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SPR

회색빛 연구 · 챕터 3

저주로 남은 전설

휴고 바스커빌. 바스커빌의 시작이자 그 이름을 공포와 존경의 대상으로 만든 남자.

모두가 그를 두려워하고 찬양했으나 본인은 나날이 절망하고 있었다.

그의 어떤 창조물에도 그는 만족하지 못했기에.

실패한 삶이다. 가치 없는 삶이다. 차라리 하수구에 떠다니는 오물들이 이런 실패작들보다는 가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는 천재 중의 천재였다. 그리고…

프로페서M

절망의 끝에 다다른 천재는 결국 악마적인 발상에 도달했죠.

아니, 어쩌면 정말로 어떤 악마가 그의 귓가에 속삭였을지도 몰라요.

그대의 재능 탓이 아니라 재료의 제약 때문이라고.

그대에겐 아직 누구도 합성수로 만들어보지 않은 재료가 있지 않냐고.

그웬

그게 사람이었구나?

프로페서M

최초의 피해자는 매일 그에게 식사를 나르던 하녀. 그다음엔 정원사, 요리사, 심부름꾼, 청지기…

그의 아들들이 가주의 이상함을 눈치챘을 때는 이미 늦었죠.

그웬

그럼 설마 아들들도 재료로 쓴 거야?

릴리

아니. 더 질이 나빠. 그 아들들은 아버지에게 열정적으로 동참했거든.

솔선수범해서 사람들을 납치해 와서 아버지에게 바쳤어.

프로페서M

그중엔 어린아이도 있었다죠.

그웬

이건 뭐… 휴고랑 그 아들들이야말로 하수구에 처박아야 했네.

채찍으로 때리면 더러운 게 묻겠어.

프로페서M

하지만 그의 업적은 마도학자들의 전설로 남았습니다.

바스커빌의 개는 합성수에 대한 모든 이론을 다시 써야 할 정도로 파격적이었거든요.

주인의 명령 없이 스스로 판단해 적을 기습하고-

이미 죽어가는 사냥감을 일부러 살려둬 미끼로 사용했죠.

그건 인간의 지성을 오롯이 가진 살육을 위해 태어난 짐승이었습니다.

휴고 바스커빌이 그렇게 바라던 창조주를 뛰어넘는 창조물.

그야말로 신성모독을 위해 태어난 걸작입니다.

그웬

…그래서 그 후에는 어떻게 됐는데?

프로페서M

이후 바스커빌의 개는 귀족 연합과 기사들에게 처단당했습니다.

그 당시 전투를 묘사하는 기록은 생생하죠.

프로페서M

악마가 현세에 지옥의 사냥개를 풀어 놓았으니…

잘리고, 찢기고, 뜯겨 나간 붉은 절규만이 가득했노라고.

교수의 섬뜩한 묘사에 릴리와 그웬이 몸서리를 쳤지만 교수는 싱긋 웃었다.

프로페서M

이 부분이 가장 재미있는 부분인데,

그웬 양과 릴리 양은 그렇지 않은가 보네요.

릴리

그런 걸 좋아하는 건 교수님뿐일걸요?

그웬

아무튼 그 후에는 어떻게 됐어?

프로페서M

짐승은 쓰러지고 휴고는 처형당했습니다.

그리고 바스커빌 가문은 영원히 합성수를 만드는 것을 금지당했습니다.

그웬

용케도 가문이 뿌리 뽑히지 않았네.

릴리

바스커빌 가문에도 양심 있는 사람이 있었거든.

프로페서M

네. 최초로 바스커빌의 개의 진실을 고발한 사람이 휴고의 손자 사무엘 바스커빌이었으니까요.

하지만 휴고가 처형된 후로도 바스커빌에는 소문이 끊이지 않습니다.

누군가 몰래 또 합성수를 만들려고 시도 중이라고.

릴리

그래서 그런 가문에서 의문의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고 하니 외면하는 거고.

그웬

어허! 릴리, 편견은 나빠!

그리고… 진짜로 쉬쉬할 사건이라면 우리한테 해결해 달라고 의뢰를 하겠어?

