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달, 그리고 검 · 챕터 2
그녀의 이름은 페이

루나
갸아아아아아악!!
무슨 일이야?
스마일
뻔함. 또 카지노에서 전 재산을 날렸을 게 분명.
루나
말을 왜 그렇게 해!? 누굴 도박 중독자로 보고 있어!
맞는 말이지만.
대단한데, 스마일~? 점성술사의 기질이 있어.
어때? 한번 제대로 배워볼래?
동료니까 수업료는 절반만 받을게!
스마일
불필요한 재화 낭비. 거절.
루나
딱 한 번! 딱 한 번만 믿어봐!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잖아?
스마일
거절.
루나
아~ 정말! 나 빈털터리라니까? 지갑이 텅 비었다고!
동료로서 기부해줄 수도 있잖아!
변함없이 뻔뻔하구나.
루나
아~! 동대륙의 도박사만 아니었어도 내가 따는 판이었는데.
승부를 걸면 내빼고, 블러핑은 기가 막히게 알아채고! 뭐야, 진짜! 마음이라도 읽나?
동대륙?
스마일
동쪽 바다 너머에 있는 대륙.
귀한 약재, 가득. 실험에 자주 쓰임.
루나
맞아~ 동대륙은 품질 좋은 약재로 유명한 곳이지.
돈이 없을 때 길가의 버섯을 동대륙의 약재라고 홍보해서 팔았었는데… 그리운걸.
사기잖아…
루나
뭐, 어때! 덤터기 씌운 것도 아니고 제값 받고 팔았다고?
그건 그렇고 동대륙이라~ 한번 가보고 싶네!
아침부터 사람들이 무술을 연마하고 환상종이라는 동물이 가득하다던데!
NOA에 없는 도박도 잔뜩 있겠지~?
스마일
약재, 환상종은 나도 관심 있음.
하지만 거리가 멀어. 불필요한 동선 낭비는 사절.
루나
그건 그래. 배를 타고 한참이나 가야 하니까.
그나저나 아세라는 어디 갔어? 아침부터 안 보이네.
스마일
…가설 제시.
혹시 주방?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두 사람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
루나
중요한 점성술이 있던 걸 깜빡했네. 먼저 일어날게.
스마일
중요한 실험이 있단 걸 망각. 먼저 일어나겠음.
잠깐만. 나도 중요한 의뢰가…
아세라
다들 여기 있어? 와서 식사해!
그런데…
단장, 혼자야? 다른 애들은?
뒤를 돌아보니 루나와 스마일이 사라져 있었다.
배신자들…!
아세라
배신자? 그게 무슨 소리야?
아무튼 하는 수 없네. 이번에도 단장이랑 둘이 먹어야겠는걸.
단장, 빨리 와!
최근, 요리에 재미가 들린 아세라는 자진해서 식사를 담당하고 있다.
식사를 준비하기 귀찮았던 루나와 스마일은 기뻐했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아세라.
아세라
왜?
어디서 특이한 냄새 안 나?
아세라
오오! 역시 단장, 대단해!
실은 이번에 특별한 재료가 들어왔거든.
바다 너머 동대륙의 영지버섯이 시장에 나왔지 뭐야? 그래서 바로 샀어!
레시피에는 한 스푼만 넣으라고 했지만.
요리는 정성이니까. 느낌 가는 대로 만들어봤어!
냄새만 맡아도 위장에서 경련이 일어났다.
이게 문제였다. 아세라는 조금, 아니 다소 창의적인 요리를 선호했다.
날이 갈수록 루나와 스마일은 끼니를 거르고 나 혼자 희생… 아니, 식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전부터 얘기했지만...
내가 요리해도 되는데…
아세라
무슨 소리야? 단장이 얼마나 바쁜데 요리까지 어떻게 시켜.
그리고 내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신경 쓰지 마.
하지만…
아세라
됐어. 괜찮다니까 그러네?
뭐해? 어서 가자.
어떻게 본심을 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데 문이 열렸다.
리사
단장님, 단장님! 지명 의뢰예요!
