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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궤적에 물들어가는 신년의 밤! · 챕터 1

신년 축제를 앞두고

기억은 언제나 조용히 스며든다.

대부분은 잠시 스쳐가는 빛처럼, 떠오르자마자 사라진다.

하지만 때로는—

머릿속 깊은 곳에 감춰두었던 상자가 불쑥 열리기라도 한 듯,

그 안에 담긴 장면들이 또렷하게 되살아날 때가 있다.

지금 떠오른 이 기억도, 아마 그런 종류일 것이다.

이처럼 공기가 차가웠던 계절에, 우리가 겪었던 이야기.

그때였던가, 아니면 아직 오지 않은 언젠가였던가.

문득 스치는 기억들은, 늘 그렇게 흩어져 떠오른다.

에핀델

다시- 원, 투, 원, 투!

아세라

워, 원투! 원~투?

에핀델

아니예요, 박자가 틀렸잖아요!

아세라

원, 투, 원, 투!

에핀델

발차기를 하라는게 아니예요, 지금 영애는…

춤을 춰야 하는거라구요!

아세라

히잉- 어려워-!

아세라의 춤은- 그것은 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힘차고, 박력있으며, 절도가 담겨 있었다.

무섭도록 엄격한 에핀델의 호된 지도와 함께 시작한 지옥의 댄스 트레이닝이 벌써 1시간째.

첫 연습인걸 감안해도 아세라의 상황은 썩 좋지 않아 보였다.

루나

…갈 길이 머네.

스마일

…점점 댄스의 스텝이 아니라 무술의 킥으로 완성되어가고 있음.

…어쩌다 일이 이렇게 흘러가게 된 거였더라.

이 일의 시작은- 얼마전에, 아세라가 집에서 온 편지를 받으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아세라

…

슬슬 올시간이 됐는데. 루나랑 스마일, 조금 늦네?

단장, 두 사람 오늘 늦는다든가 미리 말했었던가?

나:

따로 들은 건 없는데.

루나

후아~ 늦었네, 늦었어.

윽, 역시… 아세라는 제 시간에 와 있었나 보네.

아세라

루나. 너무 늦었잖아. 벌써 모이기로 한 시간보다 30분이나 늦었다구.

루나

그건 미안하긴 한데…

도로부터 인도 위까지 사람들이 가득 차 있어서 고생 고생하며 왔다고.

오히려 아세라는 어떻게 벌써 와 있는지 궁금한데? 사람 없는 지름길이라도 있었어?

아세라

아니, 나는-

…아침 일찍 단장한테 보충 훈련을 시켜달라고 해서… 그때부터 계속 여기에…

루나

세상에… 물어본 내가 어리석었다…

새벽부터 그러면 피곤하지도 않아?

아세라

조금 피곤하긴 하지만… 강해지려면 부지런해야 하는 법이니까.

지난번 의뢰를 수행하다 실수했던 게 조금 분하기도 했고.

루나

정말이지, 아세라는 모범생이라니까~

그나저나, 스마일은 아직이야?

스마일

…도착.

약속 시간보다 약 35분 13초 지각을 확인.

먼저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로 기본적인 매너를 지키는 노력을 어필함과 동시에…

상정 외의 인파에 휩쓸려 엉뚱한 길로 진입하고 말았다는 자기 변명을 추가.

돌아오려 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길을 크게 우회해야 했음.

나:

확실히, 오늘따라 거리에 사람이 많긴 했지.

아세라

이제 곧 신년 축제 기간이니까.

아직 새해 당일이 되려면 시간이 좀 남긴 했지만, 다들 벌써 축제가 시작된 분위기네.

여정을 향한 정신없는 나날이 이어지다 보니 어느새 한 해가 끝나가고 있었다.

연말이 될 수록 모임이다 어쩌다 하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건 라비스타도 비슷한 모양이었다.

거기에 더해서…

나:

신년 축제라…

라비스타, 그중에서도 NOA에서는 따로 신년 축제라 이름 붙인 커다란 행사가 있는 모양이었다.

며칠전부터 시작된 축제 준비로 기간 한정 노점이 거리 여기 저기 설치되기 시작하고 각종 행사, 이벤트등을 홍보하는 사람들로 거리는 시끌벅적 했다.

오가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 보다는 새로 다가오는 새해와 축제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

제법 크게 열리는 축제인가봐?