프로페서M

열린 마음으로 모든 가능성을 살피는 것은 그웬 양의 장점이죠.

그웬

들었지? 교수님이 날 인정했다~ 이 말이야.

그런데 어라?

문제의 바스커빌 저택이 있는 NOA 구시가지로 향하는 길목에 타운가드들이 모여 있었다.

릴리

타운가드가 왜…

타운가드

으응? 그웬 선배님 아니십니까?

그웬

응? 뭐야? 아론? 너도 치안국 수사팀에서 타운가드로 보직 옮긴 거야?

타운가드

그렇습니다! 이런 곳에서 치안국의 전설 레스트레이드 경감님을 뵙게 되어 무한한 영광입니다!

그웬

엣헴. 에이 전설은 무슨. 치안국도 그만둔 지가 언젠데!

릴리

토, 토끼 씨! 그런 말은 하면 안 돼! 전설의 99%는 받아먹기였다니…!

타운가드

아, 그거야 유명했죠.

추리는 선배님이 초빙해 온 탐정 양반이 하고, 승진은 선배님이 하시고.

그웬

이것들이… 진짜! 그래도 직접 현장에서 구른 건 나거든?!

타운가드

그랬죠.

그래서 저는 선배님이 계시던 시절 수사팀이 좋았습니다.

의심스러우면 파헤치고, 위험하면 저질러라.

뒷감당은 내가 하는 거지 너희들이 하는 거 아니다!

저희들 앞에서 그렇게 당당히 연설하던 선배님은 정말 빛나 보였습니다.

릴리

사장님 그런 캐릭터였어? 전혀 안 어울리는데.

그웬

크흠! 다 옛날 일이지 뭐. 다 쓸데없다, 얘.

말과 달리 그웬은 코를 슥 훔치며 어깨를 들썩였다.

타운가드도 즐거운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타운가드

선배님의 명언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정의는 지킬 가치가 있다!

그웬

고럼, 고럼!

타운가드

세상이 부조리하다면 그 부조리와 싸워라!

내가 굶을지언정 나쁜 놈들이 잘 먹고 잘 사는 꼴은 죽어도 못 본다!

그웬

에헤헤 그만해. 이제 난 선배도 경감도 아닌데.

그리고 그웬은 릴리와 교수에게 눈을 찡긋했다.

그웬

뭐, 내가 치안국 경감 시절 얼마나 잘나갔냐면 한 요 정도?

타운가드

세상에 남자는 두 부류다! 괜찮은 사내와 파렴치한 수퇘지!

릴리가 미간을 찌푸리며 그웬을 바라보았다.

그웬은 헛기침을 했다.

그웬

그 회식 자리에서 좀 흥분했을 때 일을…

타운가드

좋은 수퇘지는 채찍에 맞고 꾸익꾸익거리는 수퇘지뿐이다!

릴리의 표정이 더욱 일그러졌다.

그웬은 식은땀을 흘렸다.

릴리

…사장님. 그런 캐릭터였어?

타운가드

게다가 치안국의 전설이 되신 건 그때였죠.

국장님에게 시끄러워 암퇘지 주제에! 라며 채찍을…!

릴리

…사장님. 치안국 그만둔 게 아니라 잘린 거였어?

그웬

안 잘렸어! 잘릴 뻔하긴 했지만!

그웬은 빨개진 얼굴로 항변했고 타운가드가 피식 웃었다.

타운가드

그래도 잘하셨어요.

동료가 억울한 누명을 썼는데 모른 척하고 우리 손으로 잡아넣으라니.

그웬

그래. 돼지는 배부르면 그만 먹기라도 하지.

국장은 돼지만도 못한 양반이었다니까.

잠시 미소를 주고받은 후 그웬은 뒤늦게 타운가드에게 질문했다.

그웬

우린 미궁에 빠진 살인사건 조사하러 왔어. 너는… 아, 역시 같은 사건이려나?

타운가드

저는 주민 신고를 받고 왔습니다.

바스커빌의 개가 돌아왔다나 뭐라나…

그웬

응? 뭐야? 바스커빌 가주의 의문사 사건 조사하려고 온 거 아니었어?

