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달, 그리고 검 · 챕터 7
갈등

세르팡
으으… 온몸이 뻐근해…
토토
꾸룩…
페이
우는소리 그만하고 움직여라. 녀석들이 쫓아오고 있다.
세르팡
에에~ 진짜 피곤한데…
토토
꾸루욱~
어쩐지 점점 동쪽으로 가고 있네.
린
그러게요. NOA에 오면서 본 풍경이에요.
동대륙의 동물, 식물도 간간이 보이는군요.
???
여기 있었나.
린
세 명…!
페이
벌써 여기까지 쫓아왔나.
???
크흐흐…
티엔
점점 가까워지는군.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시엔
그런데 티엔 언니. 사슬낫의 제니는…
티엔
아아… 더 이상 우리와 함께할 수 없다고 하더군.
시엔
…설마 그대로 보내셨나요?
티엔
연합에서 빠진다는데 그냥 보낼 수는 없지…
시엔
그렇다면… 후후…
티엔
흥… 그래…
여행 경비를 쥐여 줬다.
무공의 고수라도 어린아이니까. 적당히 돈은 가지고 있어야지.
시엔
역시 언니. 배려심이 넘치세요.
어차피 사슬낫의 제니는 사대천왕 중에서도 최약체.
유성추의 세드, 만력쇄의 호른, 삼절곤의 애니…
티엔
아아… 지금쯤 녀석들과 맞닥뜨렸겠지.
시엔
남은 사대천왕 전부를 상대하면 녀석들도 무사하지는 못하겠군요?
후후후…
티엔
큭큭큭…

티엔 & 시엔
하하하하하하!

페이
약하다!
뭐냐, 너희들은?! 합공의 기본이 안 되어 있잖나!
유성추의 세드
아니, 억울합니다! 다른 두 명이 절 도왔으면…!
페이
닥쳐라! 네놈이 제일 문제다! 혼자 날뛰다 제일 먼저 제압당하지 않았나!
세르팡
뭐, 상대하기 편해서 좋았지만~
토토
꾸룩~!
만력쇄의 호른
누님, 혹시 제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페이
동작이 굼뜨다! 공격 하나하나는 위력적이지만 다음 움직임으로 연결이 느려!
삼절곤의 애니, 너는 반대로 너무 가볍다! 삼절곤이 몸놀림을 못 따라가더군.
삼절곤의 애니
그렇군요… 배웠습니다.
적에게 가르침을 받고 있어…
린
…세 분은 페이에게 복수하러 온 것 아니었나요?
유성추의 세드
아뇨? 돈으로 고용된 것뿐인데요.
만력쇄의 호른
저는 무전취식 대금을 받아서 원한이 풀렸습니다.
세르팡
단장이 대신 냈지만.
페이
크흠! 크흠!
삼절곤의 애니
여기 들어오면 친구를 만들 수 있다고 들었는데…
마지막만 이유가 짠하지 않아…?
페이
아무튼 너희는 멀었다!
무공이란 말이다! 이렇게? 저렇게!
이런 식으로 펼치는 것이다! 알아들었나!?
유성추의 세드
…네?
만력쇄의 호른
지금 무슨 말씀하십니까?
솔직히 나도 못 알아 들었어.
세르팡
페이 사저는 천재과거든.
남에게 가르치는 걸 잘 못해. 방금처럼.
페이
세르팡, 토토! 너희도 마찬가지다!
세르팡
응? 우리?
토토
꾸룩?
페이
유대감이 깊어진 건 인정하지. 하지만 부족해.
움직임이 단순하다! 상대방에게 의존하고 있지 않나!?
세르팡
윽… 확실히…
토토
꾸룩…!
페이
그리고 린! 너는 검끝이 흔들린다.
린
…!
페이
검은 마음을 따라 나아가는 법.
검이 흔들린다는 건 마음에 잡념이 가득하다는 증거!
린
그만.
페이
음?
린
그만하시죠, 페이.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엄밀히 따지면 저희는 적.
언젠가는 검을 맞댈 사이입니다. 그런데 감히 가르치려 드는 건가요, 지금?
페이
핫! 적과 아군을 따질 필요가 어디 있나!
우리들은 무인.
무의 길을 걷는 동료다. 함께 성장하는 편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린
무인, 무의 길, 천문, 매번 같은 이야기…
그 외에 중요한 건 없나요?
페이
물론이지! 그보다 중요한 게 어디 있나?
린
……
페이
…차갑구나, 린. 눈빛이 만년설보다 차가워.
다, 다른 것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내게 있어…
린
철이 덜 들었군요.
페이
응?
린
페이. 저희는 어른입니다.
아이들을 보살피며 나아갈 길을 제시해 줘야 하는 어른이에요.
그런데 아직도 최강을 이야기하나요? 어린아이들도 아닌데.
페이
하, 하지만…!
린
더 이상 얘기해 봤자 시간 낭비군요.
세르팡, 토토, 단장님? 저는 바람 좀 쐬고 돌아올게요.
린이 고개를 숙인 후, 동쪽에 있는 개울가로 걸어갔다.
세르팡
그… 페이 사저, 괜찮아?
페이
…무의 길을 위해, 사명을 다하기 위해.
세르팡
응…?
페이
천문을 완성하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다.
원한을 사도 좋다. 눈총을 받아도 좋다. 손가락질을 당해도 좋다.
그럼에도 꿋꿋이 이 길을 걸어 나가는 게 나의 꿈, 나의 목표, 나의 운명이라고…
…아까 이렇게 얘기해야 했는데!
멍청한 놈! 천치 같은 놈! 말주변이 부족해서…!
크아아악!
유성추의 세드
누님?! 지금 때려 부수고 있는 그거, 저희가 타고 온 마차 아닙니까?!
삼절곤의 애니
어, 언니! 잠시만, 조금만 진정…!
만력쇄의 호른
그거 빌린 거예요! 망가지면 변상해야 합니다, 누님!
페이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
…설거지하고 올까.
세르팡
단장, 설거지하러 가게? 우리도 따라갈게.
토토
꾸룩!

