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는 끝나야한다 · 챕터 9
결투

힐데
…전력을 다해 맞부딪칠 기회?
겨우 그까짓 거 때문에 이런 짓을 저지른 건가.
로자리아
그까짓 거?
농담이 지나쳐, 힐데.
정말 몰라서 그래? 아니면 일부러 외면하는 건가?
힐데
……
로자리아
너도 알고 있을 텐데?
그 날, 나와 네가 싸울 [가능성]은 존재하지 않았어.
애초에 여기 온 것도 인사차 들렀을 뿐이니까.
그런데 그 때 묘한 [변수]가 생겨 버렸지.
그 순간부터 너나 나나 이 무대에서는 배우에 지나지 않게 된 거야.
이 무대를 원했던 사람은 따로 있거든.
힐데
이 상황을 초래한 게 네 변덕 때문이 아니라고?
지금 그 말을 나더러 믿으라는 거냐?
로자리아
믿고 안 믿고는 네 자유지.
나는 그저 무대를 준비한 감독에게 어울려 줬을 뿐이야.
그러니 전력을 다하도록 해. 힐데.
이런 기회, 너한테는 흔치 않잖아?
힐데
아스모데우스… 영문 모를 소리만─
아세라
갑자기 혼자 가 버리면 어떡해, 힐데!
유미나
로자리아…! 여기 있었나?
오메가
앗! 오빠, 찾았다!
다들 와 줬구나!
아세라
단장! 무사해서 다행이야!
로자리아
호오, 힐데만 온 게 아니었군?
도망치지 않고 이 몸 앞에 선 용기가 가상하구나.
유미나
젠장… 저 괴물 같으니라고…
눈만 마주쳤는데도 몸이 저릿저릿해…
아세라
그, 그래도!
언제까지 계속 피해 다닐 수만은 없잖아.
무섭지만… 부딪쳐야 한다면 지금이라고 생각해.
라비스타를 위해서라도!
힐데
단장, 로자리아를 상대하면서 다른 녀석들까지 신경 쓸 수는 없다.
지휘는 네게 맡기지. 잘 부탁한다.
알겠어, 힐데.
나야말로 잘 부탁해!
로자리아
후훗, 어린 것들이 귀엽게 구는군.
좋아. 어디 전력을 다해 덤벼 봐라.
내가 실망하는 일이 없게 말이야.
이 장면에서 시네마틱이 재생됩니다.

로자리아
아하하하!
녹슬었군, 힐데! 예전의 너라면 훨씬 더 거칠게 몰아쳤을 텐데?
힐데
아스모데우스, 너야말로 언제까지 애처럼 굴 생각이지?
시스템
경고. 임시 수복 출력 한계.
120초 이상 유지 시 자체 붕괴 위험이 있습니다.
힐데
큭…!
아세라
굉장해, 힐데! 막상막하야!
유미나
…아냐. 조금씩이지만 소대장이 밀리고 있어.
이대로라면 오히려 역으로 당할 거야.
아세라
뭐? 그렇게 되면 큰일인데!
지금 일행 중에서 로자리아와 대치할 수 있는 사람은 힐데가 유일하다.
그렇다면…
오메가, 힐데의 장비에 에너지를 공급해 줬지?
지금도 가능해?
오메가
응! 할 수 있어!
그치만 오래는 힘들어. 한 번 하고 나면 오메가 쪼그라들거야.
괜찮아. 그거면 충분해.
내가 신호할 때 힘을 실어 줘.
오메가
알겠어, 오빠!
로자리아
흥, 거추장스러운 장비에 의존하는 꼴로는 결국 이 정도인가?
이럴 때는 절박한 상황을 연출해 줘야겠지.
아세라
저 애, 칼 끝을 우리한테 돌렸어!
유미나
이쪽부터 노리려는 거야!
로자리아
저 어린 것들이 사라져 버리면 어떨까? 힐데?
아마 오늘 꿈자리가 꽤 사납겠지?
힐데
이런 젠장…!
오메가! 지금!
오메가
으읏…!
가라앗!!
로자리아
웃…?!
아세라
해냈다!
잘했어, 힐데!
유미나
말도 안 돼… 정말 벤 거야?
힐데
이제 포기해라, 아스모데우스.
아직 [클리포트 게임]도 열리지 않았어. 부질없는 싸움은 그만둬라.
로자리아
호오…
그래. 확실히 짜여진 판에서는 여기까지로구나.
힐데
…무슨 헛소리냐?
로자리아
어차피 너희들의 승리는 정해져 있었다는 뜻이지.
그러니 여기서부터는 내 취향의 애드립이야, 힐데.
아직까지 모르겠다면, 직접 보여 주지.
그 말과 동시에, 로자리아의 칼끝에 불꽃이─
유미나
다들 물러서!
오메가
미나 언니…!
아세라
안 돼! 미나야!
혼자 막아냈다고…?
로자리아
오호라, 이제야 내가 기억하던 눈빛으로 돌아왔구나.
보나마나 네가 애지중지하는 어린 늑대 때문이겠지?
힐데
아스모데우스, 이 자식…!
어째서냐! [클리포트 게임]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어!
네가 그걸 모를 리 없을 텐데!
로자리아
아하하! 알다마다!
하지만 순서가 잘못됐어, 힐데.
나한테 화풀이하기 전에 어린 늑대의 상태부터 확인해야 하지 않겠어?
힐데
비아냥거리는 거냐?
신입은 아직 애송이다! 방금 화력은…!
유미나
…어, 어라?
힐데
…신입?
무슨 수로 방금 그 공격을 버틴 거지?
아세라
다행이다, 살아 있었어!
오메가
와아…! 미나 언니도 사실은 엄청 강했나 봐!
그건 아닌 것 같아.
오메가
응? 하지만 방금 전에는 정말 큰일날 뻔했는걸?
유미나
…아니. 단장 말이 맞아.
방금 전에는… 확실히 죽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눈을 떠 보니까… 아무렇지 않아.
아세라
정말? 그럼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로자리아
사람을 잘못 봤다는 거다, 필멸자야.
로자리아!
역시… 너, 뭔가 알고 있는 거지?
로자리아
물론이다, 임시 시종.
이런 짜여진 판은 [클리포트 게임]에서 질리도록 봐 왔거든.
그러니 이 몸이 어리석은 너희에게 몸소 보여 준 것 아니겠느냐?
이 상황을 만든 장본인은…
저기 있는 어린 늑대라고.
스토리 및 일러스트 © Studio B-Side. 비공식 열람용 아카이브입니다 — 문의나 요청은 사이트 소개 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