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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R

웨딩 워즈 : 5월의 신부 대결전 · 챕터 7

좋은 기회라니까

나:

…그렇게 된 거야.

에핀델에게 상황 설명을 하면서도 어쩌다 이런 난장판이 벌어진 것인지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프레이가 제안한 메이플라워 페스티벌에의 VIP초대. 심사 위원으로서 5월의 신부 선발.

모나스티르의 축제 부흥을 위한 간단한 협력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5월의 풍요를 바라야 했던 메이플라워 페스티벌은, 시작과 동시에 나라는 사냥감을 쫓는 흰색 웨딩드레스 입은 사냥꾼들의 살기등등한 헌팅 페스티벌이 되어 있었다.

에핀델

…역시 그랬군요.

짐작은 했지만… 아주 고약한 오해에 휘말리셨네요.

나:

알고 있던 거야?

에핀델

말씀드렸잖아요? 구출하러 왔다고.

그, 그런 이야기는 애초에 믿지 않고 있었으니까요!

한낱 뜬소문에 부화뇌동해서야, 오를랑의 이름을 짊어졌다고 말할 수 있겠어요?

나는 에핀델의 복장을 주시했다…

에핀델

무, 무례한 시선은 거둬주시겠어요?

이건 그러니까… 마, 만에 하나의 확률을 고려해서 전략적으로…

…

아, 아무튼!

크흠, 역참에 말 두 마리를 준비해 둔 참이에요.

그러니 함께 도시를 빠져나가는 게 어떨까요?

나:

응?

에핀델

후후, 그렇게 믿기 힘들다는 표정 지으실 필요 없어요.

마침 저도, 혼란한 NOA에 갇힌 신세라고 볼 수 있잖아요?

그러니 단장님의 에스코트를 받아 함께 빠져나가면 어떨까 하는데…

오를랑의 보라매에게 빚을 지울 수 있는 기회잖아요? 설마 놓치고 싶진 않으시겠죠?

나:

아니, 나갈 생각은 없는데….

에핀델

후후, 믿음직한 동행이 생겨 기쁜걸요? 그러면 속히 이동을…

…

…네?

나:

나갈 생각은 없다고 했어.

에핀델

자, 잠시만요.

여기에선 나야말로 영광이야라고 말씀하셔야 하는 흐름이 아닌가요?

나:

카르멘과 약속했거든.

나:

다시 보기로 말이야.

에핀델

아니, 그, 그런 뜻으로 말씀드린 게 아니라…

그… 괜찮으시겠어요?

지금 NOA는 안전하지 않아요. 오히려 단장님께 가장 위험한 상황이잖아요?

수많은 독사들이 단장님을 노리고 있는 독사굴에 굳이 남아 계시겠다니, 저는 이해가 잘…

나:

약속을 했으니까.

나:

날 지켜주다 쓰러진 사람의 약속을 어기고 싶지 않아.

에핀델

…

하, 하지만 저는요…?

저 역시 단장님을 지켜드리려고…

…큿.

네, 그러면 다시 저 전쟁터 안으로 들어가시던가요! 귀하의 손해니까요!

나:

응.

아까는 구해줘서 고마웠어, 에핀델!

에핀델에게 등을 돌리고 걸음을 옮기려 했다.

에핀델

자, 잠시만요…!

계획은 있으신 건가요?

어떻게 나아갈지, 목표가 어딘지 정도는…

나:

교회로 가려고.

에핀델

교회… 요?

그, 의중을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나:

카르멘과 교회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어.

그러니 거기서 대책을 논의해 보려고.

에핀델

…

하아, 어쩌다가 오를랑의 보라매가 이런 꼴이…

네, 알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그러니까… 제게는… 그렇지. 귀하께 진 빚이 있었잖아요? 손수건을 되찾아주셨으니까.

그러니 빚을 갚을 겸, 귀하와 동행하며 지켜드릴게요.

…

…설마 그것까지 거절하시진 않겠죠?

나:

그게 그렇게까지 큰 빚인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해주면 나야 고맙지.

에핀델

…

하아, 네에, 뭐. 짐작하고 있었으니까요.

제가 아쉬운 처지라는 것쯤은.

나:

아쉽다니?

에핀델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럼 짧은 시간이겠지만 잘 부탁드릴게요.

그러니까, 음…

…동행으로서요.

그러니, 옥상 쪽을 통해서 이동하도록 하죠.

나:

옥상으로?

눈에 더 잘 띄지 않을까?

에핀델

고지대이고 노출되어 있지만, 그건 반대로 과시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오를랑의 보라매가 귀하를 지키고 있다는 걸요.

나:

그냥 몰래 숨어서 가면…

에핀델

…다른 신부들도 비슷한 생각을 할 거예요. 분명히 매복이 있을 겁니다.

정면 승부로 저를 꺾을 자신은 없을 테니, 난전을 유도해서 단장님만 낚아채 가려 하겠죠.

좁고 골목이 많은 주택가는 그런 싸움에 이상적이니까요.

그러니 눈에 잘 띄더라도, 전면전을 강요할 수 있는 옥상을 주무대로 삼을 거예요.

나:

보기보다 상당히 치밀하구나, 에핀델.

에핀델

…약하지만 절실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싸우는지, 알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지금으로선 지붕을 통해 이동하는 게 어떨까 해요.

나:

알겠어.

에핀델만 믿을게!

스토리 및 일러스트 © Studio B-Side. 비공식 열람용 아카이브입니다 — 문의나 요청은 사이트 소개 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