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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R

검은 설원과 불협화음의 듀엣 · 챕터 2

기묘한 동행

에밀리

임무 진행… 현재까지는 순조로움.

작전 구역으로의 이동은 계획대로 열차편을 이용한다.

본격적인 작전 투입에 앞서 다시 한번 준비태세를 체크.

개인 무장 상태 양호. 신체 컨디션 양호.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전투 상황 발생 시 즉시 대응 가능한 상태.

작전 목표는 출발 전 지시받은 바와 같이…

…

으음… 어… 그러니까… 칼라이드로 이동 후에…

…메모를 확인하면-

…캔들 스퀘어 칼라이드 지부에 잠입, 특이 사항의 유무를 확인할 것.

흠흠! 현 상태 유지하며 작전 구역으로 이동 예정.

…좋아. 문제는 없다고 봐도 무방-

트리쉬

무슨 혼잣말을 그렇게 해?

에밀리

핫…?!

…엿들으신 건가요?

트리쉬

엿듣다니! 그야 그렇게 큰 소리로 혼잣말을 중얼거리는데 들리지.

임무…? 잠입…? 그게 다 무슨 소리야?

에밀리

이, 잊어주시죠…!

비밀 작전의 내용은 민간인이 들어서는 안 되는 기밀 정보.

아무것도 못 들은 걸로 하셔야 합니다…!

트리쉬

아하하! 비밀 임무였구나? 알겠어 알겠어.

쉬잇…! 이건 우리 둘만의 비밀로 해줄게.

대신 나는 그 뭐야…

어둠 속에서 주인공을 지원하는 조력자… 비슷한 역할 할 테니까!

에밀리

으으… 작전의 기밀이 훼손…

트리쉬

하하하! 그러니까 비밀은 지켜준대도?

승무원

삶은 계란, 시원한 음료, 각종 디저트, 오늘 아침 자 뉴스 등. 판매하고 있습니다.

구매 원하시는 손님은 조용히 손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트리쉬

여기야 여기!

승무원

원하시는 상품이라도 있으십니까?

트리쉬

으음…

여기에서 제일 비싼 게 뭐야?

아 맞다, 혹시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 대가로 내가 쏠게!

에밀리

…사양하겠습니다. 약속대로 비밀만 지켜주시죠.

트리쉬

그래? 별로 배가 안 고픈가 보네.

아직 칼라이드까지 가려면 한참 남았는데…

그럼, 나는 일단 거기 음료수랑-

음?

플라티나 익스프레스 직원

승객 여러분 죄송한 말씀드리게 되었습니다.

저희 플라티나 익스프레스, 칼라이드행 특급 열차는 이번 역에서 무기한 정차합니다.

지난 밤부터 내린 폭설로 인해 칼라이드로 향하는 선로가 이용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이에 안전을 위해 불가피하게 운행을 중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승객 여러분들의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트리쉬

엣…?! 뭐야, 무슨 소리야?

여기서 정차라고? 아직 칼라이드는 한참 남았잖아!

으잇…! 치잇!

…어쩔 수 없지. 다른 방법이라도 구해보는 편이 좋겠어.

열차는 못 움직이더라도 분명 아직 다닐 수 있는 길은 있을 테니까.

이봐 비밀 요원, 혹시 생각 있으면 같이-

엇…?! 얘는 어디로 간거야?

마부

흐하하! 칼라이드? 당연히 갈 수 있지요.

요즘이야 다들 엔진이 최고라느니 마차의 시대가 끝났다느니 하는 소릴 하는데…

그거야 칼라이드의 눈보라를 못 겪어본 얼뜨기들이나 하는 소리죠.

그 엔진이란 것만 믿고 산맥의 샛길을 오르려다간 금방 푸쉭거리면서 뻗어버린다니까?

역시 제일 믿음직스러운 건 요 칼라이드 산맥에서 나고 자란 말들 밖에 없다는 말씀!

그건 그렇고…

아가씨는 무슨 일이 있길래 이렇게 급히 가야 한다는 겁니까?

보통 편하게 기차를 타려고 하지 굳이 마차까지 찾는 일은 잘 없는데.

에밀리

그건…

기밀이라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마부

기밀이요? 흐음… 뭐, 알려주기 싫으시면 그렇게 말하셔도 괜찮습니다만.

자… 그럼 시간 지체하지 않고 출발하겠습니다.

이럇…!

트리쉬

잠깐-! 기다려-!

마부

뭐, 뭐야…?! 아가씨, 갑자기 그렇게 마차 앞에 끼어들면 어떡해?

