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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R

바람, 달, 그리고 검 · 챕터 3

원수는 광장에서 만난다

리사

시간에 딱 맞춰 오셨잖아요, 단장님!

이번 의뢰는 동대륙에 보이저 구원단을 널리 알릴 기회!

대기업 구원단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요?!

나:

최대한… 허억! 빠르게… 스읍! 뛰어왔어…!

리사

안에 풍월당 분들이 기다리고 계세요. 서두르죠!

그리고 이번 의뢰, 어쩌면… 후후~

응접실에 들어가자 누워 자는 여자아이, 새(?), 그리고 올곧게 앉아 있는 여성이 보였다.

리사

어떠세요, 단장님?

연상, 연하. 어느 쪽도 귀엽고 예쁘죠?

나:

그게 의뢰랑 무슨 상관이야…

리사

후후, 그럼 좋은 시간… 아니, 말씀 편하게 나누세요!

문이 닫히기 직전, 리사가 절호의 기회라고 입모양으로 말하고 나갔다.

???

처음 뵙겠습니다, 여정 단장님.

린

저는 린.

동대륙의 풍월당에서 어린이반 사범을 맡고 있답니다.

나:

어린이반 사범?

린

예. 풍월당은 공허체와 맞서 싸울 무술을 정립한 문파.

원래는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가르침이 전해졌죠.

하지만 100년 전부터는 일반인에게 개방돼서 생활체육도 가르치고 있어요.

저는 아이들에게 풍월당의 무공을 알려주고, 예의범절을 교육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뛰어오셨나요? 땀이 나고 계신데요…

잠시만요. 손수건이 있어요.

응♪ 응♪ 됐다… 아!

죄, 죄송합니다. 아이들을 상대하는 경우가 많아 저도 모르게…

…네?

고맙다고요…? 후후,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세르팡, 토토? 슬슬 일어나셔야죠?

세르팡

후아아암~

토토

꾸룩…

세르팡

…그쪽이 여정 단장이야?

별로 특별해 보이지는 않는데…

토토

……

린

세르팡? 겉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건 나쁜 버릇이에요.

저희의 일거수일투족이 풍월당을 대표한다는 점, 알고 계시죠?

세르팡

윽… 아, 알았어, 린 사저.

안녕, 여정 단장~ 나는 세르팡. 이쪽은 내 친구 토토.

토토

꾸룩!

나:

특이하게 생긴 올빼미네?

토토

꾸룩?! 꾸루루룩!

세르팡

하아아암… 서방 사람들에게는 올빼미로 보일 수도 있겠네.

하지만 토토는 환상종이야. 그것도 봉황.

나중에 성체가 되면 하늘을 덮을 만큼 커다래진다고?

토토

꾸룩! 꾸루루룩~!

세르팡

그런데 아무것도 못 먹어서 그런가… 하아아암~

졸려…

여정 단장, 혹시 간식 없어? 기왕이면 달콤한 걸로!

린

세르팡…! 초면에 실례예요.

나:

사탕이라면 있어.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자, 세르팡이 낚아채 갔다.

세르팡

와! 동대륙에서 보기 힘든 오렌지 맛 사탕이잖아? 토토, 같이 먹자!

토토

꾸룩!

세르팡

우물우물… 에헤헤! 달콤해, 맛있어…!

단장, 다른 간식은? 더 없어?

린

세르팡, 토토…?

잠깐 저랑 얘기 좀 할까요?

세르팡

헉!

토토

꾸룩!?

나:

다른 맛도 있어.

주머니에 있던 다른 사탕도 꺼내서 세르팡과 토토에게 건넸다.

나:

마음껏 먹어.

모두

……

나:

…왜 그래?

린

…단장님이 어떤 분이신지 조금은 알 것 같아서요.

처음 보는 사람도 다정하게 배려하는 모습…

후후, 칭찬하는 의미에서 쓰담쓰담~

어째서인지 린에게 머리를 쓰다듬어졌다.

셋을 데리고 가장 먼저 안내한 곳은 시내였다.

나:

여기가 NOA의 시내야.

세르팡

오오...! 여기가 NOA 시내!

카페 스트레가가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근처에 있나? 에헤헤~!

