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레이더스 · 챕터 1
던전 레이더스

???
아, 아.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페트라
예이, 다들! 보고 있어?!
오늘은 최고로 귀여운 페트라가! 단장이랑 같이 기분 좋은 걸 하겠습니다♪
안녕, 얘들아!
마르실
대본대로 하라니까 또 이상한 소리 하지, 임마!
단장 네가 맞장구쳐주니까 계속 버릇이 나빠지는 거 아니야!
페트라
응? 하지만 이거 리허설이잖아?
마르실
실제처럼 연습하는 게 리허설이지, 아무 말이나 막 하는 게 리허설이냐!
그랬다가 시 의원들이 도착했을 때 혀 꼬이면 아주 불만하겠다, 어?
타냐
응. 볼만할 거야.
아가논 외곽부 재개발 공사 착공식...
이었지?
페트라
응응! 페트라 조합 역사상 최대규모 계약이야!
자재값이랑 장비값만 페트라 조합 1년 예산을 초과하는 대공사니까!
아아- 정말 힘든 나날이었어.
페트라는 페트라대로 일정이랑 단가를 맞추느라 정신없었고…
타냐와 마르실에게도 험한 일을 시키고 말았어…
험한 일?
페트라
응. 마르실은 밤마다 그렇게 큰 건 절대 안 들어가! 라고 애처롭게…
마르실
그, 그딴 표현 쓰지 말라고, 미친 녀석아!
네가 아가논 건설법이랑 안전 법규를 2주 안에 전부 외우라고 던져줬잖아!
궤짝만한 책을 머릿속에 집어넣는데 비명이 안 나오게 생겼냐?!
페트라
응 응, 그래서 애처로운 비명을 막 질렀잖아?
그런데도 결국 해낸 거잖아?
역시 페트라가 고른 현장반장이야, 진짜 대단해♪
마르실
…
왜 이렇게 당한 느낌이지?
타냐
페트라, 나도 험한 일 했어. 내 얘기도 해줘, 응.
페트라
아, 그치 그치! 우리 인턴도!
여기저기 저글링하고 다니느라 무지무지 고생했단 말야~
뜬금없이 저글링을 왜?
타냐
철골로 했어, 응.
페트라
자기 몸보다 큰 H빔이었다구.
철골로…?!
페트라
혼자서 중장비 세 개 분 일을 하는 인턴! 공무원들 눈이 휘둥그래졌다니깐♪
타냐
별로 안 어려웠지만… 페트라가 꼭 험한 일이었다고 생색내라고 했어.
페트라
하여튼, 알았지? 계약을 따려고 페트라랑 친구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그만큼 벅찬 순간에는 역시 신랑이랑 함께해야 하잖아?
그래서 단장을 부른 거야♪
다들 열심히 노력했구나.
기특해.
마르실
…흥, 낯간지러운 소리 하기는.
타냐
마르실 기분 좋아하고 있어, 응. 귀가 쫑긋.
마르실
쓰,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하여튼 리허설 다음 순서!
흠, 쓸데없는 인사치레나 식순이 대부분이고…
마지막은 삽 뜨기네.
여기, 공사터에 삽을 뜨고… 카메라를 보면서 웃으면 된다는구만.
페트라
응응, 그거 해보자! 다같이!
마르실
다같이 할 필요 없어. 페트라 너랑 시 정부의 높으신 분들이 할 테니까.
페트라
그게 문제야!
페트라만 열심히 한 게 아니잖아? 타냐도, 마르실도 고생 많이 했는데.
그런데 페트라만 사진에 실리는 건 불공평하다구.
진짜로 고생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기념사진이라도 남기고 싶어!
타냐
사진이야? 좋아. 마르실도 같이 찍어.
마르실
…그게 뭐 대단한 거라고, 참.
페트라
냐하하, 현장반장도 좋아할 줄 알았어♪
그러니 둘 다 이리 와!
그리고 단장~ 그런 우리 모습, 찍어줄 거지?
그럼, 나한테 맡겨!
페트라
그러고보니, 준공식의 삽뜨기에서는 삽이 깊게 박힐수록 좋은 징조랬어.
누가 누가 더 깊이 박나 경쟁해볼까?
페트라 먼저!
…앗, 조금밖에 안 들어갔어!
역시 페트라가 연약하고 귀여운 미소녀인 탓일까?
마르실
얼씨구, 운동부족이라서겠지.
비켜봐. 땅은 이렇게 까는 거...
야!
하핫, 이 정도면 꽤 들어갔잖냐! 운수가 좋겠어!
타냐
깊이 찌르면 돼?
타냐
나, 자신 있어. 응.
