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히 무료함을 깨고자 강림했으니, 지극한 마음으로 경배하도록.
어디, 내 흥미를 이끌어 보려무나.
이 몸을 실망시킬 생각은 아니겠지?
설마, 이 몸을 잊었다는 건 아니겠지?
따분해. 따분해. 따분해. 따분해!
하아암… 심심한데 드라마라도 틀어보거라.
어머. 날 방치해도 괜찮은 걸까?
당장은 안심해도 좋아. 곡식이 여물어야 수확의 때가 오듯, 어린 문명을 내 손으로 망가트릴 생각은 없거든.
이 몸을 모실 때는 한 가지를 명심해라. 어떤 상황이든 내 말에 따를 것. 싫다고? 그럼 덤벼보던가.
치정극이야말로 필멸자들이 만들어낸 유일한 가치지. 배덕적인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걸 보면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거든.
나처럼 자비롭고 관대한 마왕이 어디 있다고 그래? 적어도 난 인형으로 재조립하거나, 뇌만 남기고 신체를 절단하진 않잖아?
아끼던 의자도 없고… 재밌는 드라마도 없고… 이럴 줄 알았으면 시종이라도 데려올 걸 그랬나?
영광으로 알려무나. 이쪽 세계로 넘어오다 의자가 불탄 탓이라지만, 이 몸이 의자에서 일어난 모습을 본 녀석은 몇 없거든.
주변에 여자가 많던데, 정실은 정한 거냐? 뭐, 서로 물고 뜯는 꼴도 제법 볼만하겠군.
임시로는 제법 쓸만하다만, 딱 거기까지. 이 몸의 진짜 시종이 되고 싶다면 좀 더 분발하도록.
야! 지금 누굴 꼬맹이 취급 하는 거야?!
우쒸! 내려다보지 말라고!
음…?
시건방지긴.
이래서야 반칙 아니겠어?
이 정도 예우는 당연하지.
내 총애를 바라는 건가?
이 로자리아님이 나섰으니 당연한 결과 아니겠어?
이래서야, 몸풀기도 안되겠군.
야! 아직 전력의 반의 반도 안 썼거든?!
감히, 내게 이런 치욕을 줘?
좋아. 격의 차이를 알려주지.