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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R

바람, 달, 그리고 검 · 챕터 5

나인가?

당주

세르팡과 토토에게는 페이를 데려오라고만 했지.

하지만 너에게는 다른 지령을 내리려 하느니라.

린

……

스토리 일러스트
나:

린? 무슨 일이야?

린

아, 아니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세르팡, 출구가 보이나요?

세르팡

아니, 안 보여… 깜깜해…

린

막다른 길로 유인한 건 아니겠죠, 페이?

페이

여기까지 와서도 의심하나? 출구는 있다. 아니면 나까지 왜 따라 들어왔겠나?

세르팡

으으… 좁아~

토토

꾸룩, 꾸룩…

린

세르팡과 토토에게도 좁나 보군요. 어쩐지 저도…

페이

하핫! 그렇게 큰 걸 달고 있는데 세상천지에 좁지 않은 곳이 어디 있겠나?

린

네? 그게 무슨 뜻…?

히얏?!

조, 조용히 하세요! 단장님이 듣고 계시잖아요!

나:

얼마나 더 가야 돼?

페이

아마 곧 도착할 거다.

세르팡

아파!

토토

꾸룩?!

린

문에 부딪쳤나요? 세르팡, 괜찮으세요?

세르팡

으으… 머리가 깨질 것 같아…

나:

그래. 그러면 여기서 잠시 대기…

페이

음?!

나:

윽?! …웁!

스토리 일러스트

린

꺅!?

토토

꾸룩!?

세르팡

아파! 또 부딪쳤어!

페이

미안하군. 고의는 아니었는데 괜찮나?

나:

이, 일단은…

린

앗?! 다, 단장님?! 지금 말씀하시면 곤란…!

스토리 일러스트

린

이, 일단 숨부터! 숨부터 멈추세요! 숨 쉬면 안 돼요!? 평생 원망할 거예요!

세르팡

왜 그래? 뒤에 무슨 일 있어?

페이

…오호라.

린

세르팡, 빨리 빠져나가세요! 빨리!

세르팡

빛이다… 이제 좀 살 것 같아…

토토

꾸룩…

린

단장님, 숨 안 쉬셨죠? 네!?

나:

숨 안 쉬었어.

린

진짜인가요? 정말이죠!? 거짓말하시는 거 아니죠?!

나:

맹세할게.

린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아으으…

페이

하핫! 감사의 인사는 됐다, 단장!

린

페이, 당신은 조용히 하세요!

나:

추격자들이 올 거야. 움직이자.

서둘러 움직이는데 가까운 곳에서 누군가가 튀어나왔다.

경비대원

잠깐.

세르팡

NOA의 경비대원 아저씨네?

린

…곤란하군요. 어떻게 봐도 수상해 보일 상황이에요.

페이

걱정 마라. 동네 꼬마들이 약초를 캘 때 자주 사용하는 길이니까.

제대로 설명하면 문제없다.

이봐, 우리는…

경비대원

페이, 나를 기억하나?

페이

응?

세르팡

에에…?

나:

…설마?

경비대원

3년 전, 너에게 패배한 무인이 있었지.

무공을 포기하고 서방의 검술을 배우게 됐지만.

그때의 패배는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있다.

세르팡

설마… 아까 걔네랑 동료?!

토토

꾸룩!

페이

…또 나인가!?

린

얼마나 싸움을 걸고 다니신 건가요?! 대체!

경비대원

동지들!

경비대원이 외치자 주변에서 다른 경비대원들이 몰려왔다.

경비대원

검을 들어라, 페이. 그리고 패거리들아.

3년 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페이

하핫! 재밌군! 실로 유쾌해!

뭐하지, 다들? 준비해라.

일이 해결되기 전까지 임시 동맹, 아니었나?

세르팡

토, 토토! 이리 와!

토토

꾸, 꾸루룩!

린

…후우.

나:

…어쩔 수 없나.

경비대원

졌군.

덕분에 후련해졌어. 겨뤄줘서 고맙다.

세르팡

으응…?

복수하러 온 거 아니었어? 그런데 이걸로 끝?

경비대원

복수…? 훗.

강자에게 재도전하는 것.

그로서 내가 얼마나 강해졌는지, 지금 길이 맞는지 확인하려고 찾아온 것뿐이다.

페이

동대륙의 무예를 버렸어도 서방의 검술로 무의 길을 걸어가는가.

만류귀종이로군.

세르팡

만류… 뭐?

린

모든 물줄기는 바다로 흐른다

사용하는 무공과 무술은 다르더라도 추구하는 목표는 같단 뜻이에요.