트리쉬

아하하! 미안미안. 급해서 그만.

아저씨, 이거 칼라이드로 가는 마차 맞지?

지금 당장 칼라이드로 가려면 아저씨네 마차를 탈 수밖에 없다고 사람들이 그러던데.

마부

후후! 맞긴 한데… 한발 늦었어 아가씨.

트리쉬

뭣…?! 왜?

마부

이미 타고 계신 손님이 계시거든. 합승이라도 해보려거든 허락을 받는 게 먼저-

트리쉬

아하하! 그런 거라면 걱정 붙들어둬! 내가 알아서 잘 해결할게!

마부

어, 어어? 이봐! 막무가내로 들어가면 안 돼!

트리쉬

후왓-! 차! 아하하!

에밀리

…?!

트리쉬

어랏? 또 만났네 비밀 요원?

에밀리

…비밀, 지켜 주신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트리쉬

아하하! 뭐 어때, 우리 둘 밖에 없는 걸.

그러고보니 서로 자기 소개도 안했잖아?

반가워! 난 아셀루스 협회의 일류 헌터 트리쉬!

전설의 마수 웬디고를 잡기 위해 칼라이드로 향하는 중이었지!

그런데 너도 알다시피, 기차가 멈춰버렸지 뭐야.

원래는 이런 구식 마차보다는 편안한 걸 타고 싶었는데…

글쎄, 다들 험로로는 안 가겠다는 거 있지?

눈 길로 가다가 마차가 망가지기라도 하면 어쩌라고 그러냐는데…

휴우…! 조금 불편하게 생긴 마차지만, 어쩔 수 없지! 같이 가도 괜찮지?

에밀리

…죄송합니다만 말씀드렸던 것처럼 전 지금 비밀 임무를 위해 이동 중이라서요.

민간인이 동행하는 건 아무래도 위험할 수도 있-

트리쉬

위험? 아하하! 그런 거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일류 헌터 특! 위험한 사냥감도 두려워하지 않고 잡아냄!

그런데 말이야…

기왕 이렇게 된 거, 그 비밀 임무에 나도 좀 끼워주면 안 돼?

비밀 임무라니, 완전 멋있잖아…

막, 악당의 본거지에 몰래 숨어 들어가거나 하는 거야?

결정적인 순간에 엄청 멋있게 등장해서 빠밤! 하고 악당들을 해치우고?

에밀리

안 됩니다…!

트리쉬

치잇…! 알겠어 알겠다구. 쉽게 안 넘어오는구나?

그래도… 그 비밀 임무라는 거, 아무래도 활동 자금이 넉넉한 편이 좋지 않겠어?

내가 마차비는 대신 내줄 테니까!

같이 타고 가자! 응? 이 근방에서 칼라이드까지 간다는 마차는 이것밖에 없단 말이야!

이러다가 웬디고가 북부 산맥 깊숙히 들어가버리면 안된다구!

에밀리

어, 어어어…? 으읏?! 갑자기 이렇게 거금을…?!

트리쉬

그럼 허락한거지? 그런 걸로 알게? 아하하!

자자, 마부 아저씨! 출발! 출발하자고!

에밀리

저, 저는 아직 허락한 적이 없는데요?!

트리쉬

아하하! 너무 걱정 말라니까?

일류 헌터 트리쉬와 함께 한다면 어떤 위협이든 금새 처리해버릴 수 있으니까!

에밀리

하아… 제 말을 전혀 듣고 있질 않잖아요…

트리쉬

그러니까… 캔들 스퀘어의 칼라이드 지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 수도 있다?

오오… 이야기만 들어도 두근두근한걸?

뭔가 멋있는 모험이 펼쳐질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에밀리

…더 이상의 정보는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끈질기게 캐묻는 건 여기까지 하시죠.

트리쉬

아하하! 알았어. 그냥 궁금했을 뿐이야.

그나저나 슬슬 조금 출출한데…

준비해 온 음식이라도 먹어볼까.

아, 너도 같이 먹을래?

에밀리

흐음… 사양하겠습니다.

임무 중에 배가 부르면 집중을 방해하기 마련이죠.

트리쉬

배… 안고파? 마차 출발한 이후로 아무것도 안 먹었잖아?

에밀리

임무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해서는 사소한 생리 현상 정도는 참을 수-

…있지만, 적정량의 열량 보충은 임무 수행에 필요하겠죠.

트리쉬

아하하! 그래그래. 역시 배고팠지?

그러니까 사양하지 말고 여기 최고급 폭신 생크림 케이크 특제 5호 같이 먹자.