타운가드

그 장례식이 일주일 전에 끝났습니다.

그웬

뭣?!

그웬이 입을 쩍 벌렸을 때 교수가 끼어들었다.

프로페서M

그보다 괜찮으시다면 신고 내용을 들려주시겠나요?

타운가드

아, 네. 구시가지 외곽에 아무도 살지 않는 황무지가 있는데…

타운가드

안개 너머로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고 합니다.

그 울음소리가 마치 사람이 절규하는 소리 같았다고 하네요.

타운가드

하지만 안개가 자욱해서 도저히 수색할 환경이 아니에요.

하루 종일 짐승의 소리는커녕 아무 소리도 못 들었고요.

그래서 슬슬 철수하려던 참이었습니다.

그웬

으음. 알았어. 우리가 뭐라도 알아내면 공유해 줄게.

타운가드

예. 조심하십시오. 선배님.

바스커빌에 엮여서 좋을 일은 없는 거 아시잖아요?

타운가드가 경례를 하며 사라졌다.

릴리가 턱을 괴고 고개를 갸웃했다.

릴리

토끼 씨가 이상하대. 의문사 사건인데 타운가드나 치안국이 아예 모른다?

그래서 사장님 같은 무명 조사관에게 의뢰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웬

아까부터 자꾸 실례되는 말을 하네!

우리도 이 사건만 해결하면 유명해질 거거든?

릴리

그리고 바스커빌의 개는 뭘까? 그 합성수라면 이미…

프로페서M

저희가 제대로 당첨 제비를 뽑은 거 같죠? 후후. 가볼까요.

교수는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그웬과 릴리는 찝찝한 시선을 주고받았다.

석연치 않더라도 주사위는 던져졌고 뒤로 가는 선택지는 없다.

세 사람은 안개가 피어오르는 바스커빌 저택으로 걸음을 옮겼다.

집사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가주님을 모셔 오겠습니다.

집사가 자리를 비웠다.

그웬은 저택 내부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그웬

겉보기엔 유령의 집처럼 생겼는데 안은 생각보다 멀쩡하네…

저 소름 끼치는 인형들 빼고.

응접실 벽면에는 자동 인형들이 마치 병사처럼 도열해 있었다. 1층은 물론 2층까지.

그웬

취향 독특하네. 높으신 분들의 취향이야?

프로페서M

취향이 아니라 현재 바스커빌의 주력 산업입니다.

그웬

응?

프로페서M

전투 인형 하면 보통 파렌을 떠올리죠.

하지만 바스커빌의 자동 인형도 어둠의 세계에서는 유명하답니다.

인형은 인간과 달리 얼마든지 가공해도 윤리적 문제가 없으니까요.

바스커빌의 잔혹한 창의성이 두각을 드러내기에 이보다 좋은 분야는 없었죠.

릴리

사장님. 아까 타운가드분 말 기억해?

그웬

당연하지. 안개 낀 황야에서 들려오는 짐승의 소리…

정말 바스커빌의 개를 다시 만든 걸까?

릴리

토끼 씨가 보기에는 그러고도 남을 자들이라고 해.

아직도 짐승의 송곳니를 자랑스럽게 가문의 인장으로 쓰고 있잖아.

그웬

바스커빌의 개에 대한 미련을 못 버렸군.

???

자랑이 아니라 과오를 잊지 않기 위해 남긴 반성의 징표입니다.

목소리와 함께 2층 계단에서 젊은 남성이 내려왔다.

릴리와 그웬은 흠칫 놀랐다.

교수는 우아하게 고개를 숙여 목례했다.

헨리

물론 저희 가문에 그걸 자랑으로 여기는 불민한 자들이 없다고는 말 못 하겠지만요.

프로페서M

의뢰인 헨리 바스커빌 씨이시죠?

헨리

예. 그렇습니다.

멀리서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여러분의 명성은 익히 들었습니다.

그웬

릴리, 교수님. 우리 사무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유명해졌나 봐!

