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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R

별빛 궤적에 물들어가는 신년의 밤! · 챕터 10

얽혀가는 운명에 불씨를 당기며

스칼렛

으하하하! 이 몸이 친히 화려한 드래곤 브레스로 이 간악한 고기들을 죄다 맛있게 구워주마!

클레어

…브레스는 무슨, 그냥 장작에 입김을 불어넣는 것뿐이잖아요.

스칼렛

에잇, 잠자코 보기나 해라! 이렇게 힘껏 불면-

루나

으아아! 스칼렛! 탄다! 고기 다 타고 있잖아…!

클레어

스칼렛! 바비큐 용 고기가 전부 잿더미에 파묻혔잖아요! 어떡할 거에요?!

스칼렛

으걋… 이, 이것까지는 예상 못했는데?!

스마일

표면이 완전히 탄화된 것으로 추측됨. 이 고기, 먹을 수 없음.

클레어

큿… 그냥 제가 구울 테니까 집게 이리 주세요.

벨 리스

…오늘 안에 먹을 수 있을지가 궁금하네.

아세라

아하하! 저 쪽은 또 시끌시끌하네.

다들 신나보여서 나도 덩달아 즐거워지는 걸?

역시, 다들 모여서 파티를 하자고 한 건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 그치?

나:

신년 축제의 마지막이 엉망이 되어버렸으니까.

하루 늦었지만, 그 대신이라고 생각해.

아세라

어때, 에핀델도 오길 잘했지?

에핀델

이렇게 시끄럽고… 품위 없는 파티는… 딱히, 취향이 아닌데요?

아세라

에이 왜 그래 에핀델. 내가 초대했을 땐 그렇게 싫은 표정은 아니었잖아?

에핀델

제, 제가 언제 그랬다고 그러셨나요?

그저… 동료들과 함께하는 작은 파티라길래-

그래도, 그런 일을 같이 겪었으니 얼굴 정도는 비추는 게 좋겠다 생각했을 뿐이랍니다.

그러니 착각하지 마시길.

그건 그렇고, 궁금한 게 있는데요 스트라니스 영애.

아세라

궁금한 거?

에핀델

어젯밤,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듣지 못했거든요.

아세라가 봤다는 별의 구원자가 남긴 기억.

아세라

아아- 그거? 그게 그렇게 궁금해?

나:

그건 나도 궁금한 걸?

아세라

단장까지? 다들… 별의 구원자에 대해 이렇게 관심이 많았었나?

에핀델

그야 궁금할 수밖에 없잖아요?

오늘 오전에 저도 관련자로서 폴라리스 측에 설명을 듣긴 했어요.

그 유물은 별의 구원자의 일기장이고-

그의 기억을 봉인의 촉매로 삼아 고대 공허체를 봉인한 물건이라구요.

대체 전설 속 영웅의 어떤 기억이 함께 봉인되었길래…

그만큼 강력한 녀석을 까마득한 세월동안 묶어 뒀을지 말이에요.

아세라

혹시, 그것도 가문에서 물어보라고 한 건 아니지?

에핀델

…부정하지는 않겠어요. 별의 구원자의 기억이라면 오를랑에 도움이 될지 모르잖아요?

아세라

흐음~ 그런 거라면 별로 도움이 안 될 텐데?

나도 선명하게 본 건 정말 일부분일 뿐이고…

나머지는 정말 찰나에 스쳐 지나간 거라 확실하진 않지만, 딱히 엄청난 기억은 아니었거든.

에핀델

전투에 대한 기억은 없었나요?

아세라

그런 건 전혀 없었어. 동료들과의 즐거운 추억 정도?

아, 내가 본 기억도 마침 신년을 기념하는 자리였던 것 같아!

나:

별의 구원자랑 동료들은 신년에 어떻게 지냈는데?

아세라

글쎄… 내가 보기엔 그냥…

스토리 일러스트

아세라

아하핫! 지금 우리랑 비슷하던걸?

전설 속의 영웅이라고 엄청 대단한 걸 하지는 않더라구.

정말 딱 우리들처럼 웃고, 떠들고, 음식을 나눠먹고…

뭐 그런 장면뿐이었어.

루나

어어, 스마일! 탄 부분은 먹지 말라더니 네가 먹으면 어떡해?

스마일

경미한 정도는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음.

…그리고 살짝 탄 부분, 맛있음.

루나

그래? 그럼 나도 어디-!

으퉤퉤퉷-! 이건 너무 탄거잖아-!

스칼렛

오오! 제법 호탕하게 먹지 않느냐! 나도 질 수 없지!

벨 리스

으아앗! 소스 다 튀었잖아 이 사고뭉치 도마뱀아!

나:

아무래도 전설 속 영웅들인데

우리들처럼… 은 아니지 않을까?

아세라

조, 조금은 더 점잖았던 것 같기도 하고? 아하하!

리사

여러분…! 이제 곧 로켓 점화식이 시작될 시간이에요!

다들 자리에 착석!

아세라

시작한다, 단장! 얼른 가자!

에밀리

벨 리스님, 질문이 있습니다.

벨 리스

질문? 뭔데?

에밀리

로켓 점화식이 열리는 건 1월 1일인 어제여야 하지 않습니까?

벨 리스

…몇 번이나 말했잖아? 기왕 만들어둔 로켓이랑 폭죽들이 아까우니까 하루 늦었지만 발사하기로 했다고.

어제는 예상치 못한 일 때문에 NOA 시내 전체가 어수선해져서 행사가 중단됐으니까.

