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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궤적에 물들어가는 신년의 밤! · 챕터 2

고향에서 온 편지

아세라

으아… 진짜잖아. 엄마가 보낸 편지야.

루나

우와아…! 봉투부터 완전 비싸 보이는데?

아세라, 얼른 열어봐. 무슨 내용이야? 용돈이라도 들어있다든가?

아세라

…솔직히 좀 열기 싫은걸.

보나마나 쓸데없는 짓은 이제 그만하고 얌전히 집으로 돌아오라느니 하는 내용일거라구.

가문의 후계자 교육이나 받으라느니 하는 잔소리나 쓰여있겠지…

루나

아하하! 아세라 방금 되게 철없는 귀족 아가씨 같았어!

스마일

객관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아세라는 철없는 귀족 아가씨가 맞음.

아세라

처, 철없다니! 집의 참견이 너무 심한 것뿐이라고!

…그나저나,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어떻게 알고 편지를 보낸 거지?

분명 집에서 나올 때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나왔었는데…

리사

그치만 아세라, 가끔씩 집에 안부편지도 부치고 했었잖아요?

못 알아내는 편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아세라

그, 그건… 그것마저 없으면 분명 날 찾겠다고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닐게 뻔하니까…!

칫, 내가 조심성이 없었네.

이렇게 된 이상, 가문에서 날 잡으러 올지도 모르니 대비를-

루나

에이~ 아세라. 호들갑 떨지 말고 편지 정도는 읽어보지 그래?

아마 네가 처음 편지를 보냈을 때부터, 네가 어디에서 뭐 하며 지내고 있는지 다 파악했을걸~?

잡으려고 올 거였으면 진작에 왔겠지.

아세라

으음…

나:

그래, 한번 읽어봐.

예상과는 다른 내용일 수도 있잖아.

아세라

…단장까지 그렇게 말한다면 읽어는 볼까?

…음?

루나

뭔데? 무슨 내용이길래?

NOA에서의 생활은 즐겁니, 아세라?

NOA에 있는 소식통을 통해 네가 구원단 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단다.

처음 네가 집에서 사라졌을 땐 혹여 나쁜 일이라도 당했나 걱정했는데,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엄마도 마음이 조금 놓이는구나.

아직도 네가 혼자 타지에서 고생하는 것이 신경쓰이기는 하지만, 너의 뜻이 굳은 듯하니 더 이상 말리지는 않으마.

Ps. 너만 괜찮다면, 이번 신년 축제에 열리는 화합의 밤 행사에 나대신 참석해줄 수 있겠니?

어젯밤 정원을 산책하다가 발을 삐끗했지 뭐니?

함께 어울린다는 친구들도 즐길 수 있도록 초대장도 함께 부치니, 한번 생각해보렴.

루나

거 봐! 내가 뭐랬어?

아세라

휴우… 다행히, 집으로 돌아오라는 내용은 아니었네.

으으… 대신 좀 귀찮은 부탁이 껴 있지만.

리사

아세라. 호, 혹시! 제가 아는 그 화합의 밤 행사 맞나요?

아세라

아마 맞을걸…?

나:

화합의 밤?

아세라

아아. 응. 매 신년축제 때마다 열리는 자선 파티의 이름이야.

리사

그냥 단순한 자선 파티가 아니라구요.

라비스타 각지의 유력 귀족과 온갖 셀럽들이 전부 참여하는 호화 프라이빗 파티죠!

사교계에 얼굴도장을 찍기 위한 가장 바람직한 엘리트 코스…!

한 번쯤 가보는 게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구요!

루나

그 정도로 가고 싶었던 곳이라면 가면 되잖아?

리사

칫, 누군 그러고 싶어서 못간 줄 아시나요? 여기, 입장료가 어마어마하단 말이에요.

제 박봉으로는 360개월 할부를 각오하지 않으면 감당하기 어렵다구요.

아세라

아하하… 그 입장권을 판 수익금과 파티 안에서 이루어지는 기부금으로 자선 기금을 운용하거든.

재해 복구의 지원금이라던가, 공허체에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고...

매해 열리는 신년축제도 이 파티에서의 수익금이 있기에 도시 전체에서 열릴 수 있는거야.

그래서 참석자로 초대받는 사람들은 주로 귀족이나… 돈 많은 사람들이지.

루나

뭐야, 의외로 상냥한 모임이잖아?

이런걸 분명 뭐라고 하던 것 같은데…

노블… 뭐라더라?

나:

노블리스 오블리주?

루나

그래! 그거그거.

아세라

별의 구원자가 남겼던 유지인 공생과 화합을 잇는다는 의미에서 열리는 파티라고는 하지.

