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 인 썸머! 운명의 파라다이스 · 챕터 10
새로운 길

루나
으음~
스마일
음.
아일라
으으음…
그렇게 다시 심기일전한 우리는, 지체하지 않고 해적왕의 보물을 찾는 데 전력을 쏟기로 했다.
스마일
저 은화 주머니가 해적왕이 남긴 보물이라고 생각되진 않음.
지도에 적혀 있던 건 두 가지 문구.
하나는, 배들의 마지막 종착점에 묻혀 있는 달 문양이 새겨진 돌덩이를 찾아, 그 아래를 파헤쳐라
그래서 우리는 무덤섬에 와서, 그 돌덩이 아래를 파헤쳐서 은화가 잔뜩 든 주머니를 획득.
응… 그렇지?
스마일
하지만 지도에는 한 가지 문구가 더 적혀 있었음.
끝이 정해진 항로일지라도, 그럼에도 나아가기를 택한 자만이 열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첫번째 문구만으로 보물을 찾을 수 있다면, 두번째 문구가 존재할 이유가 없음.
그렇게 따지자면 아마 저 은화 주머니는 진짜 해적왕의 보물이 아닐 가능성이 높음.
…
그럼, 어떻게 하면 진짜 보물을 찾을 수 있을까?
스마일
답은 간단.
길을 잃었을 때는 출발지로 돌아가야 한다는 법칙.
우리도 처음부터 차근차근 되짚어볼 필요가 있음.
…그러한 스마일의 논리에 따라 이 모험의 출발지인 해적왕의 보물지도를 살펴보기로 한 것이다.
아일라
어쩌면 저희가 길을 잘못 들었던 건 아닐까요?
애초에 지도의 다른 절반이 없는 상황에서, 정확한 길을 찾기란… 쉽지 않으니까요.
스마일
…낮은 가능성이지만 무시할 수는 없는 의문.
루나
흐음~
한동안 주머니 속의 은화를 만지작거리며 고민에 빠져 있던 루나가 지도의 한 켠에 있는 문구를 손으로 짚는다.
루나
근데 나는 이 문구도 문구지만, 내용도 걸린단 말이야.
끝이 정해진 항로라느니, 그럼에도 나아가기를 택한 자만이 열 수 있는, 새로운 길이라느니 그러잖아?
뭔가 지도에 있는 대로 따라가라는 말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영~ 든단 말이지?
스마일
…
아일라
…
…
루나
…어라? 왜?
스마일
…평소의 루나라면 5분 전에 했던 이야기도 전부 잊어버리는 게 정상.
루나, 언제 이렇게 똑똑해진 거임?
아일라
…네. 평소의 루나 님 같지가 않아요…
…응. 확실히 다른 사람이야.
루나
뭐야 그 반응?! 나도 할 땐 제대로 하는 사람이라구!
스마일
거짓말. 진짜 루나를 내놔.
루나
요 녀석, 스마일!
스마일
핫.
평소처럼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기 시작하자, 조금은 마음을 놓은 아일라도 겨우 웃음을 흘리기 시작한다.
아일라
아하하… 두 분, 그만 두세요… 위험해요…!
달그랑-
루나
…응?
장난을 치던 도중, 루나가 쥐고 있던 은화가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지자…
루나는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떨어진 은화를 집어 들어, 이리저리 살펴보기 시작했다.
왜 그래?
루나
…있잖아, 단장.
내가 평소에 돈 만질 일이 좀 많잖아? 승부 자금을 빌려온다든가, 사채를 진다든가.
같은 말이잖아…
루나
아무튼! 그럴 때마다 수없이 많은 은화… 아니, 동전들을 만져봤지만…
지금까지 이런 소리가 났던 동전은 없었어.
심지어, 이 주머니 속의 동전들을 만져봐도 이런 느낌은 아니었다구.
이런 느낌이라면…?
루나
음음~ 뭔가 금속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느낌이랄까? 애초에 무게도 보통 동전들보다 훨씬 가볍고.
스마일
…
스마일이 주머니에서 은화 두 닢을 꺼내 각각 한 손에 든 채, 눈을 감고 손끝의 감각에 집중해 본다.
스마일
…!
확실히, 아주 미세하지만 이 두 개의 무게가 다름…!
아일라
그렇다면… 그게, 진짜 은화가 아니라는 말씀이신가요…?
루나
으음.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 주머니 안에는 진짜 은화와 가짜 은화가 섞여 있는 모양이야.
…
아아~ 그렇게 말해도, 이 많은 걸 어떻게 골라낼 수 있는 방법이 없네.
쉽게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말이야~
…
나는 스마일을 보았다.
스마일도 나와 같은 생각인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금속이 아니라면…
과학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스마일
…응. 단장 말이 맞음.
루나, 지갑을 바다에 떨어뜨려서 우리가 찾으러 다녔던 걸 기억하고 있어?