토토

꾸룩!

린

…골목이 많군요.

만약 저곳으로 들어가면 쫓아가기 까다롭겠어요…

나:

?

다음으로 안내한 곳은 광장이었다.

린

이 시간에 이만한 인파라니… NOA에는 정말 많은 사람이 살고 있군요.

세르팡

…어때, 토토? 보여?

토토

…꾸룩.

세르팡

그래? 당연한가~

첫술부터 배부를 수는 없으니까.

나:

…?

세르팡

지쳤다~

NOA 진짜 넓네… 끝이 안 보여…

토토

꾸루룩…

린

단장님, 지금 속도로 NOA를 둘러보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나:

1주 정도 걸리지 않을까?

린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군요. 속도를 높여야겠어요.

세르팡, 토토? 움직이죠.

세르팡

에에~ 방금 쉬기 시작했는데…?

토토

꾸룩…!

린

후후. 가야 할 길이 멀어요.

아! 아니면 환단을 드릴까요? 피로 해소에 효과적인데.

세르팡

환단…?! 새, 생각해 보니까 괜찮아! 출발하자!

토토

꾸, 꾸룩! 꾸루룩!

린

후후. 단장님, 다시 안내 부탁드리겠습니다.

???

응…?

루그

린. 세르팡, 토토. 그리고 단장님.

오랜만입니다.

린

루그! NOA에 계셨나요? 반가워요!

세르팡

루그 언니, 오랜만~

루그

그런데 어쩐 일로 함께 다니고 계십니까?

나:

의뢰를 받아서 NOA를 안내해 주고 있어.

나:

서로 아는 사이야?

루그

예.

…설명이 끝났다는 듯 루그가 입을 다물었다.

세르팡

루그 언니, 여전히 설명 잘 못하네~

루그

그렇습니까? 설명이 부족했군요.

린

후후. 스승님은 다르지만 루그와는 10년 전에 함께 수련한 경험이 있어요.

루그

마침 잘 됐군요.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페이는 어디 있습니까?

나:

페이…?

루그

최근 페이를 찾는 사람들이 NOA에 몰려들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을 저지른 겁니까? 그리고 왜 페이는 함께 있지 않습니까?

세르팡

마, 맞다! 카페 스트레가에 가는 걸 깜빡했네!

단장, 안내해 줘!

나:

카페 스트레가는 아까 지나쳤는데?

세르팡

알았으니까 빨리, 빨리~!

토토

꾸룩! 꾸룩!

린

…먼저 가 계시겠어요, 여러분?

저는 루그를 배웅하고 따라갈게요.

카페 스트레가를 향해 걸어가는데 세르팡이 말을 걸어왔다.

세르팡

단장, 우리 당주님이랑 어떤 사이야?

…만난 적도 없어? 정말?

그런데 왜 단장한테 지명 의뢰를 했어?

나:

나도 잘 모르겠어.

세르팡

헤에~ 뭐, 상관없나?

당주님이 내린 결정이니까. 이유가 있겠지.

토토

꾸룩!

세르팡

…응?

단장도 궁금한 게 있다고? 뭔데?

나:

셋은 무슨 일로 NOA에 왔어?

나:

관광이 목적은 아닌 거 같던데.

세르팡

그건… 으음…

당주님이 비밀이라고 한 적은 없으니까. 얘기해도 상관없겠지?

대신 카페 스트레가는 단장이 사줘! 약속했다? 에헤헤~

토토

꾸룩!

세르팡

…풍월당에는 비밀 서재가 있어.

천 년 전의 무공 비급, 대륙에 몇 없는 희귀한 서적들을 보관하고 있지.

당주님밖에 출입하지 못하는 장소야.

그런데 어느 날, 당제자 중 한 명이 거기서 천문서라는 비급을 들고 달아났어.

나:

천문서?

세르팡

응. 먼 옛날에 실전된 문파의 비급이야.

내용은 별것 없다고 들었어. 기껏해야 마음가짐이나 기초 무공 정도?

하지만 당주님만 출입가능한 비밀 서재에 침입해서 비급을 훔쳐 달아났으니까.

풍월당에서는 그 제자를 파문, 비급을 회수하기 위해 쫓고 있어.

