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설원과 불협화음의 듀엣 · 챕터 1
설원을 향해

클레어
음. 모든 게 계획한대로야.
이대로라면 플랜 A를 변경하지 않고도 무사히 하루를 보낼 수-
메이드 A
클레어님!
클레어
무슨 일이죠?
메이드 A
다름이 아니라… 신규 메이드에게 지급할 앞치마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클레어
…문제라뇨?
메이드 A
그게… 세탁 후 확인을 해봤더니, 앞치마가 알록달록한 색으로 물들어 있었습니다.
조사해본 결과, 세제통에 세제 대신 염색약이 들어있더군요.
클레어
감히… 누가 그런 장난을 친 거죠? 스칼렛?
메이드 A
아뇨, 그게 아니라…
에밀리님께서 세제와 염색약을 깜빡하고 거꾸로 채웠다고 하십니다.
클레어
…후우. 신규 메이드의 교육 일정을 조금 미룰 수 밖에요.
제가 조정해두죠.
후우… 괜찮아. 아직 플랜 B가 있으니까 여유롭게-
메이드 B
클레어님, 문제가 생겼습니다.
클레어
…이번엔 또 뭔가요.
메이드 B
구원자분들이 크게 다투고 있어 사정을 들어봤습니다만-
훈련장 사용 스케줄이 꼬여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작성 당시에 뭔가 착오가 발생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클레어
혹시, 그 스케줄표 말입니다.
메이드 B
네?
클레어
작성한 사람이 에밀리입니까?
메이드 B
앗…! 맞습니다.
클레어
…그럴 줄 알았습니다. 가죠.
결국… 예비 플랜 H까지…
스칼렛
클레어어-!
클레어
후우. 또 뭡니까 스칼렛…
제발 부탁인데… 사고쳤다는 말만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스칼렛
사고? 이 몸이? 흐하하하! 농담도 잘하는구나 클레어는.
그게 아니라, 약속한 팬케이크는 언제 만들어줄건지 물어보러 왔다!
오늘의 할 일, 전부 끝내뒀거든!
밀려있던 장비 수선이랑, 옷감창고 재고정리도 깔끔하게 마무리했지. 흐하하!
그러니까 얼른 팬케이크 만들어줘라 클레어!
클레어
…아. 그런 약속을 했었죠.
미안하지만 스칼렛… 오늘은 너무 바빠서…
스칼렛
뭐, 뭐엇?! 팬케이크 만들어주기로 했잖아!
약속을 지켜라! 팬케이크으…!
클레어
오늘은 진짜 바빠서 안된다니까요…!
스칼렛
흠! 그런 사연이 있었구만!
에밀리 녀석… 그러고 보니 건망증이 요즘 따라 더 심해진 것 같긴 하다!
뭐, 원래도 자주 깜빡깜빡했지만!
클레어
고민이네요. 원인이라도 알 수 있다면 도움을 줄 수 있을 텐데.
스칼렛
흐음… 그야 힘들어서 그런 거 아니겠냐!
클레어
힘들어서…?
스칼렛
왜 가끔 그럴 때 있지 않아?
일이 너무 바빠서 방금 내가 뭘 하고 있었는지 까먹는다거나!
일과가 끝나면 먹으려고 했던 간식이 뭐였는지 잊어버린다거나 하는 일 말이다!
클레어
저는 모든 일을 계획에 따라 메모를 해두기 때문에 공감은 못하겠습니다만.
스칼렛
크읏…! 이 피도 눈물도 없는 계획광!
클레어
…하지만 일리는 있는 말이네요. 잠시 휴가라도 보내주는 편이 좋으려나.