뭐, 이제 와서는 평범한 사교 행사가 되어버리긴 했지만.

루나

아무튼~! 중요한 건 그 파티에 우리가 초대받았다는 거 아니겠어?

귀족들과 셀럽, 부자들이 모이는 파티라면 맛있는 음식도 잔뜩 제공되겠지?

스마일

거리의 축제와는 다른, 상류층의 파티…

기대치는 낮지만 흔히 겪을 수 없는 희소한 웃음 데이터의 획득이 가능할 것이라 판단.

루나

후후후~! 좋았어. 오랜만에 배가 터질 때까지 먹어보자구!

흑흑. 지난번에 카지노에서 몽땅 잃은 뒤로 하루에 한 끼나 제대로 먹을까 말까 하고 있었는데…!

스마일

그건 전부 루나 스스로가 초래한 결과.

루나

히잉~ 스마일 너무 냉정해~

리사

호, 혹시 저도 따라갈 수 있는 건가요…?!

스마일

초대받은 본인과 파트너 한 명. 그리고 동행인 2명까지 입장 가능.

…이라고 쓰여있음.

루나

파트너…?

어쨌든, 모두 다 하면 4명이 입장 가능하다는 거지?

땡~ 아쉽게 됐네 리사!

리사

그럴수가…!

루나

자아, 그럼 파티 준비를 하러 가보실까!

나:

참석하는 걸로 결정인건가?

아세라

어… 난 참석할 생각 없는데?

루나

으응?! 안 갈 거라고? 왜? 실컷 설명해놓고?

아세라

으으… 파티라고 하니까 떠들석한 분위기의 즐거운 파티를 생각했나 본데-

귀족들이 잔뜩 모이는 행사라는 건 끔찍하게 지루한 거라고.

삐끗하기만 해도 무슨 교양이니 예절이니 트집이나 잡아대고 손가락질이나 받을걸?

엄청 어렸을 적 받았던 무슨 귀족 교양이니 하는 것들, 기억도 잘 안 난단 말이야.

분명 성격 따분한 무슨무슨 가문이라든가 하는 사람들이 날 알아보고 이러쿵저러쿵 떠들어 댈거고…

거기에 엄마랑 친분이라도 있는 사람이면 아예 불러 세우곤 잔소리나 해댈게 분명해…

우으으… 상상만해도 속이 불편해지는 기분이야.

아세라는 싫은 기억이라도 떠올린 것처럼 얼굴을 찌푸렸다.

스마일

하지만 이 초대권, 아세라가 가지 않으면 쓸 수 없음.

루나

흐음~ 그러게 말야. 호화 파티라는걸 순순히 포기하고 싶진 않은데~

어떻게, 아세라의 마음을 돌릴 만한 방법은 없으려나~?

솔직히, 단장도 가보고 싶잖아? 얼굴에 다~ 쓰여 있다구.

나:

그건… 그렇지.

사실이다. 나도 이 세계의 호화 파티는 어떨지 궁금하니까.

그렇다고 싫다는 아세라를 억지로 끌고 갈만큼 간절히 가고 싶냐고 묻는다면-

리사

아세라양…! 가는 쪽으로 해서… 동행인 한 명을 저로…

…어떻게 안될까요? 네?

…이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루나

어디… 좋은 방법이…

엇…!

후후후! 아세라, 이 라비스타 최고의 예언가께서 장담하건데-

넌 이 파티에 가고 싶어질 거야.

아세라

루나. 내가 말했잖아? 딱히 가고 싶지 않대도?

그런 따분한 파티 같은 것보다는 우리끼리 모여서 노는 게 훨씬 재미있을 거야.

루나

아니? 이건 예언이라고 해도 좋아.

왜냐하면…

아세라

이게 뭐-

…어라?

금번 자선 파티에는 선의의 기증자께서 제공해주신 특별한 상품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루나

상품은 무려… 별의 구원자가 남긴 유물이라고 쓰여 있다구~!

아세라

그, 그게 진짜야?

리사

아, 그거라면 알고 있어요. 북동부에 있는 어느 변경백의 영지에서 발견했다던가?

아세라

근데 그런 대단한 걸 고작 무도회에서 상으로 준다구?

리사

그게 사실… 조금 애매한 물건이라고 하더라구요.

고대 문헌이나 여러 정황을 봤을 때 진품인 것 같기는 한데…

그렇다고 딱히 마법적인 힘이나 진귀한 기록 같은 게 포함된 물건은 아니라서요.

뭐, 만약 맞다 하더라도 상징성이 있는 귀한 골동품 정도의 가치 정도려나요?

아세라

으음…! 그, 그렇다고 해도… 별의 구원자의 유물…!