에밀리

…아. 잊어버렸습니다.

벨 리스

으윽… 자꾸 잊어버리면서 왜 물어보는 건데?

리사

자, 이제 진짜 시작해요…!

아세라

있지, 고마워 단장.

나:

갑자기?

아세라

응.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으니까 말해주고 싶었어.

물론 이런저런 일이 있기는 했지만…

정말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거든. 이번 신년 축제.

축제 준비를 한다면서 허둥지둥댔던 시간이나, 단장이랑 같이 춤을 췄던 시간…

그리고 같이 등을 맡기고 싸웠던 시간 같은 것들 말이야.

나중에 떠올리면 모두 그땐 그랬었지 하고 함께 웃을 수 있는-

그런 추억들이 잔뜩 생긴 거잖아?

단장이 함께라서 더욱 좋은 추억이 된 것 같아. 그래서 고마워.

…그리고 하나 더.

무도회장에서 단장, 영애들이랑 싸우려고 했었지?

나:

…역시 눈치챘었구나.

아세라

응. 괜히 단장이 미움받는 게 싫어서 모르는 척 끼어들었지만…

솔직히, 좀 기뻤어. 나를 위해 그렇게 화내주는 사람, 별로 없거든.

내 꿈, 다들 비웃기 바빴으니까.

나:

그건… 당연한 일이었어.

아세라

그 기억 속에서도, 별의 구원자랑 그 동료들도…

서로를 저렇게 믿고 따랐겠구나… 싶더라.

…보다 보니까, 괜히 그런 생각이 들었어.

단장, 그 별의 구원자랑… 좀 닮았더라구.

나:

얼굴을 본 거야?

아세라

음… 아니? 그건 아닌데.

그치만…! 풍기는 분위기 같은 게… 비슷하다는 그런 느낌?

나:

느낌…?

아세라

그러니까! 단장처럼 뭔가… 보고 있으면 왠지 믿음직스럽달까…!

옆에 있으면 마음이 든든하달까…!

아, 아무튼!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올해도 잘 부탁해, 단장.

별의 구원자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들을 이끌어줘.

모두 의지하고 있으니까.

나:

응, 그래.

나도 잘 부탁해.

아세라

…응!

아하핫, 새해 복 많이 받아, 단장!

루나

해피 뉴 이어!

스마일

만사형통.

긴 불꽃의 선이 밤하늘에 그어졌다.

순간의 굉음 뒤로 남은 건, 어둠 위에 수놓아지는 찬란한 궤적.

마치 잊지 못할 오늘을 하늘에 새기듯이.

아세라

아참! 이 로켓 점화식…!

루나

응?

아세라

어쩌다 하게 되었는지 알-

…

아, 아냐! 아무것도.

루나

흐음-?

아세라

…후후, 이건 그냥 나 혼자 알고 있는걸로 해야지, 응!

활기찬 목소리

으하하하! 이몸의 화려한 로켓! 날아라! 날아!

조용한 목소리

…설계는 전부 제가 했고, ■■■님은 껍데기에 옷 입힌 게 다잖아요…

활기찬 목소리

후후!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 같으니.

내 작품 덕에 더 위엄있는 로켓이 되었으니 내 공이 제일 큰 거다!

차가운 목소리

…근데, 달력으로 따지면 신년은 어제 아니야?

활기찬 목소리

괜찮아~ 괜찮아! 용족은 인간의 기준 따위 신경 안 쓴다!

거 쫑알쫑알 시끄럽게 굴지 말고 잠자코 봐라!

따뜻한 목소리

■■, 어때? 고향에서 하던거랑은 역시 좀 다르려나?

여유가 된다면, 앞으로는 매년 해볼까? 로켓 점화식.

활기찬 목소리

음! 좋은 생각이구나!

조용한 목소리

그럼, 내년엔 어디서 할까요?

따뜻한 목소리

후후후, 글쎄…

종업원

…으음, 이 의상이 이렇게 손상될 정도의 싸움이었다니…

이건… 수선하기 보다 새로 맞추는걸 추천드리고 싶군요.

에핀델

역시… 알겠어요. 그러도록 하죠.

종업원

낮에 입으십니까, 저녁에 입으십니까?

에핀델

낮에 한 벌, 저녁에 한 벌.

종업원

안감은 어떻게 해드릴까요?

에핀델

늘 하던 대로 해주세요.

종업원

알겠습니다. 그럼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에핀델

…휴우.

에핀델

솔직히 여전히 잘 모르겠어.

어쩌면 영원히 너의 생각에 동의하기란 어려울지도 모르고.

하지만…

솔직히 부럽긴 하네.

밝게 빛나는 네 모습이.

…그리고, 모든 걸 걸고 네 옆에서 지탱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말이야.

그건, 어떤 드레스를 입는다고 해도… 얻긴 힘들겠지.

종업원

손님. 일단 샘플로 몇 가지 가져와 봤는데, 한번 살펴보시겠어요?

에핀델

고마워요. 그럼 어디-

이건 웨딩 드레스잖아요…?

종업원

아앗! 죄송합니다 손님…! 다른 손님에게 보여드릴 물건과 헷갈렸나 봐요!

자,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에핀델

웨딩 드레스… 뭐, 아름답긴 하네.

…나한테는 어울리지 않겠지만.

…그래도 만약 입게 된다면 옆에는 누가-

…!

흠! 흠흠! 휴우! 내가 별 생각을 다하고 있네!

스토리 및 일러스트 © Studio B-Side. 비공식 열람용 아카이브입니다 — 문의나 요청은 사이트 소개 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