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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R

잊혀진 것들을 위한 소나티네 · 챕터 1

검은 책

푸른 장미의 가시넝쿨.

한때 존재했던, 과거의 이름.

내일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해도 의미가 없던-

흙먼지와, 공기와, 스쳐 가는 풍경이 만든 지금만이 삶의 모든 것이라고 믿었던 날들.

어쩌면 오만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지금에 마지막이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은.

청장미자매회 멤버 A

고, 공허체다!

청장미자매회 멤버 B

다들 위험하니까 물러나!

겁을 먹은 비명과, 도움을 바라는 눈빛.

모든 일상이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

무력함과 허탈함은 때론 사람의 발을 묶고, 숨통을 옥죄어온다.

스토리 일러스트

???

괜찮으신가요?

이 앞은 저희에게 안심하시고 맡겨주세요.

캔들 스퀘어의 메이드가, 여러분들을 돕겠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내려온 광채는 그 모든 것들을 구원했다.

어딘가 쓸쓸하고 텅 빈 온도의, 그림자에 가까운 빛.

그 빛줄기의 끝에서, 내일이 보였다.

클레어

네. 들어오세요.

메이드

실례합니다.

...어... 클레어님?

클레어

무슨 일이시죠?

당신은 분명, 장서관 업무를 담당하고 계시는 분이시군요.

그런데 왜... 그렇게 서 계시는 건가요?

메이드

그게... 클레어 님이 너무 피곤해 보이셔서요.

다음에 찾아뵐까요...?

클레어

아... 그랬군요.

별로 신경 쓰실 건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래서, 저한테 볼일이 있으셨던 게 아닌가요?

메이드

아, 다름이 아니라요.

이런 책을... 발견했는데요.

클레어

...책?

메이드

아무리 찾아봐도 도서 목록에서 발견하지를 못해서요.

혹시나 해서 보고드리려고요.

클레어

도서 목록에 없는... 책이라고요?

장서관의 책들이라면 목록에 없을 리가 없습니다.

도서 목록 등재 과정에서 누락이 생긴 건 아닐까요?

메이드

그, 그야 그런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최근 들어온 도서 중에는 이런 특이한 책은 본 적이 없거든요.

신규 도서라면 클레어 님의 반입 승인도 거쳐야 하니까...

오히려 조금 이상하다 싶어서요.

클레어

...음, 그런가요.

검은색 양장, 제목도 특징도 없는 책...

확실히 이상하군요. 제목조차 붙어있지 않은 이런 수상쩍은 책이라면 제가 반드시 내용까지 확인해봤을 텐데.

캔들 스퀘어의 책이 아니라 외부의 손님이 두고 간 책일 수도 있겠네요.

혹시, 책의 내용은 확인해 보셨나요?

메이드

아, 아니요! 말씀하신대로 방문객분의 물건일 수도 있어서...

책은 장서관 출입구 옆의 도서 반납함에서 발견했습니다!

클레어

...도서 반납함이라.

메이드

근데... 조금 이상한 게 하나 있긴 합니다.

어제 장서관 문을 잠근 것도, 오늘 장서관 문을 연 것도 저였는데요.

어제까지는 분명 도서 반납함에 아무것도 없었단 말이죠...

클레어

아무것도... 없었다고요?

메이드

혹시... 뭔가 짚이시는 거라도 있으신가요?

클레어

...글쎄요. 일단은 조사가 좀 필요할 것 같군요.

책은 저에게 맡기시고, 돌아가서 평소대로 업무 준비해 주세요.

괜히 괴소문으로 번질 수도 있으니, 다른 분들에겐 함구해 주시고요.

메이드

네, 알겠습니다.

클레어

...도서 목록에 없는... 검은 책.

...어딘가 익숙하면서 이상한 기분이 들어.

그래, 이건 책이라기보단 오히려...

...

...응? 어?

이거, 왜 안 열리는... 거지?

누가 책에 접착제라도 붙여놨나...!

스토리 일러스트

클레어

...방금 그 이상한 기분은...?

책이 안 열리는 것도 그렇고, 어쩐지...

이 책을 보면 안 된다는 것 같은 경고 같-

흐읏-!?

스토리 및 일러스트 © Studio B-Side. 비공식 열람용 아카이브입니다 — 문의나 요청은 사이트 소개 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