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것들을 위한 소나티네 · 챕터 11
소나티네

로베르타
클레어, 있어?
클레어
...아, 로베르타 님.
로베르타
눈 떴다는 얘기 듣고 왔어.
몸은 좀 어때?
클레어
괜찮습니다, 로베르타 님 덕분에.
벨 님은 정밀검사까지 끝내고 퇴원했습니다만…
저는 선임 메이드들이 자꾸만 더 쉬라고 얘기하는 바람에, 아직이요.
분명 제가 없으면 사고를 치고도 남을 사람들이라 걱정은 되지만요.
로베르타
뭐 어때? 이참에 다시 리프레쉬 하고 좋지.
사실 진작 왔어야 했는데... 이것저것 갑자기 할 게 많아져서 말이야.
클레어
괜찮습니다.
로베르타 님께서 신경 써주시는 건 저도 잘 알고 있으니까요.
문제들은 전부 잘 마무리된 건가요?
로베르타
으음, 어느 정도는 그렇지.
캔들 스퀘어의 일은 도플갱어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종결됐어.
검은 책에서 새어 나온 괴리의 힘이 일으킨 현상- 정도로 정리해 두었지.
클레어
…그렇군요.
로베르타
그리고 검은 책...
아, 카넬리아의 일기장이라고 했었지.
우리 쪽에서 회수해서 여러 가지로 조사해 봤는데 말이야.
예상대로, 이전에 있던 사건들과는 달리 공허의 힘이 발견되진 않았어.
대신... 아주 강력한 감정이나 미련 같은 게 느껴졌다고 하더라고.
분석 소견치곤 너무 추상적이라서, 맥락으로만 이해하고 말았지만.

카넬리아
카넬리아 리스는, 오래전에 망가져 있었죠.
단지, 메이드장이라는 이름. 그리고...
잠깐이지만 바라볼 수 있었던 빛으로... 버텼을 뿐.

클레어
...아주 강력한 감정이나 미련 같은 것...
그 책의 주인이 누구였는지 생각해 보면 전혀 없는 얘긴 아닐지도 모르겠군요.
카넬리아 님은 그 이후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로베르타
...별 일 없이 조용해.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순순히 잡혀줄 때부터 그럴 것 같긴 했지만...
꼭 본인은 완전히 소임을 다한 사람처럼, 욕심도 바람도 없다고 해야 하나.
뭐... 그 뒤로는 알리시아 님의 권한으로 특수 관리 대상이 되버려서 말이지.
폴라리스의 권한자가 아니라면 나조차도 관여할 수가 없게 됐어.
클레어
특수 관리 대상이요…?
그렇… 군요.
로베르타
꽤 기대했을 텐데, 실망하게 해서 미안.
클레어
…아뇨, 괜찮습니다. 이 정도로 얘기해주신 걸로도 감사드립니다.
아무리 전임 메이드장이라고 해도, 지금은 전례 없는 일의 당사자죠.
그 정도면 제가 아니라 벨이라고 해도 충분히 이해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처럼 투덜거리긴 하겠지만요.
로베르타
그래, 그렇게 해준다면 안심이네.
솔직히 카넬리아와 직접 관여되어 있는 두 사람이 제일 걱정이었거든.
클레어
로베르타 님과 궤도 수색대 3팀 여러분들의 지원이 아니었다면-
저희만으로는 해결하기 벅찼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로베르타
캔들 스퀘어 내부에서 이런 일이 생긴 건 처음이었으니까.
그래도 결과적으로 일은 잘 풀렸고, 어쨌든 해결된 사례가 생긴 셈이니…
만약 이후에도 문제가 생긴다면 훨씬 대처하기 편할 거야.
우리 궤도 수색대 3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도와줄게. 편하게 연락해.
클레어
감사합니다, 로베르타 님.
여유가 된다면 사무실로 찾아뵙겠습니다.
루그 님께도 감사를 전해야 하니까요.
로베르타
좋아, 루그한테도 전달해 둘게.
...아, 참.
이걸 돌려준다는 걸 잊었네.
클레어
이건… 여명의 빛…
로베르타
잘 간직해.
분석실에서 얘기하길, 부정적인 힘은 완전히 유실된 걸로 보인다고 해.
하지만 만약이란 게 있으니 조심은 하라더라고.
원칙대로라면 우리 팀에서 관리해야겠지만...
그래도 전 메이드장의 물건이니까…
캔들 스퀘어의 책임자에게 돌려주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클레어
...네.
감사합니다, 로베르타 님.
로베르타
그럼, 이만 가볼게.
나중에 또 보자!