릴리

그냥 귀사의 번영을 기원합니다 같은 인사말이잖아. 사장님…

헨리

명탐정 H가 실종되고 그녀가 운영하던 베이커가 탐정 사무소도 폐업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베이커가 탐정 사무소가 영업을 재개했더라고요?

그 소식을 듣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그웬

그거 고마워. 그런데 그거 알아?

우린 베이커가 탐정 사무소가 아니라 람파-

헨리

그리고 베이커가 탐정 사무소 새 주인은 치안국의 레스트레이드 경감!

미궁에 빠진 수많은 사건을 해결한 에이스!

저도 그 명성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웬

역시 귀족 가문의 도련님이라 그런지 사람 볼 줄 아시네!

릴리

…사장님, 입꼬리가 귀에 걸렸어. 제발 품위 좀 지켜.

그웬

좋아! 이렇게 된 거 당장 사건 현장부터 보자고!

치안국의 레스트레이드 경감이 돌아왔다!

그웬이 힘차게 외친 순간, 응접실의 문이 거칠게 열렸다.

날카로운 인상의 남자가 어린 소녀의 손을 끌고 들어왔다.

헨리

아, 소개하죠.

저분이 바스커빌 연구소의 연구소장 잭 스태플턴 씨입니다.

소장님. 제 손님들입니다.

잭은 헨리의 소개에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잭

일들 보시게. 난 자리를 비켜드리지. 가자.

우울한 소녀

…네.

잭이 그대로 지나가려는 것을 그웬이 멈춰 세웠다.

그웬

잠깐! 그 아이는 어떻게 된 거야? 왜 그리 다쳤어?

그웬의 질문에 잭은 어깨를 으쓱하고 대답했다.

잭

목숨이 위험한 큰 사고가 있었지. 며칠 전 겨우 고비를 넘겼다네.

우울한 소녀

…

잭

그럼 이 아이는 안정이 필요해서 이만 가보겠네. 수고하시오. 가주.

소녀는 낯선 이들을 보고도 어떤 경계도 호기심도 일어나지 않는 표정으로 멍하니 있다. 잭이 이끄는 대로 그저 힘없이 따라갈 뿐…

릴리

…무슨 사고였는데요?

소녀를 끌고 가던 잭이 우뚝 멈춰 섰다.

릴리

대체 무슨 사고를 겪었길래 얼굴과 팔만 다쳤죠?

릴리의 질문에 잭의 표정이 험악해졌고 소녀는 움츠러들었다.

릴리

그리고 몸보다 마음을 다친 아이 같은데요?

잭

…바스커빌의 이름을 듣고도 머리를 들이밀었다는 얼간이가 있다더니…

상상 이상이군. 베이커가를 사칭하는 가짜 탐정단인가.

잭의 날선 반응에 릴리의 표정이 굳어졌다.

헨리

소장님! 이분들은 제 손님이십니다!

잭

내게는 남의 가정사에 끼어든 불청객이지.

경고하는데, 내 작업실에는 발도 못 붙이게 하시오.

그곳이 나만의 왕국이라고 한 건 가주지 않소?

그웬

오호라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아저씨. 실수한 거야.

치안국 경감이던 시절 나는 민간인을 패면 안 되지만…

그웬이 채찍을 만지작거렸다.

그웬

민간인 그웬 레스트레이드는 용의자를 매달고 그다음에 자백 받아도 시말서 안 쓰거든?

잭

아, 치안국 출신이셨어? 치안국 그만두고 탐정 놀이나 하고 있다니.

내 생각보다 더 얼간이였군?

그웬

진실의 방에 매달리고서도 그딴 소리 할 수 있나 보자!

틱, 끼리릭.

잭의 모욕에 그웬이 그대로 달려들려는 순간, 2층 회랑과 응접실 벽면에 서 있던 인형들의 목이 일제히 기계음을 내며 회전했다.

인형들은 저마다 기괴하게 꺾인 관절에서 무기를 꺼내 그웬을 겨누었다.

릴리

사장님 이 인형들…

프로페서M

장식은 아니었군요.

그웬은 자신에게 무기를 겨눈 인형들을 번갈아 노려보며 말했다.

그웬

이거 왜 이러실까. 어떤 사고였는지 들려만 달라는 데 과민 반응하시는구만?