아세라 & 루나 & 스마일

…?

갑작스레 조용한 침묵이 찾아왔다.

6개의 흔들리는 눈동자의 시선이 모두 나를 향했다.

나:

다들 표정이 왜 그래…?

스마일

…방금 단장의 질문에서 상식 밖의 가능성을 관측.

루나

설마 단장…

NOA의 신년 축제에 대해서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거야?

정말로? 진짜로?

아세라

단장, 이럴 때 보면 묘하게 상식이 어긋나 있다니까?

나:

그렇게 큰 행사야?

루나

그럼 당연하지!

자고로 신년 축제라는 것이 무엇이냐…!

그야말로 쾌락이 가득한 천국! 마르지 않는 도파민의 샘!

마치 내일은 없다는 듯 밤낮없이 울려 퍼지는 행복한 웃음소리!

1년간 차곡차곡 열심히 모아둔 비상금을 아낌없이 흥청망청 써버리는 환락의 축제가-

아세라

…루나.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 않아?

물론 다들 축제 기간만큼은 힘든 걸 잠시 잊고 즐기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나:

오호…

아세라

루나가 조금 과장하긴 했지만, NOA의 신년축제가 크고 화려하기로 유명한 건 사실이야.

스마일

아세라가 말한 대로. 상점가에선 신년을 기념한 특별 세일이 시작.

루나

노점에선 평소 가격의 반값도 안 되는 맛있는 음식들을 잔뜩 먹을 수 있지!

스마일

상점가에 열린다는 슈퍼-칠리-핫소스-챌린지-치킨 노점을 기대.

캡사이신을 듬뿍 첨가해 자극적인 풍미를 더했다고 홍보지에 쓰여있었음.

아세라

나는 극장에서 한다는 별의 구원자와 공허 괴수 특별 연극을 보고 싶은걸…?

단장은 뭐가 제일 하고 싶어? 팜플렛 구해뒀으니까, 한번 읽어봐!

나:

그럴까?

루나

후후… 하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가장 기대되는 건…

아세라

응응, 신년 축제 하면 역시 그거지!

루나

응, 새해맞이 올나잇 카지노 개방이지!

아세라

응응, 올나잇…

뭐-?! 뭐야 그게-?

스마일

루나가 도파민 이야기를 꺼낼 때부터 예상된 결과.

루나의 도박뇌를 제외하고 이야기하면, 신년 축제의 가장 즐거운 이벤트는…

아세라

로켓 점화식,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불꽃 놀이잖아!

이 세계에서도 불꽃 놀이가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방금 익숙하면서도, 이 세계에서 들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단어가 있었는데.

나:

방금…

루나

에엥~ 나는 그것보다 새해 맞이 카지노가 더 좋던데~

어때, 단장. 한번 도전해보지 않겠어? 내가 옆에서 도와줄 테니까~

아세라

…축제 기간동안 지갑 조심해 단장.

잠깐이라도 방심했다간 루나의 농간에 놀아나서 빈털터리가 되고 말 테니까.

루나

무, 무슨 소리야…!

스마일

현재까지 내가 본 루나의 베팅 승률은 언더 3.7%.

도박장에서 딜러를 이길 수 없다는 건 통계적으로 증명된 사실.

…신경 쓰인 걸 물어 보는건 다음에 하기로 하자.

스마일

하지만 루나의 승률은 상식적인 범위를 벗어나 있다고 단언 가능.

통계조차 모독하는 사상 최악의 겜블러. 그게 바로 루나.

루나

네가 안 볼 때는 가끔 이겼어, 안 볼 때는!

심오한 겜블링의 세계에 대해서 스마일 네가 뭘 알아…!!!

스마일

때로는 모르는 게 좋은 일도 있음.

루나

으이잇…!

스마일

우으으… 볼 잡아당기기 중단 요청…!

리사

아, 여기 계셨네요 여러분.

루나

응? 리사잖아. 무슨 일이야?

리사

아세라 앞으로 편지가 한통 와있더라고요.

아세라

편지? 나한테 온 편지를 왜 리사가 전해주는건데?

리사

그게… 아마 이분들은 아세라의 주소를 몰랐던 거 아닐까요?

아세라

으응? 이분들이라니?

리사

이 편지, 스트라니스 가문에서 온 것 같거든요.

아세라

…엣?

우리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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