마르실
얌마, 삽 그렇게 잡는 거 아냐! 그건 작살 던지는 자세…
타냐
박을게.
텅.
페트라
응? 텅?
마르실
바위나 금속 같은 걸 친 것 같은데...
…땅, 얼른 파봐. 얼른!
이건…
페트라
냐하하… 되게 특이하게 생긴… 맨홀 뚜껑이다. 그치?
타냐
맨홀 뚜껑 아냐. 이렇게 안 커.
거대한 해치… 같은데?
뭔가 고대 냄새가 물씬 나는...
페트라
그, 그냥 버려진 원판일 수도 있잖아!
이거 봐, 들어보면 아래에 그냥 평범한 흙밖에 없을수도…
페트라가 재빨리 원판을 다시 닫았다.
페트라
…해치였네.
아래 뭐가 있었어?
페트라
응, 통로랑 유물들이 잔뜩.
...그리고 괴물들도.
그렇구나...
페트라
...
타냐
...
마르실
…이런 썅!!
이… 이걸 전부 뜯어! 아, 아니, 묻어!
타냐
뜯어서 먹어?
마르실
아니… 이런… 젠장! 어쩌지?!
가, 갑자기 왜 그래?
마르실
공사 현장에서 절대 나오면 안 되는 게 유적이야!
매장 유물 발견 시 즉시 공사를 중단하며, 보존 및 발굴 비용 일체는 시공사가 부담한다.
저런 게 나온 순간 공사는 땡이라는 거야!
이 일대가 바로 공사 금지 구역이 될 거고, 손해는 시공사가 다뒤집어쓴다고!
차라리 시멘트라도 부어서 숨겨야…
해치가 금방이라도 열릴 듯이 들썩였다.
고대종 소리가 난다!
해치를 열고 나오려고 하나봐!
마르실
젠장, 삽이 꽂히는 소리를 듣고 자극받았나…!
타냐
마르실, 비켜.
잠글게.
타냐가 해치의 문고리에 쇠파이프를 끼워넣고 리본 모양으로 묶었다.
타냐
묶었어. 잠깐은 버틸 거야.
이제 어떻게 해?
마르실
방법이 없어. 차라리 급하게 계약을 취소하거나…
페트라
아냐, 그, 그럴 수 없어!
여기에 투자한 자재값이랑 장비값이 얼만데!
이대로 계약 취소했다간 페트라, 직원들 월급도 못 주는 대표가 된다구!
마르실
취소를 하든 안 하든 아마 월급은 못 줄…
타냐
철근이 휘고 있어. 쟤들 꽤 세.
마르실
젠장, 해, 해치를 몸으로 막아!
어떻게 할까? 시간이 촉박해!
페트라
으으…
우, 우리는… 그러니까…
마르실
페트라, 빨리!
어떻게 할까, 페트라?!
페트라
...!
…단장.
사람이 필요해.
믿을 만한 사람들이…!
데려왔어!
아세라
고대종이 튀어나올 위기라면서! 어디야?!
페트라
냐하하, 도와주러 온 거구나! 페트라 잊지 않을 테니까!
아세라
뭘, 친구가 위험하다면 당연히 도와야지!
루나
진짜 전투광이냐고 뭐냐고, 고대종과 싸워볼 기회가 많지 않다면서 헐레벌떡...
스마일
고대종이 나오려 한다면 큰 위기상황으로 추정. 초동 조치가 중요.
페트라
응 응! 그렇지! 큰 위기 상황이야!
그니까 현장반장이 소탕 작전용 장비를 나눠줄거야!
마르실
우선 무기! 다들 자기 건 챙겼지?!
아세라
물론이지!
마르실
다음으로 해드랜턴! 어두운 데서 보는 데 필수니까 머리에 꽉 조여놔!
루나
너무 꽉 조이면 싫은데! 머리 망가지고.
마르실
다음으로, 운반용 목장갑이랑 마대자루.
스마일
?
아세라
?
마르실
그리고 손수레, 이건 내가 끈다!
이번 작업의 핵심이니까 절대 망가지게 두면 안돼!
아세라
잠깐만. 이거 장비가 조금…
저기, 페트라?
우리 고대종이랑 싸우는 거 맞지?
페트라
…
맞지?!
페트라
물론이지! 보이저 구원단은 고대종이랑 싸울 거야!
너희는…?
페트라
우리는…
유적 탐사를 위해서, 그리고 전투에 방해되지 않도록…!
작고 반짝거리는 것들을 죄다 옮길 거야.
페트라네 창고로!
…금화나 보석을 빼돌리겠다는 얘기잖아?!
루나
뭐어?! 지금 우리보고 도둑질을 도우라는 거야?!
페트라
5대 5로 나누자.
루나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야, 루나!
