다.
해적왕의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그가 남긴 보물을 찾아서 그 안의 해주법을 따라야 한다…
그 저주 때문에 지금도 계속…?
아일라
…네. 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요.
스마일
저주가 아니라 질병이나 바이러스일 확률도-
아일라
부모님도 저도, 오래된 전설로 내려오는 저주 같은 이야기를 바로 믿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플로라는 물론이고 NOA까지 가서 여러 의사에게 검진을 받아봤지만…
의사들 모두 몸이 아픈 이유를 찾지 못했죠.

결국, 아버님 어머님께서는 해적왕의 보물을 찾기로 결심하고 집을 떠나셨어요.
그동안 제 몸도 어느 정도 회복되어서 정신을 차릴 수 있을 때쯤… 저는 방밖에 앉아 창밖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답니다.
언젠가는 어머님과 아버님이, 해주법을 들고 밝게 웃으며 돌아오실 거라 기대하면서요…
아일라
…
하지만 시간이 가도 두 분은 돌아오시질 않으셨어요…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방밖으로 나갔을 때, 집안 시종들의 이야기를 엿듣게 되었어요…
보물의 단서를 찾으러 가던 두 분의 배가 난파되었다는 사실을요…

아일라
…결국, 저 때문에 두 분께서 안 좋은 일을 당하시고 만 거죠…
어리고 유약한 몸으로, 의문 모를 저주와 부모님의 비보까지 짊어진 채 수심에 젖어 있었을 아일라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아일라
…한동안은 죄책감과 슬픔에 빠져 있었어요.
이전처럼 방밖으론 한 발자국도 내딛지 않은 채, 창문도 전부 닫고…
식사도 거르고, 울다가 지쳐 잠드는 게 며칠이었죠…
…그런데 어느 날, 열린 창문을 닫으려다가 보게 된 창밖 풍경에…
별거 아니지만… 그 풍경을 보면서 다시 한번 살아보고 싶다, 라고 생각했어요.
…
그래서, 캔들 스퀘어에 저와 모험을 함께 해줄 분을 구하려 의뢰를 붙였답니다.
전, 몸도 약하고… 모험 같은 것도 처음이니까. 곁에서 이끌어 주실 분이 있다면 좋을 것 같았거든요.
그럼 저 해적들은…
아일라
전설 속 해적왕의 후계를 자칭하는 이들이예요.
의뢰서로 내붙여 둔 전설의 보물지도 이야기를 믿어준 사람들은 거의 없었지만…
아이러니하게 전설의 해적왕을 쫓아서 해적이 된 저 해적단원들은 믿더군요.
그 보물은 자신들의 것이어야 한다면서, 저를 쫓고 있어요.
침대에서 씩씩하게 일어난 아일라가 난감하다는 듯 웃었다.
아일라
그래서 저는, 보이저 구원단 여러분께 정식으로 의뢰를 드리고 싶어요…
어떻게든 민폐는 끼치지 않을 테니, 부디 제 저주를 풀어줄 해적왕의 보물을 함께 찾아주세요…!
분명 그 해적단은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저항 한번 못해보고 지도를 뺏길 수는 없어요…
그렇게 허무하게 당한다면, 저를 위해 최선을 다하신 부모님을 볼 면목이 없어져요… 그러니 제발…!
아일라의 안타까운 사연을 생각한다면 고민의 여지없이 의뢰를 받아들이고 싶었다.
하지만 보물찾기라…
스마일
아무리 지도가 있다고 해도, 해적이 숨겨둔 과거의 물건.
의뢰가 얼마나 길어질 지에 대해서는… 미지수.
루나의 점성술로 찾아볼 수는 없을까?
아일라
그러고 보니 아까 루나님은 달의 지팡이를 가진 라비스타 최고의 예언자라고 하셨죠?
그렇다면 더욱 부탁드려요! 의뢰를 받기 어려우시다면… 점을 쳐서 보물의 위치를 찾아보거나…
아니면… 제가 이 저주를 풀 수 있을지라도… 알려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루나
으읏… 저, 점을 봐달라는… 말이지…?
스마일
주의. 엉터리 예언. 맹신하지 말 것을 권고.
루나
엉터리라니, 아까부터!
아일라
부탁드려요…!
루나
자, 잠깐…! 그… 그래, 복채!
복채 없이는 봐줄 수 없어! 그리고 내 복채는 꽤 비싸다고?
아일라
원하시는 만큼 드리겠어요…!
이 정도면 충분할까요?
루나
지, 진짜…?
아일라
네, 물론이죠.
스마일
설마, 이렇게 간단히 재정 문제가 해결…?
루나
…으음. 저기 말야…
정말 간절한 것 같으니까 봐줄 수는 있는데…
이건 단순히 심심풀이가 아니라, 엄연히 운명을 엿보는 행위라고.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했다간 그다지 유쾌하지 못한 결과를 얻게 될지도 몰라.
아일라
네, 각오는 되어 있어요… 저도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부탁드리는 건 아니니까요.
루나
하아 …알겠어. 그럼 잠깐 여기 앉아봐.
아일라 앞에 선 루나가 눈을 감고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루나
…



루나
…!
으윽…!
하아… 하아…
무슨 일이야, 루나?!
루나
…
루나!
루나
…아, 단장…
…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조금 컨디션이 안 좋나? 아하하.
미안, 지금 별로 상태가 안 좋나 봐. 왠지 모르지만 지금 잘 안 되네.
아일라
잘 안 된다고요? 그럼… 제 미래를 못 보셨다는 얘긴가요…?
루나
응! 미안해! 자, 복채는 돌려줄게.
아일라
루, 루나 님…
스마일
…루나, 안색이 좋지 않음.
루나
…
루나?
루나
…아, 미안.
…
단장, 나 몸이 너무 안 좋아서… 먼저 돌아가도 될까?
스마일
루나…
…내가 부축해 주겠음. 단장은 이야기를 나누고 와.
곧바로 스마일은 얼빠진 루나를 부축해서 돌아가기 시작했다.
…미안. 의뢰에 대해서는…
내가 한번 이야기를 해볼게.
아일라
…감사합니다.
숙소로 돌아가던 중 뒤를 돌아봤을 때, 아일라는 바다 먼 곳을 쓸쓸히 응시하고 있었다.
스토리 및 일러스트 © Studio B-Side. 비공식 열람용 아카이브입니다 — 문의나 요청은 사이트 소개 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