스마일
금속 합금으로 제작된 동전은 밀도가 높아 물에 뜨지 않음.

스마일
바다에 띄워보면 돼.
아일라
…하, 하지만 그랬다간 가벼운 가짜 은화들이 파도에 쓸려가버릴지도 몰라요…!
애초에 금속이 아니더라도, 물에 가라앉는 다른 재질로 만들어진 걸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기껏 찾아낸 증거품을 잃는 건데 말이죠…
스마일
맞는 말… 확신 없이 시도하기에는 위험도가 높은 방법임.
루나
…흐음… 그치만 그게 아니고서야, 아무리 봐도 이 은화들을 가지고 끝이 정해진 항로일지라도, 나아가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니…
응? 그러고 보니… 끝이 정해진 항로라면…
은화가 담긴 주머니를 유심히 보던 루나가 깨달았다는 듯 눈을 크게 뜬다.
루나
아일라, 이거 바다에 띄우는 게 맞는 것 같아.
아일라
네…? 하지만, 방금 했던 얘기는…
루나
딱 한 번이면 되니까, 나한테 걸어볼래?
어쩌면 나도, 기적을 만들 수 있을 것 같거든!
아일라
…!
…
걱정스러운 눈으로 루나를 보던 아일라가, 주먹을 꼭 쥔다.
아일라
…으으…
…어차피 이깟 은화… 진짜라고 해도, 오늘밤이 지나면 쓸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그러니까…
…네, 걸어볼래요…!
그대로 루나에게서 은화를 받은 아일라가 씩씩하게 바다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루나
자, 여기. 셋하면 다같이 뿌리는 거야.
하나…
스마일
두울…
스마일 & 루나 & 아일라
셋!
셋!
퐁당!
퐁당 퐁당!
각자의 손안에 있던 은화가 일제히 바닷속으로 떨어지며 작은 파동을 일으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일라
…!
루나
와아…
물속에서 하나 둘 떠오르기 시작한 은화들이 일렬로 길게 늘어졌다.
새롭게 떠오른, 또 하나의 달을 향해 만들어진 은화의 행렬이 달빛을 받아 하얀 은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아일라
은화가… 떠올랐어요…!
루나
후후… 역시 내 예상대로야.
스마일
…
루나
뭐야, 그 못 믿겠다는 눈빛은!
지도의 두번째 문구에서 그랬잖아. 끝이 정해진 항로라고!
항로는 바닷길. 해적왕도 바다를 떠돌았다고 했으니까…
분명 보이지 않는 새로운 길도, 바다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스마일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음.
루나
후후. 내가 만든 작은 기적이라구~ 기적은 논리로 설명되지 않아.
아일라
네…! 루나 님 말대로, 지도에 적혀 있던 새로운 길은, 은화들이 만들어주는 길이었나봐요…!
스마일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음. 이 길을 따라간다고 해도 저 끝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혹시 물속에 있는 걸까? 그렇다면 헤엄이라도 쳐야 하는 게 아닐지 의문…
루나
아하하! 그럼 수영 못하는 스마일은 물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구! 우리끼리 갔다오면 되니까~
아일라
죄, 죄송해요 루나 님… 저도 수영은 자신없는데요…!
루나
뭐어어-! 아일라 너도?!
지도의 비밀을 풀었다는 기쁨이 가시자, 앞으로 어떻게 은화를 따라가면 좋을까 고민하던 즈음…
은화가 만들어낸 길의 끝에 무언가 흐릿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루나
저, 저건…
아일라
유령선… 같아요…!
그곳에는, 이전까지 보이지 않던 난파선이 멀쩡하게 바다 위에 떠올라 있었다.
답을… 찾은 것 같아.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우리 모두가 큰 기대에 부풀어 있다는 것쯤은 서로 알고 있을 터였다.
…가자.
루나
…응!
들뜬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면서 우리는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루나
저 난파선 속에, 아일라의 저주를 풀어줄 해적왕의 보물이 있는 게 분명해!
…저 멀리 바다 너머로 또 다시 익숙한 상어의 등지느러미가, 수평선을 가르고 유영하는 불길한 광경이 언뜻 스친 것도 같았지만 말이다.
스토리 및 일러스트 © Studio B-Side. 비공식 열람용 아카이브입니다 — 문의나 요청은 사이트 소개 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