에밀리
칼라이드로 휴가를 다녀오란 말씀이십니까?
클레어
그래요. 지금까지 고생한 에밀리를 위해 캔들 스퀘어 차원에서 드리는 휴가라고 할까요?
에밀리
음… 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클레어
…뭣? 왜?! 아, 아니. 어째서죠?
에밀리
아시다시피 캔들 스퀘어에서 제가 처리해야 할 일이 적지 않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전투 청소와 전투 빨래 양면 전선을 펼쳐야 하고…
식사를 한 뒤엔 전투 설거지의 감독과… 그리고 또…
클레어
그냥 좀 쉬고 오라면 쉬-
후우… 아니지. 에밀리. 이건 그러니까…
특별 임무입니다. 에밀리에게 밖에 맡길 수 없는.
에밀리
특별… 임무 말씀이십니까?
클레어
맞습니다. 캔들 스퀘어의 각 지부에서 NOA 본부에 정기 보고서를 보내는 건 알고 계시죠?
그런데 칼라이드 지부에서 보내야 할 보고서가…
정해진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도착하질 않고 있어요.
아마 별일 아니겠지만, 어쩌면. 정말 어쩌면-
해당 지부에 모종의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에밀리
모종의 문제라면…?
클레어
아… 음… 그러니까… 그래. 제가 모르게 이뤄지는 어두운 음모라던가…!
에밀리
어두운 음모… 말입니까?!
클레어
그러니 제가 믿는 메이드인 에밀리가 직접 가서, 진상을 파악해 오세요.
에밀리
확실히 그런 임무라면… 제가 가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클레어
그리고 간 김에, 칼라이드의 온천도 즐기고, 맛있는 것도 좀 먹고 오세요.
에밀리
…자연스럽게 적지에 숨어서 정탐을 해오라는 뜻이군요. 알겠습니다.
클레어
그래요. 바로 그 뜻이에요. 자. 짐 챙겨서 출발하세요.
에밀리
지, 지금 바로 말입니까?
임무 수행을 위한 장비 준비라든가, 마음가짐을 가다듬을 시간이-
클레어
그런 건 가면서 알아서 하고…! 얼른…!
에밀리
우, 우왓-?!

트리쉬
하앗-! 초 일류 헌터 트리쉬님 등장!
어려보이는 접수원
트리쉬! 출입문 차면서 들어오지 말라고 했지!
네가 하도 들어올 때 마다 걷어차는 바람에 문을 몇 번을 수리했는 줄 알아?!
트리쉬
아하하! 일류 헌터 특! 등장부터 박력있음!
그리고, 수리비는 지난번에 전부 갚았잖아. 뭐가 문제야?
어려보이는 접수원
이잇…! 그게 문제가 아니라…! 하아…
트리쉬
그런 사소한 건 나중에 따지고-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서 달려왔어!
어려보이는 접수원
뭐, 뭐야…? 무슨 급한일이라도 있어?
트리쉬
급한 일? 있지 당연히!
그 소문… 진짜야?
어려보이는 접수원
무슨 소문…?
트리쉬
칼라이드에서 웬디고를 목격한 사람이 있다는 소문 말이야!
어려보이는 접수원
아, 그거? 분명히… 칼라이드 지부에서 그런 정보가 몇 번 넘어왔던 것 같긴한데…
미개척 설원에서 어슬렁거리던 걸 멀리에서 발견했다든가…?
트리쉬
그럼… 누가 지어낸 헛소문이 아니었다는 거지?!
어려보이는 접수원
뭐… 그게 진짜 웬디고였을지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목격담이 들어온 건 사실-
트리쉬
좋았어! 칼라이드로 출발이다!
확인해줘서 고마워!
어려보이는 접수원
자, 잠깐 트리쉬-!
트리쉬
이 일류 헌터 트리쉬님이 금방 웬디고를 잡아올 테니까 기대하라고!
아셀루스 협회 최초! 웬디고를 사냥한 헌터! 그게 바로 내가 될 예정이니까 말이야!
어려보이는 접수원
야! 트리쉬! 달력은 보고 가는 거지?
칼라이드는 지금…!
…후우. 뭐, 알아서 하겠지…?

폴라리스 관측사
계십니까?
나루
넵! 궤도 수색대의 떠오르는 초천재 조사관 나루! 자리에 있습니다!
폴라리스 관측사
…아. 로베르타 팀장님은 안계시나? 루그 부팀장은?
나루
두 분은 34번 현장에 파견 나가셨습니다!
왜 그러세요? 뭔가 문제가 있나요?
제가 도와드릴까요? 으히힛!
폴라리스 관측사
…아니. 급한 일은 아니야.
그냥… 칼라이드 쪽 관측 결과가 평년 계측치보다 소폭 증가한 것 같아서 말이야.
단순 관측 오차일 것 같긴 한데…
이런 건 현장에 자주 나가는 조사관들의 경험이 필요한 사항이거든.
나루
그럼 팀장님 돌아오시면 곧바로 보고 드리도록 할게요!
폴라리스 관측사
그래. 부탁 좀 하지.
스토리 및 일러스트 © Studio B-Side. 비공식 열람용 아카이브입니다 — 문의나 요청은 사이트 소개 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