동대륙의 풍월당 당주가 단장님을 지명했어요!
아세라
지명 의뢰? 정말?! 그거 엘리트 구원단이나 받는 건데!
게다가 풍월당이라니… 동대륙에서 가장 유명한 문파잖아?
잠깐만! 금방 루나랑 스마일 데려올게!
리사
네?
아세라
응?
리사
뭔가… 오해하신 것 같은데…
지명 의뢰는 단장님 앞으로만 왔어요.
아세라
뭐? 의뢰 내용이 뭔데?
리사
NOA의 길안내요.
아세라
세 살배기 꼬마애도 할 수 있는 일 아니야?
그걸 왜 지명 의뢰해? 단장, 풍월당 당주랑 무슨 사이야?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이야.
리사
여러분,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에요.
바다 너머 동대륙… 그것도 풍월당에서 지명 의뢰를 했다고요?
아무리 간단한 의뢰라도 완벽히 수행해서!
동대륙에 명성을 떨치고! 구원단의 체급을 올려!
제가 편히 놀고먹을 수 있는 대기업급 구원단이 될 절호의 기회예요!
변함없이 솔직하구나.
리사
아무튼 캔들 스퀘어에서 만나기로 했으니 천천히 준비하시고… 응?
욱! 냄새…!
아세라
마침 잘됐네. 야채 스튜 만들었는데 한 그릇 먹고 갈래?
리사
힉…!? 아, 아니요! 사양할게요!
냄새만 맡아도 속이 안 좋아서…! 아니, 최근에 다이어트를 시작해서…!
아, 아무튼 괜찮습니다!
아세라
그래? 그럼 단장이랑 내 것만 준비해야겠다.
지명 의뢰라고 했지? 바로 갈게!
아세라
응? 그렇게 급히?
리사
약속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어서 천천히 오셔도 되는데요?
가자, 리사! 서둘러! 시간이 없어!

리사와 캔들 스퀘어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주변에서 빵을 사와 느긋이 먹었다.
어떻게 해야 본심을 전할 수 있을까…
아세라가 요리를 그만두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데.
???
…훌륭한 탄력이군.
옆에서 손이 튀어나와 나의 팔뚝을 만져왔다.
뭐, 뭐야!?
???
무공을 배우기 적합한 신체야.
참, 자기소개가 아직이었나!
쪼그려 앉아 있던 동대륙의 검사가 몸을 일으켰다.
페이
반갑다! 나는 페이.
지금은 실전된 무공인 천문을 재건하고 있지.
천 번, 만 번을 하늘에 물어 올바른 답을 들었을 때 달도 벨 수 있는 무공!
어떤가? 듣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나?
원한다면 제자로 받아주마! 지금 들어오면 그대가 첫 번째 제자다!
……
페이
…왜 뒷걸음질 치지?
아니, 이해했다. 누가 갑자기 무공을 배우라고 하면 경계심이 들겠지.
하지만 천문은 굉장하다고! 지금부터 설명해 주마!
4시간… 아니, 하루 정도면 천문의 매력을 조금이나마 알려줄 수 있을 것 같군!
선약이 있어서 이만.
자리를 피하려는데 뒤에서 붙잡아왔다.
페이
시간이 부족한가, 알겠다!
그렇다면 대련이다! 실전을 통해 천문의 강력함을 보여주지!
어째서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데!?
한참 동안의 실랑이 끝에 간신히 페이를 진정시켰다.
페이
시간도 없고 대련도 싫어하고…
생각보다 까탈스럽군, 그대.
내가 할 소리 아니야?
페이
됐다. 오늘만 날이 아니니까.
같은 하늘 아래에 있으면 언젠가 또 만나겠지.
내 이름, 페이 비앙체.
언젠가 천문이라는 두 글자와 함께 대륙 널리 알려질 이름이다.
잊지 말고 기억해 두도록. 그럼!
그 말과 함께, 동대륙의 검사가 떠나갔다.
그러고 보니 시간이…
시계탑을 올려다보니, 약속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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