잭

호기심이 화를 부른다는 말은 못 들었나 보군?

인형들과 그웬 일행 사이에서 팽팽한 긴장이 도는 순간, 소녀가 입을 열었다.

우울한 소녀

마차 사고였어요.

그웬이 얼빠진 표정으로 소녀를 바라보았다.

다른 사람들 역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모두의 주목 속에서 소녀는 침착하게 설명했다.

우울한 소녀

길 가던 중 마차가 넘어졌거든요.

그때 이곳저곳 다쳤어요.

소장님이 치료해 주셨어요.

그웬

그, 그래? 하지만… 너…

우울한 소녀

전 괜찮아요.

일말의 고민도 망설임도 없는, 그래서 어색한 대답이었다.

하지만 도저히 괜찮냐고 물어볼 수 없을 정도로 절박한 목소리에 그 장소의 누구도 소녀에게 더 이상 뭔가를 묻지 못했다.

채찍을 든 그웬의 손이 어색하게 내려갔다.

소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잭을 올려다보았다.

우울한 소녀

소장님. 저 이만 쉬어야겠어요. 그래도 되죠?

잭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죽거렸다.

잭

바쁘신 와중에 이렇게 남의 집 사정까지 참견해 주시는 그 열렬한 오지랖에 감사드리네.

하지만 이 아이가 이만 쉬고 싶어 하니 사생활 침해는 정도껏 하시고.

좋은 밤 되시게들. 손님들.

잭의 비웃음에 그웬은 분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잭이 저택 안으로 사라지고 나서야 인형들은 갈라지는 듯한 기계음을 내며 다시 원래 자세로 돌아갔다.

프로페서M

잘 참았습니다. 그웬 양.

우리의 실력을 보려는 건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굳이 놀아나 줄 필요는 없죠.

그웬

그냥 들이받을까 순간 생각했어.

하지만 아이가 보는 앞에서 싸우는 것은 내키지 않았어.

릴리

응. 잘한 거야, 사장님.

교수와 릴리가 그웬을 달래자 헨리도 고개를 숙였다.

헨리

…가문의 평판이 더 떨어지겠군요. 미안합니다. 여러분.

그웬

그 아저씨 뭐야? 도련님이 가주 아니었어?

헨리

잭 소장은 백부님과 함께 지금의 바스커빌을 일군 천재 마도학자입니다.

반면 저는 갑작스럽게 가주가 된 애송이일 뿐입니다.

바스커빌 연구소의 연구원들도 저보다 잭 소장을 더 두려워하고요.

그웬

그 아이는 괜찮은 거 맞아?

헨리

그 아이는… 저도 방법이 없습니다.

여러분도 괜한 분란은 피해주십시오.

릴리

이걸 가만히 내버려두라고요?

그웬

가주는 도련님이잖아!

헨리

…죄송합니다. 저도 괴롭지만 방법이 없습니다.

손님방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쉬십시오.

그웬

쳇. 조사관이 경감보다 좋은 거라곤 채찍으로 자백을 받아도 불법이 아니라는 것뿐인데!

릴리

내일부터 조사를 해야지.

하지만 정작 장례식은 일주일 전에 이미 치렀다고? 응. 그것도 이상해.

이미 장례식을 치르고 난 후에 사건을 의뢰하다니.

그웬

내일 조사를 할 때도 그 소장이 방해하러 오는 거 아니야?

프로페서M

글쎄요. 방해가 들어올까요.

그웬

무슨 말이야 교수님?

프로페서M

노골적으로 그웬 양을 도발하고.

학대당한 흔적이 보이는 아이를 대놓고 보여주고.

저는 그가 필사적으로 외치는 것 같았는데요.

내가 수상하니 제발 날 의심해 달라고.

여러분은 아니었나요.

그웬과 릴리가 교수를 바라보았다.

교수는 빙그레 웃었다.

프로페서M

내일 살펴보면 될 일이지요. 잘 자요. 여러분.

스토리 및 일러스트 © Studio B-Side. 비공식 열람용 아카이브입니다 — 문의나 요청은 사이트 소개 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