세르팡

몇 년 동안 흔적도 못 찾았는데~

NOA에서 도장 깨기를 하고 다닌다는 정보를 입수했거든. 그래서 잡으러 왔어.

혹시 페이라는 이름을 듣게 되면 알려줘. 자그마한 단서라도 좋으니까.

나:

페이라면 혹시…

세르팡

왜? 들은 적 있어?

토토

꾸룩?

세르팡

이미 페이 사저를 만났어?! 진짜!?

토토

꾸룩!?

세르팡

…정말이었구나. NOA에 있었어.

하지만… 으음…

어디로 가야 만날 수 있을지 전혀 감이 안 잡히네.

뭐, 상관없나? 언젠가는 만나겠지.

페이

무공을 배우기 적합한 신체의 보유자 아닌가! 또 만났군.

세르팡

여기 있었어!

토토

꾸룩!

페이

세르팡과 토토? 간만이군, 잘 지냈나!

오랜만에 만나니 반갑군! 나를 만나러 NOA까지 왔나? 기특한 녀석들!

갑자기 나타난 페이는 스스럼없이 세르팡과 토토의 머리를 마구 쓰다듬었다.

나:

(긴장감이 전혀 없어…)

세르팡

이익…! 이거 놔!

페이

응?

세르팡

착각하지 마! 우리는 당주님의 지령을 받고 왔으니까.

천문서를 반납하고 따라와, 페이. 그렇지 않으면…!

페이

…그렇군.

세르팡

윽…!

순식간에 분위기가 변한 페이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페이

나를 잡으러 온 것이었나?

하지만 천문서는 천문을 완성한 후에 돌려주겠다고 당주님에게 전했을 텐데?

세르팡

일방적으로 쪽지만 남기고 갔잖아!

토토!

토토

꾸룩!

페이

호오? 해보자는 건가?

세르팡

풍월당의 당제자, 세르팡! 그리고 토토!

탈주자 페이! 당신을 쓰러뜨리고 동대륙에 데려가겠어!

토토

꾸룩!

페이

핫! 싸움을 걸어온다면 피할 이유는 없지.

그쪽은 어떻게 할 거지?

세르팡

여정 단장은 관계없어.

풍월당 일은 우리가 알아서 해. 그렇지, 토토?

토토

꾸룩!

페이

여정 단장…? 그대가 여정 단장이었나!

기회가 되면 겨뤄보고 싶지만 이쪽이 먼저겠지.

3수.

아니, 5수 양보해 주마. 와라, 세르팡. 토토.

세르팡

말 안 해도 그럴 생각이야! 간다!

토토

꾸룩!

페이

……

세르팡

…이겼다.

이겼다! 처음으로 페이 사저를 이겼어!

에헤헤! 이걸로 린 사저랑 페이 사저가 싸우지 않아도 되겠지?

수고 많았어, 토토!

토토

꾸룩!

페이

그래, 수고 많았다.

세르팡

핫!?

토토

꾸룩!?

페이

쓰러졌다고 방심하다니 아직 멀었군.

세르팡

기절한 척 연기했어…? 치, 치사해!

토토

꾸룩!

페이

방심은 금물이라고 예전에도 말했을 텐데.

린도 같이 왔나? 어디 있지?

세르팡

나랑 토토가 대답할 것 같아!?

카페 스트레가의 한정 디저트를 가져와도… 마음은 흔들리겠지만!

절대!

절대 대답하지 않아!

토토

꾸루우욱!

페이

그래? 하는 수 없군. 그렇다면…

나:

잠깐만.

나:

일방적으로 괴롭히는 건 안 돼.

페이

핫! 일방적이라면 일방적일 수도 있지.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고통을 주는 건 아니니까.

각오는 됐나? 세르팡, 토토!

세르팡

…우읏!

토토

…꾸루룩!

세르팡

에헤헤! 에헤헤헤헤!

토토

꾸후후! 꾸후루후루룩~!

세르팡

그만…! 에헤헤! 그만!

간지럼 태우기는 이제 그만~! 에헤헤헤!

페이

하핫! 여전히 간지럼에 약하군.

나:

…평화로운 방법이긴 하네.