이거 NOA에서 엄청 유명한 빵집에서 사온 거거든! 맛있을거야.

스트릿 베이커스라고 들어봤어? 들어보니까 한정 빵이 제일 맛있다던데 그건 이미 다 팔렸다고-

에밀리

맛있어 보이는 케이크입니다만, 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트리쉬

…어? 안먹어?

에밀리

전 이걸 먹겠습니다. 이쪽이 마음이 편해서.

트리쉬

그게 뭔데…?

에밀리

보존식입니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고, 쉽게 상하지 않으면서 열량도 빠르게 보충할 수 있죠.

한 팩 드릴까요?

트리쉬

으엑. 아니. 필요 없어. 이 일류 헌터 트리쉬에게 그런 건 너무 궁상맞은 식사라구!

에밀리

궁상맞다니, 전투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 제품입니다만.

트리쉬

…너 많이 먹어.

그런데, 굳이 그렇게까지 딱딱하게 굴 필요 있어?

지금 당장 전투가 벌어지는 것도 아니고.

에밀리

임무 중에는 언제 어디서 전투가 벌어질지 모르는 법이죠. 미리 대비해서 나쁠 건 없습니다.

트리쉬

으으… 이해를 못하겠네.

케이크, 맛있는데…

자… 배도 채웠겠다. 한숨 자볼까?

너도 안대 하나 빌려줄까?

쿨쿨 수면 안대 라고 했던가?

얼마전에 산 건데, 뭔가 특수한 기술이 들어간 신제품이야!

아무리 불편한 곳에서도 이걸 쓰기만 하면 숙면할 수 있대. 어때, 근사하지?

에밀리

아뇨. 전 괜찮습니다.

항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 불침번은 필수.

피곤하시면 먼저 눈 붙이셔도 됩니다.

트리쉬

에에… 재미없네 너.

정 그렇담 어쩔 수 없지!

나 먼저 한숨 자고 있을 테니까 뭔가 문제가 있으면 깨-

마부

크앗-!

트리쉬

우, 우왓-! 갑자기 뭐야?!

이봐, 밖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

마부

가, 갑자기 산에서 마수가…!

이쪽 길에 마수가 나타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트리쉬

치잇…! 어쩔 수 없네.

여기 있어. 저 녀석들은 내가 처리할 테니까.

에밀리

아뇨. 저도 돕죠.

후후… 전투라면 항상 준비되어 있습니다.

트리쉬

좋아…! 그럼 가자!

트리쉬

후우… 해치웠네.

에밀리

…전투 종료. 수고하셨습니다.

트리쉬

너, 보기보다 엄청 잘 싸우던데?

에밀리

트리쉬도… 잘 싸우시더군요.

트리쉬

아하하! 당연하지!

내가 말했지? 나는 사냥의 베테랑이라구.

어떤 마수가 나타난다고 해도 내 특제 블루 팽 두 자루가 춤을 추면 살아남을 수 없지!

일류 헌터의 사냥을 감상한 소감은 어때?

마지막 일격으로 날린 더블 스핀 백 덤블링 슬래쉬는 눈에 잘 담아뒀겠지?

멋있지? 배우고 싶을 정도지?

에밀리

트리쉬.

트리쉬

으응?

에밀리

다친 곳은 괜찮으신가요?

트리쉬

다친 곳? 나 안 다쳤어!

일류 헌터가 고작 이 정도 마수에 다칠리가 없잖아?

이건 그냥 살짝 긁힌 거라구.

에밀리

그렇다면 다행입니다만…

천천히 궁지에 몰아도 괜찮지 않았나요? 굳이 무리하게 몰아붙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트리쉬. 전투에 군더더기 동작이 너무 많습니다.

천천히 적이 먼저 움직일 때까지 기다려서 대응을 하는 게 좋았을 겁니다.

트리쉬

에에, 그치만 제자리에서 검만 휙휙 휘둘러서 싸우는 건, 멋이 없잖아!

일류 헌터 특! 전투할 때 자체적으로 스타일 점수 매김!

에밀리

굉장히 비효율적인 전투관이군요. 동의할 수 없습니다.

트리쉬

아아-! 몰라몰라! 이겼으면 된 거 아니야? 그것도 멋있게!

마부 아저씨! 전부 해치웠으니까 이제 나와도 돼!

출발하자 출발!

마부

휴우… 십년 감수했네.

그, 그럼 다시 출발하겠습니다.

스토리 및 일러스트 © Studio B-Side. 비공식 열람용 아카이브입니다 — 문의나 요청은 사이트 소개 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