알리시아
...괴리.
안정과 평온의 속성인 조율을 역전시킨-
대상을 와해하고 붕괴시키는 힘이라.
이 힘으로, 신성 장벽에 그 조그만 균열을 만든 거군요.
아주 미세한 균열이지만… 수복 술식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균열을 찾았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당신은-
아니, 그 여자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려나요.

카넬리아
...후후.
절 만나자고 하신 이유가 그런 걸 물어보시기 위해서는 아닐 것 같은데요.
이미 공공연하게 밝혀진 문제로 심문을 열기 위해, 특별 대상까지 지정해서…
공정의 대마녀님께서 이렇게 심문 놀이나 하려던 것도 아니실 테고.
제가 NOA에 접근하는 것은 아스트로 생텀에서 관측이 되지 않았다고 해도…
결국 알리시아 님께선 일이 이렇게 될 걸 알고 계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아닌가요?
알리시아
이미 알고 있었다... 라고요.
당신은 제가 어디까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카넬리아
공정의 대마녀님께서 얼마나 전능하신지 감히 제가 알 수는 없겠지요.
필요에 의해 선과 정의를 배신했을 뿐, 결국 저도 일개 구원자인 것은 변함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알고 있음에도 손대지 않는 것이, 알리시아 님의 공리이자 공정인 줄은 알고 있습니다.
알리시아
…그렇게까지 생각하는군요.
칭송과 찬미가 뒤따르던 전 메이드장이 이렇게나 날이 서있을 줄이야.
카넬리아
저는 알리시아 님께서 무엇을 숨기고 계시는지 알고 있습니다.
알리시아
…
카넬리아
그리고, 그 때문에 제가 무엇을 짊어져야 했는지…
제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리시아 님이라면, 잘 알고 계시겠죠.
알리시아
그 여자에게 잘해 보라고 이야기는 했었지만…
결국 이렇게까지 와버린 거로군요.

카넬리아
……
알리시아
아까 제게 물어보셨죠. 왜 만나자고 했는지 궁금하다고요.
…좋습니다. 그 답을 해드리죠.
당연히 심문 놀이를 위해 귀하신 분을 여기까지 부른 것은 아닙니다.
한 마녀의 의뢰가 끝났으니… 이번엔 또 다른 마녀가 의뢰를 요청드리죠.
카넬리아
…의뢰, 말인가요?
알리시아
네. 메이드장이 아닌, 카넬리아 리스에게.
제가 드리려는 것은, 당신이 겪어야 했던 삶에 대한 사죄 같은 게 아닙니다.
그저 한 마녀가 당신이 납득할 만한 보상을 걸고 의뢰를 했던 것처럼…
…똑같은 제안을 할 뿐.
보상을 납득할 수 있을지, 그렇게 해서 의뢰를 받아들일지는… 당신의 선택입니다.
카넬리아
……
알리시아
당신은 당신의 역할이 모두 끝났다고 생각하겠지만...
아직 그렇지는 않답니다.

알리시아
서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는군요.
이제 장막이 걷힐 날이 머지않았으니…
…이쪽에서도 준비를 해야겠지요.
스토리 및 일러스트 © Studio B-Side. 비공식 열람용 아카이브입니다 — 문의나 요청은 사이트 소개 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