페트라
아, 안심해! 얘들은 정말로 성실하게 고대종을 막아주기만 하면 되니까!
등 뒤에서 일어나는 일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거야!
몰랐다고 해도 돼! 모든 책임은 페트라가 질 테니까!
그, 그렇다고 해도 이건…
페트라
단장. 라비스타는 정글이야.
살아남으려면 포식자가 되어야 해!
착한 사장으로 남아서 마르실과 타냐에게 월급을 못 주느니…
페트라는 악마도 될 수 있고 괴물도 될 수 있어!
아세라
압도적인 기세…!
이게 한 조직을 이끄는 자의 책임이라는 걸까…?!
스마일
감탄할 포인트가 잘못됐…
고대종
크워어어어어어!
타냐
해치가 열렸어.
페트라
…페트라 조합! 오늘의 작업 내용 아까 다 들었지?!
신성한 의식은 시간관계상 생략!
그럼 돌겨어어억-!!
페, 페트라! 기다려!
아세라
보, 보이저 구원단! 전투 준비!
일단 고대종을 막아내자!

아세라
이 녀석이 마지막 고대종이었어!
마르실
됐다! 이제 빨리 주변에 있는 걸 챙겨!
사연 있어 보이는 건 절대 건들지 마! 금화처럼 딱 알기 쉬운 것만 챙겨!
페트라
헤엑, 헤엑… 혀, 현장반장, 여기 금화 자루!
마르실
좋아, 자루째 넣어!
타냐
마르실, 진짜 금덩이야. 확인해봤어.
마르실
왜 여기 베어문 자국이… 아, 아니, 일단 집어넣어!
스마일
수비학적으로 완벽한 비율을 이루는 탄소 입방체...
마르실
그딴 건 수레 말고 네 주머니에 챙겨!
스마일
수학의 멋짐을 모르는 너희가 불쌍함.
오메가, 야광 공룡 몇 개 더 만들 수 있어?
오메가
오메가 완전 빵빵해! 65535개 더 만들 수 있어!
마르실
다섯 걸음에 하나씩 떨어뜨리는 거야, 절대 잊지 마!
그거 없으면 꼼짝없이 유적 안에 갇힌다고!
오메가
응! 오메가한테 맡겨!
마르실
수레 꽉 찼어! 이제 다들 튀어!
스마일
20 분 경과. 아마 10 분 안에 의원들이 도착할 것.
루나
야, 아세라! 안 따라오고 뭐 하는 거야!
아세라
잠깐만, 남은 고대종 어디 더 없나?!
딱 한 마리랑 더 싸워보면 패턴에 익숙해질 것 같은데…!
루나
또 발동 걸렸네, 진짜! 단장, 쟤 좀 데려와줘!
아세라, 이리 와!
아세라
다, 단장?! 앗, 잠깐만-!

페트라
헉… 헉…
다들 멀쩡해? 보이저 구원단도?
아세라
응... 어떻게든...
마르실
어이, 죽은 놈 있으면 손 들어봐!
없지? 그러면 다 멀쩡하네.
타냐
재미있었어, 응.
다들 멀쩡하구나.
페트라
하하… 하…
맞아! 페트라 조합, 살아남은 거야! 그리고 살아남을 거야!
이제 가져온 물건들을 처분해서 손해만 충당하면…!
루나
페트라. 앞에. 앞에…
페트라
응?
아.
평의회 의원
아니, 준공식이 코앞인데 꼴이 그게 뭡니까, 페트라 대표!
그런 흙투성이 몰골로 어떻게 시장님과 사진을… 응?
발 아래 그거… 유적 입구 아닙니까?!
페트라
…!
아- 그게 있지! 페트라가 리허설을 하려고 땅을 팠더니~ 세상에!
땅 속에 저런 게 묻혀 있길래~
진짜 유적인지 확인하려고 살짝 머리만 넣었다 뺐지 뭐야!
평의회 의원
머리부터 발끝까지 흙투성이인데요?
페트라
으, 응! 머리를 너무 열정적으로 넣었다 빼서~
냐앗, 이거 봐! 페트라 머리도 망가졌고 네일도 깨졌어!
그러니까 페트라, 친구들이랑 씻고 올 때까지 기다려줄거지?
평의회 의원
잠깐. 그 뒤의 수레는 뭡니까?
페트라
…!
이건 그러니까… 거, 건축 자재가 담긴 수레라고 할까…
평의회 의원
호오,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방수포를 벗겨봐도 될까요?
페트라
응?!
잠깐! 방수포는…!
평의회 의원
이건…
금화에, 보석에, 수비학적으로 완벽한 입방체에…
페트라 조합은 이런 걸 건축 자재로 씁니까?