루나

어때, 이걸 보니까 조금 생각이 바뀌는 것 같지 않아?

아세라

따, 딱히 유물 때문에 그러는 건 아니거든?

으흠! 다, 다시 생각해보니까 엄마가 편지까지 보내면서 부탁한 건데 매정하게 거절하기는 좀 그렇다는거지…!

홧김에 가출하기는 했지만, 걱정하셨을 테니까…? 작은 부탁 정도는 들어주는 게…

그, 그래야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서 다시 돌아오라든가 하는 일도 없을 거고…?

스마일

…아세라, 필사적으로 변명을 찾고 있음.

루나

쉬잇…! 잘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으니까 조용히 해봐. 스마일.

아세라

그래서 말인데… 그, 상품이라는 건 어떻게 받는 거…라는데?

루나

편지에는, 무도회에서 가장 멋진 춤을 선보인 커플에게 수여한다- 래!

아세라

무도회? 자, 잠깐! 춤을 춰야 한다고…?

그, 그럼… 무리지…

어렸을 때 귀족 수업이라고 춤을 배웠을 때도, 너는 다른건 다 해도 춤만큼은 하지 마라 라는 얘기를 들었었는걸.

루나

…그 정도야?

아세라

그리고 커플댄스라면 같이 춤을 출 사람도…

없… 고…

스마일

걱정할 필요 없음. 단장이 있음.

아세라

…! 드레스를 입고 단장이랑 함께 모두의 앞에서 춤을…?

그럼 단장이랑…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마주 보고-

나:

잠깐!

나:

내 의사도 좀 물어봐줘...!

아세라

마, 맞아! 단장도 곤란할테니까...!

루나

흐음, 그런가?

아세라

그, 그렇지? 그건 좀 힘들지…?

내가 너무 서툴러서 사람들에게 망신당하게 될 지도 모르고…

루나

뭐, 그렇다면 할 수 없지.

아~ 아쉽네. 아세라의 드레스 입은 모습, 예쁠 것 같았는데~

아세라

뭐, 뭐어? 루나, 무슨 소리야?

루나

아세라는 매번 훈련이네 여정이네 열심이니까…

이런 기회 아니면 아세라의 드레스 모습은 영영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단장도 보고 싶지 않아?

그야 보고 싶냐고 묻는다면…

나:

보고… 싶지?

아세라

저… 정말? 그래?

루나

물론이지, 물론! 자, 스마일! 너도 어서 거들어!

스마일

오, 오우-

…

단장이 아세라와 춤을 추면, 이 자리의 모두가 원하는 걸 얻게 됨.

단장, 파이팅.

나:

단도직입이야?!

루나

단장, 보이저 구원단을 이끄는 단장이라면, 자신감을 잃고 헤메는 단원을 이끌어 줘야 하지 않겠어?

…겸사겸사,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기대하며 말이지!

나:

크윽…

언제나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아세라가, 나를 바라보고 무언가를 원하고 있다.

그게 무엇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언제나처럼 아세라가 무언가에 도전하고 훌륭히 완수하는 것을…

나 역시 보고 싶었다.

...

...겸사겸사, 드레스 입은 아세라의 모습도 궁금하고.

나:

…좋아, 내가 같이 갈게.

아세라

저, 정말? 고마워, 단장…!

루나

뭐어, 아세라는 가끔 드레스라도 입어주지 않으면… 안되겠지!

내가 드레스까지 입으면 단장이 짐승으로 변할지도 모르니까 위험하겠지만, 아핫핫핫!

나:

무슨 소리야…!

스마일

드레스…

스마일이 중얼거리면서 손으로 자신의 몸 여기 저기를 더듬거렸다.

드레스를 입은 상태를 시뮬레이션 중인 것 같다…

아세라

…좋아, 참가하기로 한 이상, 어설프게 하는건 내 스스로가 용납할 수 없어!

스마일

드레스…

아세라

그래. 일단 그럴듯한 드레스를 구하는게 먼저겠지?

그러려면 돈이 좀 필요한데… 용돈이랑 지원금을 탈탈 털면 그래도…

아니지. 이럴 때가 아니야. 고민할 시간에 일단 움직이는 게 낫겠어.

가자, 단장!

아세라는 느닷없이 내 손목을 낚아채더니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나:

어디로 가는 건데-!

아세라

그야 파티 준비인게 당연하잖아…!

루나

아세라~ 같이 가~!

리사

앗?! 아아앗!

아세라…! 제 초대권까지 어떻게 안될까요…! 부탁드려도 될까요오오…?!

스토리 및 일러스트 © Studio B-Side. 비공식 열람용 아카이브입니다 — 문의나 요청은 사이트 소개 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