페이

아직도 말하지 않을 생각인가? 간질간질~

음? 벽 뒤에서 소리…?

절초

백룡출수

대기를 찢어발기는 충격파가 페이가 있던 자리를 쓸고 지나갔다.

세르팡

힉?!

토토

꾸루루룩?!

나:

?!

???

…피했나.

몸놀림 하나는 인정해 주지. 잽싸군.

페이

종이 한 장 차이지만 말이지.

얼굴도 드러내지 않고 기습하다니 예의가 없군.

누구냐? 정체를 밝혀라.

티엔

나, 티엔.

페이, 네놈에게 알려줄 이름 따위는 없다.

나:

방금 티엔이라고 하지 않았어?

티엔

……

페이

…그러고 보니.

티엔

…백룡출수!

페이

칫!

나:

없었던 일로 하려 하고 있어…!

페이

훌륭한 무공이군. 하지만 움직임이 직선적이다.

가까이 붙으면…!

절초, 백룡승운

페이

큭?!

달려나가던 페이에게 폭풍이 몰아쳤다.

시엔

…죄송합니다, 티엔 언니. 합류가 늦었습니다.

티엔

아니, 딱 맞춰 도착했다. 시엔.

페이

…가까이서 언니가 붙으면 멀리서 동생이 지원하는가? 단순하지만 강력한 합격술이군.

그런데 왜 나를 노리는 거지? 짐작이 안 가는군…

티엔

…흥!

시엔

…기억하지 못하시나요?

페이

혹시 술빵을 계산하지 않고 가져갔나?

티엔

아니다!

페이

다른 사람과 대련할 때 내가 끼어들었나?

시엔

후후, 아니랍니다.

페이

강해 보인다고 싸움이 걸렸나? 내가 문파의 현판을 부쉈나? 그것도 아니면…

나:

짚이는 부분이 너무 많지 않아…?

티엔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군.

페이

아니면… 그거군!

가르침을 달라는 청을 거절하고 지나쳤나! 미안하다! 많이 바빴던 모양이야!

하지만 지금은 괜찮다! 천문이 알고 싶다면 24시간, 아니 168시간도 설명해줄 수 있다!

티엔

그것도 아니야!

페이

…귀청 떨어지겠군. 속에 화가 가득 차 있어.

후대를 이을 짝이 없어서 그러나? 그런다고 다른 사람에게 화풀이하는 건 옳지 않다.

티엔

네가 참견할 바 아니야!

시엔

맞아요. 티엔 언니는 무에 모든 걸 바친 몸.

늙어 땅에 묻힐 때까지 정조를 지킬 겁니다.

티엔

응? 아니, 그건…

페이

…훌륭하군.

무인으로서 흠잡을 데 없는 마음가짐. 존경한다.

시엔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티엔

아니, 시엔. 왜 네가 감사 인사를…

시엔

하지만 공은 공. 사는 사.

페이. 당신은 우리에게 크나큰 상흔을 남겼습니다.

따라서 은원관계를 청산하기 전에.

티엔

네놈을 그냥 돌려보낼 수는 없지.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항복 같은 건 하지 마라.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

페이

핫! 이러쿵저러쿵 돌려 말하는데 간단한 이야기 아닌가?

전부 때려눕혀달라는 소리겠지!

페이가 땅을 박차고 둘에게 접근하려던 순간.

티엔

…흥!

시엔

가능하다면, 말이죠.

페이

큭?!

벽 뒤에서 장병기들이 쏟아져 내려 페이가 뒤로 물러났고.

뒤이어 골목길 사이로 수많은 사람들이 무기를 들고 나타났다.

무도가 A

여기다! 여기 있다!

무도가 B

우리들의 원수, 페이가 여기 있다!

페이

…핫.

둘이 전부가 아니었군?

티엔

말했을 텐데. 은원관계를 청산하러 왔다고.

시엔

당신에게 원한을 가진 사람이 저희 둘 뿐이라 생각하셨나요?

티엔

어디 한번 때려 눕혀봐라.

시엔

저희 전부를, 요.

스토리 및 일러스트 © Studio B-Side. 비공식 열람용 아카이브입니다 — 문의나 요청은 사이트 소개 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