마르실
…망했다.
페트라
냐하하… 그게 그러니까… 혀, 현장 정리랄까… 방해가 되는 물건을 미리 치워두려고…
평의회 의원
과연. 저희를 위해 미리 정리해두신 거군요.
그러면 성의를 봐서라도 신속하게 처리해드려야겠네요.
매장 유물 관련 아가논 특별법 제 4 항!
이 시간부로 현장을 공사금지구역으로 지정합니다.
일대의 토지 및 모든 발굴 유물의 소유권은 시 정부에 임시 귀속됩니다!
아, 물론 수레도 압수입니다. 은발 여성분, 수레에서 손 놓으...
뭐야, 힘이 뭐 이리 세?
마르실
칫. 타냐, 수레 놔줘.
타냐
하지만 금덩이가 있는데. 진짜 놔줘?
마르실
어쩔 수 없어. 애초에 무리수였고.
페트라
…
아, 안돼! 못 놔줘!
평의회 의원
불평해도 소용없습니다. 법이 그런 걸 어쩌겠습니까?
페트라
하, 하지만 이대로라면 페트라 조합은 손해막심이라구! 파산이라구!
아세라
페트라, 마음은, 알겠지만 조금 진정하고…
루나
맞아. 진상도 견적 보면서 부려야 하는데, 지금은 좀 아닌 것 같아...!
페트라
하지만 목숨 걸고 고대종이랑 싸우면서 모은 거란 말이야!
보이저 구원단도! 페트라 조합도!
이렇게 그냥 압수해버리면 페트라, 가만 있을 수 없으니까!
…딱히 할 수 있는 건 없지만 울기라도 할 테니까-!!
평의회 의원
…잠깐. 고대종이요?
고대종을 잡았다는 말입니까?
페트라
응? 응, 잡았긴… 한데…?
평의회 의원
흠…
최근 고대종의 활동이 눈에 띄게 늘어나서 탐사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죠.
그래서 시 정부에서 특별 사냥 시즌을 열고 포상금을 걸었거든요.
아직 시즌 중이니… 고대종 토벌 보상은 받을 수 있겠군요.
페트라
포상금?
어, 얼마나?
평의회 의원
금액은 대충… 이 정도입니다.

그 날 저녁, 페트라 조합 사무실.
페트라
...정산 끝났어.
받은 포상금에서 보이저 구원단이랑 절반 나누고.
공사 자재값, 빌렸던 중장비 대여료랑 인부들 하루치 일당까지 하면…
딱 치킨 세 마리 값 남네.
마르실
치킨.
타냐
치킨…!
…맛있겠네.
페트라
…
타냐
페트라. 치킨 먹자.
양념, 후라이드. 둘 다 좋아, 응.
나는 페트라가 안 먹는 거 먹어도 돼.
마르실은 치킨무.
마르실
나는 치킨무냐, 이 자식아?!
...야, 페트라. 인상 펴!
그래도 포상금 덕분에 손해는 안 봤잖냐.
네 말한 대로 유적에 들어가지 않았으면 꼼짝없이 빚더미에 올라앉았겠지.
그렇게 죽상으로 있을 일이 아니라니까? 너 덕분에 한 건 해결한 거라고.
깜짝아! 왜 갑자기 책상을 치고 난리야?!
페트라
…페트라, 깨달아버렸어.
페트라 있지, 이번 계약에 반년치 조합 운영비를 투자했잖아?
근데 그 투자금이... 30분 동안 고대종 머리통을 깨고 받은 포상금이랑… 똑같아!
마르실
어, 그건…
…듣고 보니 그렇네?
설마...?
페트라
응, 그 설마야!
페트라, 캐시카우를 찾아버린 거야!
거기다 페트라 조합, 이미 준비 만전이잖아!
망치랑 굴착기로 땅 대신 고대종을 패면 포상금이 팍팍 꽂히는 거잖아?!
마르실
너 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타냐
응, 잡으러 가자.
고대종이 더 쉬워. 힘조절 안 해도 돼서 편해.
마르실
넌 부추기지 마!
페트라
현장반장! 지금 그렇게 상식인 태클 걸고 있을 때가 아니야!
시즌제라고 했잖아?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구! 남아 있는 고대종도!
단장! 당장 아까 같이 일한 친구들한테 전해줘!
페트라 사냥 조합의 첫 사업에 동참할 거냐고!
조건은 똑같아, 5대 5! ...아니면 6대 4!
마르실
진짜, 제발 좀!
왜 맨날 이런 식이냐고오…!!
스토리 및 일러스트 © Studio B-Side. 비공식 열람용 아카이브입니다 — 문의나 요청은 사이트 소개 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