경비대원

서둘러라. 곧 다른 연합원이 몰려올 거다.

나:

동료는 얼마나 많이 남았어?

경비대원

단장님은 하늘에 별의 개수를 세고 계십니까?

세르팡

얼마나 많은 잘못을 저지른 거야, 페이 사저…

페이

…세르팡, 너는 지금까지 먹은 간식의 개수를 기억하고 있나?

린

글러 먹었군요…

페이

나, 나는 잘못한 거 없다!

애초에 무인이라면 대련을 즐겨야 정상 아닌가?! 그런데 왜 내가 원한을 산 거지?!

린

도장 현판은 왜 깨셨어요.

페이

엉터리 무공으로 문하생들의 돈을 갈취하는 문파가 있는데 어떻게 그냥 지나치는가!

세르팡

무전취식했다는 소문도 돌던데…

페이

……이봐, 거기.

전보다 훨씬 강해졌다. 인정하지.

지난 3년 동안 네가 걸어온 길은 틀리지 않았다.

경비대원

그렇다면 다행이군.

나:

화제를 돌렸어.

경비대원

용건은 끝났으니 먼저 가마. 수고해라.

린

잠깐… 잠깐만요.

그걸로 끝인가요?

경비대원

음?

린

무의 길 때문에 찾아온 게 전부인가요? 그걸로 모든 원한이 풀렸나요?

경비대원

하하! 그래. 무인으로서 속이 시원해졌다.

페이, 다음에 또 만나지.

페이

그래. 대련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그리고 경비대원들은 손을 흔들며 NOA로 돌아갔다.

페이

들었지? 녀석들이 추격해 오기 전에 움직이자.

세르팡

어쩔 수 없나~ 그런데 페이 사저, 혹시 간식 같은 거 없어?

토토

꾸룩!

나:

우리도 가자.

린

…무의 길.

나:

…?

린

그게 그리 중요한가요?

무의 길이라는 게 대체 얼마나 대단하다고…!

나:

……린?

린

…아.

죄송합니다. 잠시 다른 생각 중이었어요.

가시죠, 단장님.

세르팡

린 사저…? 아, 안돼!

토토

꾸룩!

저 위력은…?

나:

(생포를 위해서라기엔)

나:

(지나치도록 날카로운 공격이었지…)

린의 뒤를 따라 먼저 간 세 사람을 좇아갔다.

린

……

당주

세르팡과 토토는? 자고 있느냐?

린

예. 첫 배를 타기 위해 일찍 침소에 들었습니다.

당주

풍월당의 당제자. 어린이반 사범.

린

제자 린, 여기 있습니다.

당주

그리고…

화조풍월의 백월이여.

린

……

당주

세르팡과 토토에게는 페이를 데려오라고만 명했지.

하지만 너에게는 다른 지령을 내리려 하느니라.

린

…당주님이 원하신다면 바람도, 달도 베어내겠습니다.

당주

그래, 린. 너는…

생사 불문, 반드시 페이를 데려오너라.

린

…!

당주

반드시.

무슨 뜻인지 이해했느냐?

잔혹하다 생각하느냐?

어릴 때부터 동고동락해 온 너의 사저를 생사불문 데려오라 명령하는 게?

린

……

당주

페이가 비밀 서재에서 천문서를 훔쳐 달아나 수년간 자취를 감춘 후.

들려오는 소식은 풍월당 출신의 무인이 수많은 원한을 사고 다닌다는 악명뿐.

가만두면 언젠가 화근이 될 것은 자명하지.

린. 최근 너의 검을 보았다. 검 끝이 흔들리더구나.

머리에 잡념이 가득하다는 증거.

린

……

당주

내가 말해주기 전에 페이가 NOA에 있다는 사실을 들었느냐?

린

…예.

당주

왜 검끝이 흔들리는지도 알고 있느냐?

린

예. 당주님.

당주

선택하거라.

스스로 굴레를 끊어내겠느냐, 아니면 다른 사람이 끊어줄 때까지 기다리겠느냐?

린

…화조풍월에 배속되어 수년간 당주님을 모셔 왔습니다.

사명보다 대업을 중시하고, 감정보다 명령을 우선시해왔으나.

당주님께서 제 생각을 물으셨으니 꾸밈없이 답하도록 하겠습니다.

화조풍월의 백월, 린.

당주님의 지령을 받들어 탈주자 페이를 제 손으로 직접.

생사불문, 당주님 앞에 데려오겠습니다.

스토리 및 일러스트 © Studio B-Side. 비공식 열람용 아카이브입니다 — 문의나 요청은 사이트 소개 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