개울가에 도착해 세르팡, 토토와 함께 설거지를 시작했다.
세르팡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당주님이 그랬거든. 어려운 지령이 아니라고.
페이 사저만 데려가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는데…
린 사저가 페이 사저한테 차갑게 구는 모습은 처음 봐…
토토
꾸룩…
둘이 어떤 관계였어?
세르팡
진짜 친하게 지냈어.
사저 둘 다 부모님이 없거든.
당주님을 부모로 섬기고 서로 자매처럼 붙어 다녔어.
……
세르팡
나 어릴 때 진짜 몸 약했다?
툭하면 침상에 누워있었어.
그런 나를 챙겨준 사람이 두 사저인데…
린 사저랑 페이 사저가 싸우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아.
그래서 토토랑 나랑 둘이서 페이 사저를 제압하려 한 건데…
…우린 아직도 약해.
토토
꾸룩…
무릎에 얼굴을 파묻은 세르팡의 등이 들썩거렸다.
세르팡…
세르팡
오물오물… 응? 왜?
간식 먹는 거였구나?
세르팡
응. 기분이 안 좋을 땐 단 걸 먹는 게 최고야.
단장도 호박엿 먹을래? 이거 맛있어.
세르팡이 건넨 호박엿을 받아먹었다.
달콤하네.
세르팡
…먹었지? 내가 준 간식을 먹었겠다?
그렇다면 의뢰 하나 들어줘!
…공짜 아니었냐고?
단장~ 순진하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
그런 달콤하고 허황된 게 라비스타에 존재할 리 없잖아? 안 그래?
토토
꾸룩.
세르팡
자~ 뭘 의뢰해 볼까…?
최고급 과자로 만든 집? 초콜릿이 무한히 솟아나는 분수?
실현가능한 걸로 부탁해.
세르팡
뭐야~ 여정 단장이라더니 이런 것도 못 해줘?
하는 수 없지…
그럼 만약에. 아주 만약의 일이지만…
린 사저랑 페이 사저가 서로에게 검을 겨눌 때.
그때, 단장이 두 사저를 막아 줘.
누구도 다치지 않게.
이건 가능하지? 아니, 불가능해도 들어줘야 해!
단장, 나한테 간식 받아 갔잖아. 토토가 증인이야!
토토
꾸르르르르!
하는 수 없나.
세르팡
에헤헤~ 의뢰 성립이지? 좋아!
설거지도 끝났으니 슬슬 돌아갈까?

린
……
페이
우리들은 무인!
무의 길을 걷는 동료다. 함께 성장하는 편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어린 날의 페이
린, 나는 대륙에서 최강이 될 거다.
무의 길을 걷는 무인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사명이지! 너도 그렇겠지?

린
하나도 변하지 않았군요, 페이.
하나도…
당주
생사 불문, 반드시 페이를 데려오너라.
반드시.
무슨 뜻인지 이해했느냐?

린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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